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달라스나 이슬람민주당 같은 정당이야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니까 그렇다고 치더라도 다른 정당들조차도 종교를 정치적 이익을 다투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즉, 유권자들 가운데 이슬람 신자들의 비중이 거의 100%에 달하는 상황에서 종교의 자유 문제를 다루기 위해 총대를 맬 정당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의 선거에서도 종교의 문제는 중요한 이슈였다. 우선 당시 대통령이었고, 여당 후보였던 가이윰 후보는 외국인들, 특히 유대인들이 말디브에 들어오는 것 자체를 반대했고, 이슬람이 아닌 다른 종교의 유입도 반대했다. 심지어 이슬람 조차도 순니 이슬람이 아니면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시는 야당후보였고 지금은 대통령인 모하메드 나시드 역시 개혁을 주창하면서도 종교적으로는 별로 개혁적인 공약을 이야기 하지 않았다. 그래도 파격적이었던 것은 여성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보는 경쟁자는 물론 자신이 속한 정당의 참모들로부터도 반이슬람적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결국 이런 비난을 견디지 못해 여성 러닝메이트 지명을 철회하고 말았다. 그 후, 그는 선거에서 승리하는 과정에서 자시이 속한 정당 뿐 아니라 다른 정당의 지원이 절실했고, 그 가운데는 이슬람 정당인 아달라스의 지원까지 끌어들여야 했기 때문에 종교적인 개혁정책을 낸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2007년 9월에 말디브의 수도 말레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인한 폭탄테러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말디브 국민들로 하여금 말디브 안에서도 종교적 이견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하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나시드 현 대통령도 그 사건이 발생하자 종교적인 불관용과 견해 차이가 폭력으로 비화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당선된 직후 스리랑카의 일간지인 선대에타임스와 가진 회견에서 “우리는 다른 종교의 관점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나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 극단적인 원리주의적인 종교관이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며, 나가서 다소 다른 종교관을 가진 사람들도 존중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가 정착되면 원리주의적 종교관은 조금씩 그 영향력을 잃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시드 대통령은 이러한 발언을 실천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오히려 그는 취임하자마자 이슬람사무부 라는 부서를 내각 내에 설치하여 이슬람 보수주의의 입김을 강화시켜 주었다. 또 이 부서의 장관에는 이슬람 정당의 인사를 임명했다. 이슬람사무부 장관에 임명된 사람은 세이크 압둘 마제드 압둘 바리이다. 바리는 2007년 5월에 가진 인터뷰에서 배교는 말디브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3대 범죄 가운데 하나이며, 배교자는 반드시 사형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이다. 그가 말한 3대 범죄는 배교와 살인, 그리고 간통이다. 말디브에서는 종교를 바꾸는 것 뿐 아니라, 이슬람 신자로서의 적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이슬람에서 가르치는 신조와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도 배교로 본다. 적용의 폭이 매우 넓고 포괄적이다. 바리 장관은 또 우리나라에서 샤리아법이 엄격하게 적용될 때 비로소 평화가 온다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말디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미니밴뉴스에는 한 독자의 공개편지가 올라왔다. 그는 새 정부의 종교와 인권 문제 등에 대한 정책행보에 상당히 불만을 갖고 있는 듯 보였다. “매주 금요일의 이슬람 기도회 마다 이슬람 모스크의 단에서 흘러나오는 설교 메시지는 아달라스의 주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이는 신정부 출범 후에 나타난 분명한 변화이다. 마치 아달라스와 관계 없는 이슬람 성직자는 설교 자체가 금지되었다. 아달라스와 관계 없는 성직자들은 설교 전, 경전을 읽어 주는 역할 정도 밖에 못하도록 하는 것이 새로운 종교사무부의 정책이다.”

지난 2008년 11월, 말디브 남성 한 사람이 공항에서 조사를 받았다. 수하물 속에서 영어 성경이 발견된 것이다. 바로 다음 달에 종교사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바리는 이 사건을 의식한 듯 취임하자마자, 기독교 웹사이트와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고, 새해가 시작되기 직전에는 신년을 축하한다는 구실로 어떤 파티도 못열고, 춤도 추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남녀가 한 자리에 모여 담소를 나누고 춤을 추는 것은 이슬람 정신에 위배된다는 것이었다. 2009년 1월에 종교사무부는 모든 이슬람 사원과 단체의 금요일 저녁 기도회를 정부가 관리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즉 기도회에서의 설교 내용까지도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이러한 정책의 법적 근거는 종교적통일성 보호법이다.

이어 1월 28일에는 하베루라는 일간지에 의해 알라신의 존재와 모하멧이 선지자라는 사실을 못믿겠다는 한 남성을 형사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결국 형사 처벌을 면하기 위해 법정에서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고 알라신과 모하멧의 선지성을 믿는다는 맹세를 해야만 했다. 이 사건을 재판 했던 판사는 앞으로 이러한 사건은 법원으로 가져올 필요 없이 종교사무부에서 맡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판결문에 덧붙였다. 종교사무부의 장관은 배교자는 죽여버려야 한다는 바로 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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