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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tdream

<여행을 떠나요>

 


3년만에 다시 하코네(箱根)와 오와쿠다니(大涌谷), 그리고 아시노호(Lake Ashi) 를 찾았습니다.
<3년전의 방문 기사는 아래 url을 클릭하세요.>
http://1stdream.com/world_tour/47955

가나가와현(神奈川県)에 자리한 하코네는 후지하코네이즈 국립공원(富士箱根伊豆国立公園)의 대표적인 화산 지대이자 일본 굴지의 온천 명소입니다.
하코네 화산의 최고봉인 가미야마(神山)의 마지막 분화와 산사태로 형성된 거대한 화구 계곡이 바로 오와쿠다니입니다.


 

소운잔(早雲山) 전망 공간에서 맞은편 묘조가타케(明星ヶ岳) 산비탈을 바라봅니다.
울창한 녹음 한가운데 선명하게 새겨진 갈색의 '대(大)' 자 화상(火床)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이곳은 1921년 시작되어 매년 8월 16일 밤을 밝히는 하코네 다이몬지야키(箱根大文字焼き) 축제의 무대입니다.
오봉(お盆) 기간 조상의 영혼을 위로하고 액운을 쫓기 위해 직경 100m가 넘는 거대한 붓글씨 모양에 횃불을 밝히는 전통이 있습니다.




3년 전에는 차를 몰고 오와쿠다니까지 갔는데, 이번에는 해발 757m 소운잔역 승강장에서 하코네 로프웨이(箱根ロープウェイ)를 타고 올라갑니다.
1959년 개통된 하코네 로프웨이는 소운잔과 아시노코(芦ノ湖) 호반의 도겐다이(桃源台)를 이어주며 하코네 관광의 핵심 이동 수단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통유리로 설계된 쾌적한 곤돌라가 역 플랫폼으로 천천히 진입하며 설레는 여정의 시작을 알립니다.
하코네를 상징하는 원형 엠블럼과 짙은 청색의 기계 구조물이 현대적인 산악 케이블카의 정갈함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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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프웨이가 고개를 넘어서자마자 캐빈 아래로 거대한 화산 분기공 지대가 아찔하게 펼쳐집니다.
유황 성분으로 노랗게 물든 지표면 곳곳에서 하얀 수증기와 유황 가스가 맹렬히 솟구쳐 오릅니다.
과거에는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는 유황 가스와 뜨거운 수증기 때문에 '대지옥(大地獄)'이라 불렸으나, 1876년 메이지 천황(明治天皇)의 방문을 앞두고 '오와쿠다니'라는 이름으로 개칭되었습니다.
소운잔(早雲山)에서 로프웨이를 타고 산을 넘어서면 눈앞에 펼쳐지는 황백색의 거친 암벽과 대지의 숨결은 자연의 압도적인 에너지를 실감하게 합니다.
쇄설물이 쌓여 만들어진 가파른 협곡 사이로 토사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사방 댐과 인공 옹벽이 계단식으로 정교하게 축조되어 있습니다.
계곡 중심부에는 지하 온천수를 끌어올리고 증기를 모으는 송관 파이프와 온천 채굴 설비들이 미로처럼 얽혀 있습니다.
살아 숨 쉬는 지구의 내부를 상공에서 관찰하는 듯한 원초적인 긴장감이 차오릅니다.




해발 1,044m 오와쿠다니역 광장에 내려서서 바라본 대분기공(大噴気孔)의 모습입니다.
초목이 자라지 못하는 잿빛 화산 사면 위로 하얀 증기 구름이 웅장하게 피어오르며 푸른 하늘과 대비를 이룹니다.
화산재로 덮인 능선 뒤로는 하코네 최고봉인 해발 1,438m의 가미야마가 솟아 있습니다.
잘 정비된 보행로를 따라 수많은 여행자들이 활화산의 생소한 풍경을 감상하며 산책을 즐깁니다.
코끝을 찌르는 유황 냄새가 자연의 경이로움을 그대로 전해줍니다.




화산 가스를 견디지 못하고 하얗게 말라버린 고사목 군락 너머로 거대한 붕괴 사면이 드러납니다.
여름의 짙푸른 잡목림과 생명체가 사라진 황량한 유황 암벽이 극적인 경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왼쪽 능선 위로 하코네 로프웨이의 붉은빛 곤돌라가 허공을 가르며 조용히 미끄러져 내려옵니다.
이곳은 온천 열기와 증기로 달걀을 삶아내는 온천장으로 향하는 전용 케이블카 설비와 파이프라인이 집약된 핵심 구역입니다.
자연의 파괴력과 거친 에너지가 만들어낸 독특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붉은 황토빛 암벽과 하얀 분연을 좀 더 가까이 바라봅니다.
화산 붕괴로 인해 드러난 거친 암반 단면은 격렬한 지각 활동의 궤적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골짜기 바닥에서는 계속해서 뿜어져 나오는 온천 증기가 바람을 타고 흩날리며 몽환적인 광경을 연출합니다.
사방 공사로 다듬어진 석축 구조물들과 자연의 거친 지형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잠시도 멈추지 않고 뿜어져 나오는 분기공의 소리가 계곡 전체를 나지막하게 울립니다.




