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보면 어디나 있는 하천정도의 규모이지만,
여기서는 사막지대의 황량함 속에 생명수를 전해주는 강이지요.
카자흐스탄에는 일리강이 흐릅니다.
일리강은 천산산맥의 빙하와 눈이 녹아 흐르는 물로써 발하슈호로 흐릅니다.
캅차가이에서 30분정도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주변의 낙타 떼를 만났습니다.
멀리 보이는 낙타 떼 뒤에는 낙타를 치는 소년이 말을 타고 따르고 있습니다.
차를 몰고 가까이 가니 낙타들이 겁을 내면 한 곳으로 뭉쳐 섭니다.
어린 새끼들을 가운데로 모으고 말이죠.
차에서 내려 가까이 다가가니,
이제는 낙타들이 아니고 내가 겁이 납니다.
저 다리에 채이면 바로 중상일 것 같았습니다.
낙타우리라고 해봐야 지붕도 없고,
끝 없는 지평선으로 둘러싸인 사막 한 가운데 얼기설기 울타리만 있습니다.
함께 간 아이들이 낙타 우리에서 인증 샷~
조금 더 가서 목적지에 이르면 전형적인 이 지역의 강 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강가에 암벽과 산도 있습니다.
좀 더 가까이 보면 이런 모습입니다.
사실 이 암벽에는 암각화가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다음 포스팅에 올리겠습니다.
일리강 주변에는 징키즈칸과 관련된 영화 촬영을 위한 세트장이 있습니다.
이 지역은 역사적으로 징기즈칸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지요.
칭기즈칸은 서방 원정을 마치고 개선합니다.
그후, 그는 자신이 정복한 영토를 그의 여러 아들과 동생들에게 맡겨 각각 분할 통치하게 하지요.
즉, 몽골 본토는 칭기즈칸 자신의 직할지로, 후에는 넷째 아들 툴루이에게 계승하지요.
이 지역이 일한국입니다.
맏아들 주치(Juchi, 朮赤)에게는 카스피해와 아랄해 북방의 영토,
즉 남(南)러시아의 킵차크 초원지대를 분할하여 주었으며 이를 후에 킵차크한국이라고 하지요.
둘째아들 차가타이에게는 아무강 평지와 서요(西遼)의 옛 땅인 중앙아시아를 나누어 줍니다.
후에 차가타이한국이 되지요.
셋째아들 오고타이(후의 제2대 황제 태종)에게는 바로 이 지역인 일리강 유역을 중심으로 외몽골 서부에서 천산산맥에 걸친 몽골고원 일대를 나누어주었습니다.
후에 오고타이한국이 되지요.
굳게 잠긴 성문 틈으로 들여다보니,
정교하게 지어진 이슬람식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일리강을 뒤로하고 돌아옵니다.
황량한 사막과 거친 황야를 가로지르는 일리강처럼,
누군가에게 시원한 물줄기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