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샤 비비

2013.09.17 14:39

정근태 조회 수:5479

따라즈 서쪽 18km즈음의 골로바초프카 마을에는 11~12세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샤 비비의 묘가 있습니다.
 
2013344.JPG



정통 이슬람 묘의 양식으로 지어진 이 무덤은,
한 변 7.23m의 정방형 설계의 상자형에 돔 지붕을 덮은 벽돌 건축물입니다.





정면은 기하학적 문양 또는 식물문양을 새긴 네모의 연와판으로 덮여있습니다.







건물 네 모퉁이에 목제 기둥을 모방한 연와조(煉瓦造)기둥이 붙어 있는 것이 특색입니다.
묘지 건물 전체는 조각된 테라코타 타일로 장식되었으며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60 여 개의 다양한 기하학적인 꽃무늬 모양을 나타내고 있는 아름다운 건축물입니다.

동행들과 함께 인증 샷~





연와조 기둥을 보면,



풍우에 깎인 원래의 연와와,
깨진 부분에 새로 똑같이 만들어 넣은 연와가 대조를 이룹니다.



이 마모된 연와가 역사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지금까지 서 있습니다.

타라즈가 실크로드의 거점도시로 성장하면서 경제와 문화의 발달로 수많은 기념비적 건축물이 세워졌는데,
이 묘지도 그 당시에 세워진 것입니다.

이 묘지는 위그르의 귀족 여인인 아이샤 비비가 묻힌 곳으로 사랑과 신의를 나타내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사람들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를 소망하거나 아이를 갖기를 소망하는 기도를 올리는 곳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영원한 사랑을 기원하기 위해 결혼피로연을 이곳에서 하기도 합니다.

서 투르키스탄의 영주였던 카라한은 1050년 사마르칸트를 방문하게 되는데,
용맹으로 이름을 떨치던 그를 보기 위해 모였던 많은 사람들 중에 사마르칸트의 영주의 딸인 아이샤가 있었지요.
그리고 그의 미모는 카라한의 눈길을 끌게 됩니다.
결국 이들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서 투루키스탄의 따라즈가 동쪽의 적군으로부터 위협을 받게 되자,
카라한은 고향을 지키기 위해 돌아가게 되지요.
떠나기 전에 카라한은 그녀의 아버지에게 청혼을 하지만 일언지하에 거절을 당하게 되지요.
당시의 정세를 보면,
사마르칸트가 실크로드를 장악하여 최고의 부를 누리던 제국의 수도라면,
따라즈는 지방의 거점도시에 불과했으니까요.

따라즈로 떠난 카라한을 그리워하던 아이샤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지만,
아버지는 격노하고 절대로 그 결혼을 허락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딸의 마음을 동정한 어버니는 아이샤에게 변장하도록 남자 옷을 내어주고,
말을 내어 줄 뿐 아니라,
동행하도록 바바자 카툰이라는 늙은 유모를 동행시키게 됩니다.

오랜 여행 끝에 그들은 따라즈가 멀리 보이는 이 곳까지 이르게 됩니다.
이제 따라즈에 들어가게 된 그녀는 타사리크 강변에서 남장을 벗고,
목욕을 하고 여성의 옷을 입게 됩니다.
이제 머리장식인 샤우켈레를 쓰는 순간,
독사가 그녀의 뺨을 물게 되지요.

아이샤는 유모에게 카라한에게 가서 자신의 상황을 알리게 했고,
유모는 카라한과 이슬람 성직자인 이맘을 데리고 왔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아이샤는 가뿐 숨을 몰아쉬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맘에게 결혼을 부탁합니다.
아이샤는 이 남자의 아내가 되겠냐는 이맘의 질문에 고개를 끄떡이고는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아이샤는 아이샤 비비(‘부인’이라는 의미)가 되었습니다.
카라한은 그녀를 위하여 아름다운 영묘를 만들었고,
끝까지 그녀와 함께한 바바자 카툰의 묘를 그 옆에 세웠습니다.





결국 이들의 묘는 이렇게 나란히 서 있게 되었습니다.





카라한은 오직 그녀만이 자신의 아내가 될 것이라고 서약했으며,
평생 그 서약을 지켰습니다.
그는 100세까지 따라즈를 다스렸고,
죽은 후에는 ‘아울리에 아따’(정의로운 아버지)라는 칭호를 받게 됩니다.

이 영묘의 내부에는 이렇게 이슬람식 관이 모셔져 있습니다.







물론 이 안에 실제 시신이 있는 것은 아니고,
땅 속에 묻고, 그 자리에 이렇게 관의 모양의 돌, 혹은 석회로 만든 묘로 위치를 표시하게 되지요.

내부도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습니다.





5년만에 다시 찾은 아이샤 비비의 묘역,
안내판을 구비하고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영묘는 파란색이 아닌 흰색 천으로 덮여 있었구요.



동서양을 막론하고 애절한 사랑이야기는,
우리의 마음을 울려놓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6 파타야 수상시장 file 정근태 2013.10.24 5359
205 졸본 아따에서의 승마 트래킹 file 정근태 2013.10.03 4605
204 카라한 영묘 file 정근태 2013.09.23 6839
» 아이샤 비비 file 정근태 2013.09.17 5479
202 몬테 요새 file 정근태 2013.09.01 5490
201 마나스 박물관 file 정근태 2013.08.25 6770
200 천하제일웅관 자위관 file 정근태 2013.08.18 4871
199 속초의 일출 file 정근태 2013.07.31 4198
198 만모사원 file 정근태 2013.07.26 6142
197 노트르담 대성당 file 정근태 2013.07.22 6550

1stDream.com 로그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