바위 틈새에서 거세게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 주변으로 순도 높은 유황 성분이 샛노랗게 엉겨 붙어 있습니다.
에도 시대(江戸時代)부터 이곳에서는 약용과 산업용으로 쓰이던 유황을 채굴하던 역사가 이어져 왔습니다.
지금은 온천 증기를 찬 지하수와 혼합하여 고품질의 백탁 온천수를 생산해 하코네 전역의 료칸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증기 송출을 위한 목재 및 석재 수로와 금속 배관들이 분기공 사이사이에 견고하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대지가 품어낸 천연 광물질의 순수한 결정체가 눈부신 노란빛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자욱한 유황 수증기 사이로 산화철 성분을 머금어 붉게 물든 화산 암벽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분연 기둥 너머로 고산 지대의 푸른 산림이 띠를 두르듯 자리 잡고 있습니다.
800여 년 전 가마쿠라 시대(鎌倉時代)의 승려 고보 대사(弘法大師)가 이곳의 참상을 보고 지장보살을 새겨 중생을 구원하려 했다는 '엔메이지조(延命地蔵)' 전설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대지의 열기와 거친 풍화가 만들어낸 붉은 사면은 오랜 세월 풍상을 겪어온 하코네의 시간을 웅변합니다.
구름과 안개가 섞인 수증기가 신비롭게 느껴집니다.




전망 데크 전면에 설치된 '오와쿠다니 해발 1,044m' 공식 안내판 너머로 가미야마와 분기공 계곡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소용돌이 형태의 세련된 나선형 계단과 함께 우뚝 솟은 '지구의 계곡(ちきゅうの谷)' 전망 쉼터에 다다릅니다.
2020년대에 새롭게 정비된 이 현대적인 복합 건축물은 여행자들에게 최상의 조망과 휴식 공간을 제공합니다.
화산 지형의 등고선을 모티브로 디자인된 육각형 엠블럼 간판이 하얀 계단 입구를 멋스럽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탁 트인 원형 전망 덱 위에서 여행자들은 파란 하늘과 하얀 뭉게구름, 그리고 발아래 펼쳐진 오와쿠다니의 절경을 감상합니다.




이곳의 명물은 온천 증기와 철분 반응으로 껍질이 까맣게 변한 쿠로타마고(黒たまご, 검은 달걀)입니다.
오와쿠다니쿠로타마고관(大涌谷くろたまご館) 광장 한가운데 검게 빛나는 거대한 달걀 모형이 우뚝 서 있습니다.
매끄러운 검은 표면에 흰 붓글씨로 새겨진 '오와쿠다니(大涌谷)' 석각 글씨가 여행자들의 눈길을 끕니다.
화산 온천수의 황화수소와 철분이 반응하여 껍질이 새까맣게 변하는 검은 달걀은 이곳을 찾는 이들이 반드시 맛보는 상징적인 명물입니다.
엔메이지조(延命地蔵)의 자비로 '검은 달걀 하나를 먹으면 수명이 7년 늘어난다'는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자연 연구로(自然研究路) 입구 너머로 구름모자를 쓴 가미야마(神山)의 능선이 펼쳐집니다.
산비탈을 타고 오르는 하얀 온천 분연과 화산 가스로 인해 잎을 떨군 채 서 있는 은빛 고사목들이 독특한 풍경을 자아냅니다.
초록빛 관목림과 황량한 화산암 지대가 맞닿은 경계는 생명과 자연의 끊임없는 순환을 보여줍니다.
신비로운 구름안개에 싸인 산의 자태가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하코네의 활화산 분기공 지대인 오와쿠다니에서 화산의 에너지를 만끽한 여정은 로프웨이를 타고 칼데라 호수인 아시노코(芦ノ湖, Lake Ashi)로 이어집니다.
아시노코는 화산 폭발로 흘러내린 용암이 강을 막아 형성된 화산성 언색호(堰止湖)로, 호반을 둘러싼 울창한 삼림과 수면에 비치는 후지산의 풍경으로 유명합니다.
아시노코 호반의 도겐다이 선착장에서 웅장한 위용을 뽐내는 두 척의 유람선을 마주합니다.
왼편에는 금빛과 검은빛 장식이 돋보이는 퀸 아시노코(クイーン芦ノ湖), 오른편에는 붉은 선체가 화려한 로열 2(ロワイヤルII) 호가 나란히 정박해 있습니다.
1964년부터 운항을 시작한 하코네 해적유람선(箱根海賊船)은 18세기 프랑스 함대의 기함과 영국 전함을 재현한 배들입니다.
중세 대항해 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설렘 속에 승객들이 탑승교를 따라 활기차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잔잔한 푸른 호수와 짙푸른 산등성이가 어우러져 한 폭의 이국적인 명화를 완성합니다.




