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휴게소에는 재미있는 조형물이 있습니다.
아마도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을 묘사한 듯한 돌탑이 눈길을 끕니다.





다른 돌탑들도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멋진 앵글을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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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휴게소에서 제일 주목을 받는 것은 호남남해고속도로 준공 기념탑입니다.
남해고속도로 순천 방향 섬진강 휴게소에 있는 이 탑은 박정희 대통령 임기 중인 1974년 11월 14일 세워졌습니다.
탑에는 이렇게 세겨져 있습니다.
"호남 남해 고속도로는 1970년 4월 15일 1차 구간 대전-전주간을 기공 12월 30일에 개통하고 1971년 11월 26일 2차 구간인 전주-부산간을 착공 1973년 11월 14일 완공 준공을 가졌다. 이 고속도로 준공으로 전 국토가 1일 생활권이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호남과 영남의 중간지점이며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승전 유적지인 이곳에 조국 번영의 상징으로 승리의 여신상과 높이 25m의 탑을 세운다. 이 탑은 연인원 3800여 명이 동원되어 이일영 화백이 제작·건립하였다. 1974년 1월 14일 한국도로공사"
이 지역은 이순신 장군의 승전 유적지이기도 해서,
이순신 장군 띄우기에 열을 올렸던 박정희는 이 곳에 조국번영의 상징으로 '승리의 여신상'을 세웠다고 하는건데요,
이순신 장군과 월계관을 든 서양식의 승리의 여신이 잘 안 어울리긴 합니다.
그런데 이 탑에는 아이러니한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박정희와 김재규,
이 특별한 관계의 두 사람이 이곳에 공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는 자신의 심복인 당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에 의해 궁정동 안가의 술판에서 살해되지요.





탑에는 '호남남해고속도로 준공기념탑'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제자 대통령 박정희'란 글이 세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탑 뒤쪽에는,
"이 고속도로는 박정희 대통령 각하의 영도 아래 전 국민이 굳게 뭉쳐 조국 근대화의 신념을 지니고 땀흘려 일한 결정이며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값진 민족자산으로 전 국토의 4대 권역을 완전한 1일 생활권으로 묶어 균형적인 발전을 기약하는 지름 길이다. 1974년 11월 14일 건설부장관 김재규"라고 쓰여져 있는 축문이 붙어있습니다.
어쨌든 이 탑과 여신상이 세워진 것은 유신의 서슬이 퍼렇던 1974년이었고,
그 후 5년 뒤 박정희는 이 탑을 건립한 김재규에 의해 살해됩니다.





호남남해고속도로 준공 기념비를 반대편 방향으로 건너가는 육교 위 정면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이순신 장군의 승전보다는 독재와 독재자, 그리고 그 말로들을 생각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