부하라의 모스크와 메드레세들

2012.04.03 20:56

정근태 조회 수:6087


부하라에는 모스크와 메드레세들이 많습니다.
물론 세월은 많은 모스크들을 무너뜨리고,
이제 남아있는 것들은 세월의 향기와 함께 우리들을 기다립니다.



바라 하우즈 모스크(Bolo Khauz Mosque, 1712-1713)입니다.



아르크 성에 사는 칸의 전용 모스크로 지어졌습니다.
그래서 경축일이면 아르크성에서 모스크까지 양탄자가 깔리고 칸이 그 위를 걸어 모스크까지 갔다고 합니다.



울르베 메드레세입니다.



양탄자 파는 장소로 사용되고 있더군요.



압둘라 지스 칸 메드레세입니다.



역시 양탄자 파는 장소로,,,



노디르 디반 베기 메드레세(Nodir Devan-Begi Madrassah, 1622)입니다.



막강한 권력을 자랑했던 17세기 부하라 지역의 지방 재정담당관 노디르 디반 베기는 무수한 종교 건물을 지었습니다.
당시 디반 베기, 악사칼 등의 칭호로 불리는 지역 담당관은 해당 지역의 유지이자 행정을 책임진 실권자였습니다.
이들은 주로 중앙정부의 고위관리로 임명되어 지역의 징세를 책임지는 일을 맡았습니다.
노디르란 이름의 디반 베기는 웅장하고 화려한 종교적인 건축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동서남북 좌우배치를 이루는 구조로 건물을 지어 이슬람교의 정형화된 건축양식을 그대로 계승했습니다.
노디르 디반 베기 메드레세는 사마르칸드의 레기스탄에 있는 시르도르 메드레세와 건축시기도 비슷하고,
얼굴이 그려진 태양이 등장한다는 점이 비슷합니다.
다만 호랑이 대신 조로아스터교의 신화 속의 새 후모가 좌우 대칭으로 배치된 점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상숭배를 막기 위해 일체의 종교화조차 금기시했던 이슬람교,
그리고 무슬림을 양성하는 신학교 정문에 남아 있는 우상의 그림,
이는 종교 간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전통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오아시스 도시의 필수 요소인 연못(우물)을 중앙에 배치해 종교적 안식처와 삶의 휴식처 구실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두 개의 대형 메드레세와 대상인의 숙소인 호나코로 구성된 노디르 디반 베기 앙상블의 중앙에는 ‘라비 하우즈’가 있습니다.
라비 하우즈는 타지크어로 ‘연못 주변’이란 뜻입니다.
1620년에 완성된 이 연못은 크기가 가로 46m, 세로 36m입니다.

현재 하우즈라는 이름의 연못은 부하라에 세 개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부하라 칸국 시절에는 50개나 되었지만 구소련 때 47개 하우즈가 폐쇄되었다고 합니다.
때로는 빨래터로 때로는 식수로 사용되던 하우즈는 뜨거운 기온과 무수히 지나가는 여러 민족의 대상인들로 인해 전염병을 발생시켰기 때문입니다.



라비 하우스 내부입니다.



색색의 타일로 만든 정말 정교한 모자이크 장식이 눈을 휘둥그레 하게 만듭니다.



라비 하우즈 옆의 공원에는 이슬람 세계의 전설적인 신학자이며, 유명한 시인인 호쟈 나스루딘의 동상이 있습니다.



당나귀에 걸터앉아 익살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그는 희대의 농담가로,
엄숙한 신학 대학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유머학자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의 재미있는 일화로는,
어느 날 밤 옆에서 자고 있던 아내을 깨워 자기 안경이 어디있냐고 물었답니다.
자다 말고 갑자기 안경은 왜 찾느냐고 아내가 되묻자,
"꿈속에서 아름다운 여인이 있어 좀 자세히 보고 싶어서 그렇다오."라고 했답니다.
간 큰 남편 .. ^^

지금도 그의 이야기책은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전해준다고 합니다.



라비 하우즈 앞에 있는 모스크,



너무 많아서 이름도 잊어버렸습니다.



마고키 앗타리 모스크(Magoki Attoron Mosque)입니다.



마고키 앗타리 성원은 1936년 러시아 고고학자에 의해 발굴되었습니다.
기원전 1세기경에 건설되었다고 합니다.
원래 불교 및 조로아스터교의 종교사원으로 만들어졌는데,
훗날 이슬람에 의해 새롭게 개조되어 이슬람 성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쵸르 미노르 메드레세입니다.



“네개의 탑”이라는 뜻 그대로 작은 탑 네 개가 서 있습니다.
지붕 위로도 올라갈 수 있고요.
높이가 얼마 되지는 않지만...



부하라의 수많은 모스크와 메드레세는,
신을 향한 무슬림의 염원과 헌신을 보여줍니다.
그 염원이 수백년의 시간을 넘어 우리에게 다가올 때,
우리는 역사의 향기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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