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즈스탄 유혈사태와 현지 교회

2010.06.15 09:43

정근태 조회 수:3726 추천:49



최근 키르기즈스탄 남부에서 발생한 유혈충돌로 이 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오쉬에서 10 여 명의 사망자와 500 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정권이 전복된 뒤 2개월 만의 일이다. 미국과 러시아 등 키르기즈스탄 영내에 군사기지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는 물론이고, 인근에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까지도 현재의 사태를 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키르기즈스탄의 현재의 상황은 세계 3대 초강대국을 민감하게 자극하고 있는 형국이다. 보도에 따르면 성난 군중들이 상점을 공격하고 차량에 불을 지르고 있고, 시가에서는 총까지 발포하는 유혈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오쉬 시 당국은 아직까지 사망자가 확실하게 집계되지 않았으나 수 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500 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부상자들의 대부분은 총상이나 자상을 입은 사람들이다. 오쉬는 키르기즈스탄 남부의 도시로 대체로 우즈벡족이 많이 살고 있는 도시이다.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키르기즈스탄 임시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오쉬시에 야간통행금지 조치를 취했다. 또 시가지 내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시내 요소요소에는 무장한 차량과 병력이 배치되었다. 오쉬시의 사태를 특히 민감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점은 이 도시가 키르기즈스탄에 있으면서도 주류종족인 키르기즈족이 아닌 우즈벡족이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불과 얼마 전에 실각하고 해외로 도피한 쿠르만베크 바키예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 되는 도시라는 점 때문이다.

현재 임시정부의 수반으로 권력을 쥐고 있는 여성정치인인 로자 오툰바예바는 국민의 열망에 의해 구성된 임시정부에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저항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번 사태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그녀는 또 자국 내의 종족간의 갈등을 일으키고 머지않아 있을 대통령의 권한을 약화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헌법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방해하는 세력과의 싸움을 선언했다. 전직 대통령의 바키예프의 지지파의 임시정부에 대한 저항은 정치적 투쟁인 동시에 종족적 갈등의 양상도 띠고 있다. 키르기즈스탄에서 우즈벡족의 인구 비중은 약 1/7 가량이지만 우즈베키스탄과의 국경지대인 오쉬시의 인구는 거의 대부분이 우즈벡족이다.

오툰바예바 임시정부 수반은 러시아투데이TV를 통해 방송된 통역연설을 통해 안정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호소했다. 그녀는 6월 11일의 이 연설에서 “여러 갈래의 불순한 세력이 구시대적 질서를 옹호하며 역사의 전진을 방해하고 있다. 그들의 원하는 바는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돌아오는 국민투표를 방해하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또 “불순세력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종족간의 갈등을 자극하고 있으나 이러한 불순한 시도는 결코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추가로 병력을 파견하여 오쉬시의 안정을 도모할 것이다. 우리는 현지 주민들이 자중하여 안정을 되찾는데 노력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수도인 비쉬케크 인근에 대규모 공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여러 나라들도 현재의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중이다. 미군기지에서 근무하는 리카르도 보든 소령은 이기지가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과의 전투를 수행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말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을 드나드는 병력과 대테러 요원들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기지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주키르기즈스탄 미국 대사관도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 관리들이 키르기즈스탄 임시정부와 긴밀히 접촉하면서 현재의 갈등을 평화적으로 수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미국이 키르기즈스탄의 최근 사태를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역시 군사기지를 운영하고 있는 러시아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도 안정을 호소하고 나섰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6월 11월 중앙아시아 국가 정상회담을 위해서 순방 중인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쉬켄트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러시아와 상하이협력기구의 회원국들 대표가 함께 모여 키르기즈스탄 사태의 수습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 논의했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키르기즈스탄이 법이 엄정하게 집행되어 안정을 도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면서 오는 6월 27일로 예정된 키르기즈스탄의 국민투표의 진행상황을 모니터하기 위해 대표단을 선거감시단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는가 하는 것이 임시정부의 성패를 좌우하는 1차 관문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처럼 심각한 사태가 발생하자 키르기즈스탄에서는 소수에 속하는 기독교계도 사태의 추이를 에민하게 지켜보고 있다. 일부 교회들은 평화와 안정을 간절히 바라는 금식기도에 들어가기도 했다고 한다. 키르기즈스탄의 개신교의 현황은 매우 작은 규모이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물론 키르기즈스탄은 이슬람인구가 압도적으로 많고 기독교계 인구는 10% 밖에 안되기 때문에 박해가 적지 않다. 특히 원래 이슬람을 믿다가 기독교로 개종한 경우 상당한 박해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바키예프 전 대통령의 통치 시절에 정부는 아주 기본적인 신앙의 자유도 일상적으로 억압했었다. 때문에 바키예프의 실각과 임시정부가 추진하는 민주화에 기독교계는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오툰바예바 임시정부 수반은 앞으로 개헌과 정부 구성의 과정에서 보다 많은 자유와 의회민주주의의 정착과 이를 위해 오는 10월에 민주적인 선거를 실시할 것을 약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 푸른섬 선교 정보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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