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미루는 젊은이들이 읽어본다면 좋을 글이 DAUM의 웨딩뉴스에 실렸습니다.

 

 

 

  "어렸을 때 나는 스물일곱 살쯤에는 결혼을 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서른 살이 되면 아빠가 돼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고향인 대전을 떠나 서울에 살면서 서른 살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했는데 주변 직장인 10명 중 결혼한 사람은 1~2명뿐이었다. 그런데 고향 친구들은 10명 중 6명 정도가 결혼했더라. 무슨 차이일까?"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생활정치연구소 사무실에서 만난 '다음 세상을 준비하는 다른 연구소'(이하 다준다 연구소) 이동학 소장은 수도권 젊은이들이 비수도권 젊은이들보다 결혼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며 이들이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회 제도적 문제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다준다 연구소는 청년 스스로 미래의 정치 지도자를 양성하고, 젊은이들이 가진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고자 지난해 6월 이동학 소장을 비롯한 2030 젊은이들이 설립한 청년 정치실무연구소다. 다준다 연구소는 지난해 출범과 동시에 '반값결혼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같은 해 7월에는 '결혼하기 좋은 세상은 어떻게 만드는가'라는 주제로 자유로운 형식의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동학 소장이 이 시대 청년들이 결혼하지 못하는 제도적, 문화적 이유를 지적하고, 우리 사회가 청년들의 결혼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 이 시대 젊은이, 주거와 고용의 불안정 때문에 결혼 못해

이동학 소장은 이 시대 청년이 결혼하기 어려운 이유로 높은 집값과 고용의 불안정을 꼽았다. "혼자 사는 미혼남녀는 대부분 월세에 산다. 서울에서는 20~30대 미혼남녀가 직장생활을 해서 모을 수 있는 돈으로는 매매는커녕 전세도 얻을 수 없다. 주거가 안정되지 못하면 결혼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고용도 마찬가지다. 언제 회사에서 나가야 할지 모르는데 결혼은 꿈도 꿀 수 없는 남의 일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계속 결혼을 미룰 수밖에 없다."

젊은이가 결혼하지 못하는 문제는 비단 젊은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소장은 젊은이가 결혼하지 못하면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인구가 줄면 내수경제가 무너진다고 우려했다.

이 소장은 "우리나라 자가 보유율이 60% 조금 넘는다. 비정규직은 50% 이상이다. 극단적으로 생각해서 우리나라 사람이 4명이라면 한 사람은 집이 있고, 한 사람은 집이 없고, 한 사람은 정규직, 한 사람은 비정규직이라는 이야기다. 네 사람 중 두 사람은 고용의 불안정과 집값 때문에 결혼을 못한다. 정규직과 집을 가진 두 사람만 결혼할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소장은 "문제는 단순히 네 사람 중 두 사람만 결혼하는데서 끝나지 않는다. 우리나라 출산율을 봤을 때 두 사람이 결혼하면 한 명의 아기가 태어난다. 결과적으로 한 세대가 지날 때마다 우리나라 인구는 1/4로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 사이클이 반복되면 우리나라 사람은 200년 후면 지구에서 사라진다. 아이가 줄면 내수경제가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아이가 줄면 아이와 관련된 유치원, 먹거리, 의류, 장난감 등 산업이 위축되고, 아이들이 클수록 그 문제는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로 이어진다. 학생 수가 줄면 중고등학교 선생님도 일자리를 잃는다. 이렇게 도미노처럼 결국 모든 내수 경제가 위축된다는 게 이 소장의 설명이다.

◇ 비정규직도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야

이 소장은 주거와 고용의 불안정을 안정화시키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 소장은 "한국경제에서 펴낸 '미필적 고의'라는 책을 보면 저자는 국민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반값 집세' 제도를 제안했다. 모든 월세의 반을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다. 물론 이 정책이 실현되면 도덕적 해이로 집값은 더 오를 것이다. 비현실적인 정책이겠지만 모두가 꿈꾸는 정책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소장은 "이 정책을 위해서는 한 달에 1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한다. 연 12조 원이다. 대통령이 임기 동안 목숨을 걸고 꼭 하겠다는 다짐 없이는 쉽지 않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비록 실현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젊은이들의 주거 안정에 대한 욕구가 간절하다는 설명이다.

