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stdream

<여행을 떠나요>

 

로스팔로스에서 만난 동물들

2026.07.31 17:01

정근태 조회 수:24


동티모르(Timor-Leste)의 동쪽 끝에 자리 잡은 순수하고 평화로운 마을, 로스팔로스(Lospalos)에서 마주한 동물들의 이야기입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자유롭게 살아가는 동물들을 만나는 일은 즐거운 일입니다.


 

동티모르의 보석 같은 마을 로스팔로스(Lospalos)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만난 녀석은 놀랍게도 커다란 돼지 한 마리입니다.
초록빛 수풀이 우거진 돌계단 옆 흙길에서 유유히 걸어가는 녀석을 만났습니다.
생긴건 꼭 멧돼지 같아도, 사람들의 마을에서 함께 사는 녀석입니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돼지는 낯선 여행자의 발걸음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제 갈 길을 묵묵히 걸어갑니다.
마치 자기가 이 마을의 터줏대감인 양, 여유로운 모습입니다.



오래된 콘크리트 옹벽 아래 흙과 자갈이 깔린 마당에서 아기 돼지 두 마리가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회색빛 옹벽 아래로 소박한 시골집 마당의 정취가 그대로 묻어납니다.
길을 걷다 우연히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귀여운 아기 돼지 두 마리의 모습입니다.
까맣고 보드라운 털을 가진 녀석들이 시골집 마당의 따스한 온기와 흙내음 속에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낮잠 시간과 놀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나무 지지대 위에 덧대어진 평평한 철판 위에 앉아있는 원숭이입니다.
마을 주변의 오래된 석벽을 따라 걷다 보면 사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바라보는 영리한 눈망울의 원숭이(Xiku)를 만나게 됩니다.
녀석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높은 관찰대 위에 아주 익숙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 마을 전체를 조망하고 있습니다.
바람을 느끼며 고개를 돌려 무언가를 유심히 관찰하는 모습이 마치 마을을 지키는 꼬마 파수꾼처럼 보입니다.
호기심이 가득하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원숭이의 눈빛이 재미있습니다.



2026656.JPG

 

갑자기 장대비가 세차게 쏟아집니다.
초록빛 나무들 사이로 난 빗길 위를 말 탄 마부들과 말들이 무리를 지어 힘차게 달려갑니다.
울창한 나뭇잎들 사이로 내리는 빗줄기가 로스팔로스의 야생적인 기후를 잘 보여줍니다.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열대 우기(Ulan)의 세찬 장대비 속에서 비를 아랑곳하지 않고 거침없이 질주하는 말들과 마부들의 모습이 시원스럽습니다.
비는 이들에게 피해야 할 불청객이 아니라 대지를 적시고 생명을 깨우는 축복이자 매일 마주하는 삶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낡은 콘크리트 담장 위에 새하얀 수탉 한 마리가 서 있습니다.
붉은 볏과 길게 뻗은 꼬리깃이 선명한 흰 깃털과 어우러져 작은 마을의 주인공처럼 보입니다.
동티모르의 많은 마을에서는 지금도 닭을 집집마다 기르고 있습니다.
닭은 가족의 식량이 되기도 하고, 계란을 제공하기도 하며, 명절과 전통 의식에서는 귀한 음식으로 사용됩니다.
무엇보다도 새벽이면 수탉의 울음소리가 마을 전체를 깨우는 자연의 알람시계 역할을 합니다.
동티모르 여러 지역에서 닭은 새로운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희망의 상징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한적한 아스팔트 도로 옆 풀밭과 낡은 가옥의 마당 경계에서 닭 세 마리가 자유롭게 노닐고 있습니다.
평범한 주택가 길가에 야자수 밑동과 푸른 잡초가 무성한 배수로, 그리고 아스팔트 도로가 평화롭게 대조를 이룹니다.
비가 걷히고 촉촉하게 젖은 로스팔로스의 아침 길가에 깃털을 뽐내는 닭 가족들이 여유롭게 아침 산책을 즐기고 있습니다.
수탉이 앞장서서 걸어가고, 그 뒤로 검고 얼룩덜룩한 암탉들이 풀숲 사이를 부지런히 부리로 쪼며 먹이를 찾습니다.