출항한 유람선에서 바라본 호수 가장자리에는 원시림에 가까운 울창한 삼나무와 너도밤나무 숲이 융단처럼 펼쳐집니다.
숲과 호수가 만나는 물가에는 소박한 목조 펜션들과 아기자기한 보트 하우스들이 평화롭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호수 한가운데에는 작은 낚싯배가 한가로이 떠 있어 고요하고 서정적인 정취를 더해줍니다.
수심 수십 미터에 달하는 맑고 깊은 칼데라 호수의 수면 위로 산들바람이 부드러운 물결을 일으킵니다.
자연 그대로의 푸르름을 간직한 하코네 산림의 깊은 생명력이 마음을 편안하게 감싸줍니다.




유람선 상층 갑판에 올라서니 시원한 호수 바람과 함께 탁 트인 파노라마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황금빛 난간과 정교하게 갠 돛, 높게 솟은 중앙 마스트가 정통 범선의 클래식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해줍니다.




해적선의 웅장한 메인 마스트와 망루, 복잡하게 얽힌 리깅(rigging, 밧줄 채비)이 하늘을 향해 높게 뻗어 있습니다.
붉은색과 흰색으로 배색된 견고한 강철 마스트는 전통 목선 범선의 디테일을 현대적인 기술로 완벽하게 재현했습니다.
배의 정교한 기계적 아름다움과 푸른 창공이 만나 재미있는 뷰를 선사합니다.




로열 2호의 최상층 갑판 포토존에서 금빛 엠블럼과 조타 키를 잡고 있는 해적 선장 밀랍 인형을 만납니다.
2013년 첫 취항을 기념하는 'ROYAL II - 2013 HAKONE SIGHTSEEING CRUISE' 문장이 부조로 새겨져 있습니다.
붉은 두건을 두른 익살스러운 선장 조형물을 둘러싸고 일행 모두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기념사진을 남깁니다.
고풍스러운 황금빛 랜턴 조명과 붉은 선체 난간이 사진에 화사한 클래식 무드를 더해줍니다.
함께 여행하는 동행자들의 따뜻한 웃음꽃이 피어나며 이번 하코네 여정의 가장 유쾌한 추억이 기록됩니다.




짙푸른 녹음이 우거진 호숫가 울창한 나무 그늘 아래 붉은빛 토리이가 고요히 물 위에 떠 있습니다.
이곳은 서기 757년 만간 승정(万巻上人)이 창건한 하코네 신사의 경내로 이어지는 곳입니다.
아시노코에 살며 재앙을 일으키던 아홉 머리의 독룡(九頭龍)을 조복하여 수호신으로 삼았다는 구두룡(九頭龍) 전설이 깃든 장소입니다.
물가에 닿은 작은 나무 데크와 거대한 삼나무들과 호수 수면과 숲이 만나는 경계에 세워진 주홍빛 토리이는 일본 특유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서쪽으로 기우는 여름 햇살이 잔잔한 호수면 위에 눈부신 은빛 물비늘을 수놓습니다.
역광으로 드리워진 웅장한 외륜산(外輪山) 능선들은 묵직한 실루엣을 이루며 멋진 음영을 만들어냅니다.
구름 사이로 비치는 태양 광선이 호수 한가운데로 마치 황금빛 길을 내어주는 듯 찬란하게 빛납니다.
선상에서 맞이하는 눈부신 빛의 향연은 복잡한 일상을 잊게 하고 깊은 사색과 감동을 안겨줍니다.




모토하코네 호반에 다다르자 하코네 신사의 상징인 거대한 '평화의 토리이(平和の鳥居)'가 붉은 위용을 드러냅니다.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과 전후 평화를 기원하며 1964년에 건립된 이 문은 푸른 숲을 배경으로 호수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하얀 쌍동선 유람선과 어우러져 생동감을 더합니다.
화산의 거친 숨결에서 시작하여 잔잔한 호수와 신화의 숲으로 이어진 하코네의 여정이 아름답고 평온하게 무르익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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