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축제의 하나인 '희생제'… 한국 법에 저촉… 마음 졸여
농림부 "量 적으면 문제없어"


27일은 이슬람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이둘 아드하(Eid al-Adha)'다. '희생제(犧牲祭)'로 불리는 이날은 금식 기간인 '라마단'이 끝난 뒤 열리는 '이둘 피트르(Eid al-Fitr)'와 함께 이슬람권에서는 최대 명절로 꼽힌다.

이슬람교 예배당은 이날 몰려드는 신자들로 시장통처럼 북적인다.

서울 한남동 이슬람성원에 3000여명, 부산 금정구 이슬람성원에도 1000여명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안양과 광주, 전북 전주의 성원과 이주노동자들이 자체적으로 꾸리는 예배당에도 무슬림들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둘 아드하를 맞아 이슬람권에서는 가정집에서도 소나 양, 염소나 낙타 같은 가축을 잡는다. 가죽을 벗기고 먹기 좋게 부위별로 나눠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준다. 한국의 이슬람 신자들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개인이 살아 있는 양이나 염소를 구하는 게 쉽지 않고, 설사 마련한다 해도 도축할 공간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현행 축산물가공처리법은 '가축의 도살이나 처리는 허가받은 작업장에서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 한남동 이슬람성원은 이날 뒷마당에서 염소 도축 행사를 벌인다. 가정집에서 도축이 어려운 만큼 '현실적인 대안(代案)'을 선택하는 것이다. 한국이슬람교 중앙회의 이주화(46) 사무총장은 "도축한 고기를 이웃과 나누면서 이둘 아드하 행사의 핵심인 자선이 실천된다"면서 "이슬람 전통을 그대로 따르기 어려운 만큼 우리 실정에 맞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산 금정구의 이슬람성원은 인근 농장에서 35만원짜리 흑염소 5마리를 구해 도축한 뒤 고기를 이주노동자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이둘 아드하 예배가 끝난 뒤 경험 있고 힘 좋은 방글라데시·인도네시아 무슬림들이 숨통을 끊고 피를 모두 뽑아내는 '할랄' 도살법으로 도축한다.

상징적 의미로 소규모 도축이 진행되지만, 한국 이슬람교 관계자들은 마음을 졸인다. 혹시나 도축 행위 자체가 법에 저촉돼 문제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둘 아드하 축제'가 축산물가공처리법 위반 논란에 휘말려 크게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고 한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허가받지 않은 작업장의 도살은 밀도살이지만 도축 가능한 예외 조항 중에는 '염소나 양 등을 자가(自家) 소비를 목적으로 도살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도축하는 양이 많지 않으면 문제 삼지 않겠다는 얘기다.


-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