이 소장은 고용의 불안정 문제와 관련해선 '비정규직도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생활을 안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진보 쪽은 '비정규직 철폐'라고 말한다. 고용할 때 모든 사람을 60세까지 정년을 보장하는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용자의 입장과 노동자의 입장이 다르다. 나는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보다는 '비정규직도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국회의원 보좌관은 비정규직이지만 살만하다. 연봉도 세고, 사회적 인식도 나쁘지 않다. 같은 비정규직이라도 임금이 높고 복지 혜택이 좋다면 비정규직도 살만한 세상이 된다."

이 소장은 여성이 결혼을 하고 임신과 출산, 육아를 거치며 겪는 고용의 불안도 결혼을 방해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소장은 "워킹맘에 대한 제도가 불안하니 여자들도 결혼하기 꺼린다. 이미 결혼한 여성도 아기 낳기를 꺼린다. 임신 출산 육아 휴직이 회사마다 잘 돼 있고, 복직의 기회가 얼마든지 열려 있다면 여성들은 더는 결혼과 임신, 출산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제도적 문제가 해결 안 돼 부모가 떠안은 결혼비용

사회가 해결하지 못한 제도적 문제는 결국 개인이 감당해야하는 문제로 봉착했다는 게 이 소장의 진단이다.

"결혼하기 위해 높은 집값과 불안한 고용이라는 제도적 문제에 부딪힌 청년을 구제해준 것은 청년들의 부모다. 기성세대들은 수도권에 자식들의 신혼집을 마련해주기 위해 1억 원 정도의 자금을 융통해줘야 했다. 기성세대는 자산70%가 부동산에 묶여 있는 계층으로 현금보유율이 높지 않다. 집을 담보로 현금을 융통하거나 노후 자금을 땡겨 자식을 결혼시키기 시작했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기성세대의 삶의 질까지 저하시키는 악수다."

이 소장은 "몇 년 전 대선에 입후보한 허경영 후보의 공약 중 신혼부부에게 1억원을 주겠다고 말한 공약이 있었다. 당시에는 선망하면서도 비현실적이라며 조롱거리가 된 공약이었지만 이제 우리는 정말 결혼할 때 1억 원의 지원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꼬집었다.

◇ 결혼 문화 이렇게 바꿔보자

이 소장은 신세대와 기성세대가 '결혼'으로 고통 받지 않도록 서로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첫 번째 제안은 '부모에게 받지 않기 운동'이다. 이 소장은 "없으면 없는 대로 월세로 시작하자. 남들이 아파트에 사네, 다이아몬드를 얼마짜리를 받았네 하면 당연히 부럽다. 부러운 마음까지는 사람이니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좀 더 쿨해지자. 문화적 심리를 공동체의 쿨한 심리로 좀 억눌러 볼 수 있지 않을까? '어, 너 그거 받았어? 난 안 해. 난 그냥 이게 좋아'라는 쿨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두 번째는 '물려주지 않기 운동'이다. 이 소장은 "어른들은 숟가락만 놓고 시작했다는데, 왜 자녀에게는 그런 기회를 주지 않는가? 특히 딸 가진 부모님은 '집이 월세야? 야, 당장 접어'라고 말씀하신다. 자식 고생시키지 않고 싶은 마음은 안다. 그러나 그런 측면이 물고 물려서 사회 전체에 악한 영향을 주고 있다. 자녀 결혼식으로 자기 인맥을 과시하고, 축의금을 거두겠다는 마음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신랑 신부가 소박한 결혼을 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이 소장은 "두 사람이 함께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과한 혼수, 분에 넘치는 허니문, 무리한 대출을 받은 신혼집 등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결혼비용을 과도하게 들여서 결혼하고 나서 빚을 갚는 사람도 있고, 파혼하는 사람도 있다. 진짜 행복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이동학 소장은 결혼식을 '한 번 하는 결혼의 역설'이라고 비유했다. 이 소장은 "많은 사람이 '한 번 하는 건데 그거 못 투자하나?'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러나 그 한 번 하는 결혼 때문에 빚에 허덕인다. 한 번이기 때문에 좀 더 좋은 것을 찾는 것인데 사회적 인식 상 좋은 것을 고르지 말고, 나에게 좋은 것을 고르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