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일명 부르카 금지법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그 내용을 보도한 동아일보의 보도입니다.

프랑스 정부가 무슬림 여성의 인권보호를 명분으로 도입한 ‘부르카 금지법’이 11일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으나 파장이 만만치 않다. 경찰은 벌써부터 “법 집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손을 내젓고 있다.

11일 파리 시내 유명 관광지인 노트르담 성당 앞. 파리 경찰청이 바로 옆인 이곳에서 니캅(눈만 노출시키는 얼굴가리개)을 착용한 무슬림 여성 10여 명과 인권단체 회원 수십 명이 종교의 자유와 인권 보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다 2명이 체포됐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베일을 착용한 사람을 체포한 게 아니고 허가받지 않는 시위에 참가한 혐의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당초 이 법은 무슬림 여성의 인권 보호와 사전 범죄예방이 주 목적이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우파 유권자의 지지를 겨냥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라는 해석도 있었지만 우파는 물론이고 좌파까지 한목소리로 이 법안을 지지하고 통과시킨 것도 그 때문이다.

부르카나 니캅을 착용한 여성에게 150유로(약 23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지만 여성에게 베일 착용을 강요하다 적발되면 3만 유로(약 4700만 원)의 벌금과 최고 1년형이라는 강력한 처벌 조항을 만든 것도 무슬림 남성의 ‘여권 탄압’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 반영됐다. 이렇게 강제하지 않으면 여성들이 남성 위주의 문화 속에서 오랜 기간 강요돼온 ‘장막’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이다. 사실 부르카나 히잡 등은 꾸란(코란)에서 강제하는 복장이 아니었다. 하지만 꾸란에 대한 해석이 남성의 전유물이 되면서 아랍 여성들의 가혹한 현실이 빚어졌다.

또 이번 법은 무슬림 여성들의 베일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추위를 막기 위해 뒤집어쓰는 ‘카굴’이나 마스크도 함께 금지된다. 단 운동경기나 축제, 각종 전통 행사에서는 예외다.

그러나 이날 미셸 누리스 프랑스경찰노조(FP) 대표는 “현장 동료들조차 말도 안 되는 법이라고 말한다”고 비판했다. 공공장소에서 니캅을 착용하고 다니다가 적발돼도 경찰이 이를 강제로 벗길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슬람인들이 몰려 사는 파리 주변 지역에서 경찰이 위험을 무릅쓰고 베일을 쓴 여성에게 법을 적용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AI) 등 인권단체는 “‘부르카 금지법’은 인권과 자유를 보호해왔다고 자부해 온 프랑스가 이슬람 국가의 전통과 문화, 종교 및 표현의 자유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여성인권 보호를 위해 만들었다는 법을 인권단체가 비난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랍에미리트(UAE) 일간지 걸프뉴스는 니캅을 착용한 여성이 프랑스 경찰에 연행되는 사진을 12일자 1면에 게재하면서 사설에서 “부르카 금지법은 이슬람 혐오증(Islamophobia)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