길을 걷다 마주한 낡은 함석판 마구간(Lohan)은 로스팔로스 주민들의 투박하면서도 따뜻한 삶의 방식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붉게 산화된 철판의 질감과 세월에 바랜 짙은 고색의 나무 기둥들이 한 폭의 앤티크한 그림처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마구간 앞에는 말 한 마리가 긴 줄에 묶인 채 푸른 들판 위에 우뚝 서서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습니다.
뒤편에는 세월의 흔적으로 붉게 녹슨 함석판 벽을 가진 마구간 겸 창고가 자리 잡고 있으며, 외로운 말의 갈기가 바람에 살짝 흔들리고 있습니다.
넓고 푸른 풀밭 한가운데에 서서 커다랗고 깊은 눈망울로 저를 빤히 바라보는 멋진 갈색 말과 마주합니다.



오랜 내전으로 창문과 지붕이 다 무너져버린 폐가 앞 잔디밭에서 한 마리의 갈색 말이 한가로이 거닐고 있습니다.
로스팔로스의 아픈 역사 혹은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빛바랜 연둣빛 폐허 앞이지만,
상처 가득한 인간의 유적 옆에서 아무런 편견 없이 묵묵히 제 걸음을 옮기며 풀을 뜯는 말의 모습이 감동을 자아냅니다.
시간은 흘러 많은 것이 변하고 스러져 가지만, 대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의 걸음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내일을 향해 나아갑니다.



녹슬고 붉게 바랜 함석판과 나무 기둥으로 소박하게 지어진 축사 앞 잔디밭에서 말 한 마리가 머리를 숙이고 부지런히 풀을 뜯고 있습니다.
따스한 햇볕이 부드럽게 내리쬐는 오후, 소박한 양철 마구간 앞에서 조용히 풀을 뜯고 있는 짙은 갈색 말의 일상을 바라봅니다.
가장 단순하고 소박한 삶 속에서 완벽한 평화를 누리는 이 동물들이야말로 로스팔로스가 간직한 가장 소중한 보물들입니다.




푸른 초원이 끝없이 펼쳐진 들판 한가운데에 황갈색 소 한 마리가 여유롭게 앉아 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뒤편으로는 키 큰 코코넛 야자수가 빽빽하게 자라고 있으며, 왼쪽에는 나뭇가지와 대나무를 엮어 만든 전통 울타리가 이어져 있습니다.
인공적으로 잘 정돈된 목장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초지와 마을이 이어지는 풍경이어서, 동티모르 농촌 특유의 소박한 아름다움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로스팔로스는 오래전부터 농업과 목축이 발달한 곳이며, 넓은 초지 덕분에 소와 물소를 기르는 가정이 많습니다.
동티모르에서 결혼식을 올릴 때 신랑 측이 신부 집안에 소를 예물로 보내는 전통이 남아 있으며,
중요한 부족 행사와 화해 의식에서도 소는 공동체의 신뢰와 존중을 상징하는 귀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농촌에서 소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가족과 전통을 이어 주는 생명의 의미가 함께 담겨 있습니다.



로스팔로스의 골목 깊숙이 걸어 들어가면 인공적인 포장도로 대신 고운 흙먼지가 날리는 정겨운 흙길을 마주하게 됩니다.
소박한 흙길을 사이에 두고 낡은 회색 콘크리트 집과 우거진 야자수 숲속의 가옥들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주택 벽면 아래에는 검은 닭 한 마리가 모이를 쪼고 있으며, 멀리 푸른 들판 위에는 개와 닭 등, 작은 동물들이 평화롭게 노니는 마을의 정경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 멀리 풀밭 사이사이에 염소와 닭들이 저마다의 속도로 아침 산책을 즐기며 평화로운 일상을 나누고 있습니다.



붉게 녹슨 함석판 담장과 거친 돌벽 사이, 초록색 수풀 틈새에서 하얀 염소 한 마리가 고개를 내밀고 카메라를 응시합니다.
야자수 나무 밑동과 흙바닥에 떨어진 마른 나뭇잎들이 어우러져 투박하고도 자연스러운 시골집 뒤뜰의 모습입니다.
줄에 묶인 채 조용히 수풀을 헤치던 녀석은 예상치 못한 이방인의 발소리에 깜짝 놀란 듯 가만히 멈춰 서서 귀를 쫑긋 세웁니다.

시간마저 천천히 흘러가는 이 평화로운 목가적 풍경 속에서, 대자연의 생명들과 나눈 무언의 교감은 제 마음속에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을 따뜻한 울림을 남깁니다.

 
 
 
 세계여행 클릭.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