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stdream

<여행을 떠나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타워

2026.06.21 15:43

정근태 조회 수:254


성당 내부를 둘러보다가 예약한 시간이 되어 타워에 올라갑니다.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가 남긴 위대한 유산이자 하나님을 향한 영원한 찬가인 이 성당은, 탑 위로 올라갈수록 지상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신비롭고 비밀스러운 표정들을 아낌없이 보여줍니다.
차가운 돌에 생명을 불어넣어 거대한 자연의 숲을 창조하고자 했던 그의 따뜻한 숨결이, 타워 구석구석마다 붉은 온기가 되어 전해져 옵니다.


 

정교하게 조각된 이 청동 문은 성당 내부와 바깥세상과의 경계입니다.
들어올 때는 내부에 홀려서 그리 주의하진 않았던 문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다가, 예술적 혼이 담긴 문을 새삼스레 보게 됩니다.
문에는 초록빛 나뭇잎과 아름다운 장미꽃들이 생동감 넘치게 피어 있습니다.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바르셀로나의 따스한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져 들어옵니다.
그 너머로는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성당을 찾은 여행자들의 얼굴이 보입니다.
이 아름다운 문은 자연을 사랑하고 그것을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설계도라 믿었던 가우디의 따뜻한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통로입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왔습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웅장한 석조 타워를 배경으로, 함께 여행길에 오른 소중한 이들과 행복한 순간을 사진으로 남깁니다.
그물망처럼 정교하게 짜인 안전 펜스 너머로, 가우디 특유의 유기적인 곡선과 묵직한 돌을 깎아 만든 타워의 상부 구조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옵니다.
스페인의 강렬한 태양 아래서 오랜 세월을 견뎌온 거친 돌의 질감이 손끝에 그대로 전해져 오는 듯합니다.



그런데 타워에서 보이는 모습도 역시 공사중입니다.
성당의 외벽과 타워 사이로 노란 타워크레인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공사를 위한 비계와 가설물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 더 실감나는 현장입니다.
1882년에 첫 돌을 놓은 이래로 144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어진 이 공사가,이제 거의 마쳐져 가고 있습니다.
공사 현장 너머로, 성당의 첨탑 끝을 장식한 알록달록하고 탐스러운 과일 모양의 장식들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이 과일 장식들은 성령의 열매를 상징하는 것으로, 차가운 돌과 철골 사이에 따뜻한 생명력을 불어넣는 가우디만의 독창적이고 위트 있는 디자인입니다.



성당의 높은 타워 틈새로 바르셀로나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전경을 내려다봅니다.
따스한 햇살을 받아 붉은빛으로 빛나는 도시의 건물들과, 그 중심을 푸르게 수놓은 울창한 공원의 나무들이 마치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집니다.
저 멀리 도시의 끝에는 지중해의 푸른 바다가 은은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성당 외벽에 조각된 하얀 비둘기 조각이, 마치 도시를 수호하듯 하늘을 향해 날개를 활짝 펴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하나님이 창조한 자연과 인간이 일구어낸 도시가 성당의 품 안에서 조화를 이루는 순간입니다.



바르셀로나의 격자형 도시 계획, 에샴플레 지구가 보입니다.
가우디가 사랑했던 도시 바르셀로나가 발아래로 끝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성당의 굳건한 돌벽의 질감을 프레임 삼아 바라보는 도시의 풍경은, 지상에서의 번잡함을 잊게 만들 만큼 고요하고 아늑한 평온함을 선물해 줍니다.



성당 외벽을 감싸안고 자라나는 푸른 생명나무를 형상화한 거대한 첨탑 조각이 시선을 강하게 끌어당깁니다.
돌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금방이라도 바람에 흔들릴 듯 생동감 넘치는 초록 나뭇잎 조각들 사이로, 순결한 하얀 비둘기들이 떼를 지어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가우디는 이 성당을 그저 건물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숲이 되기를 원했다고 합니다.
이 조각은 생명과 평화, 그리고 하나님의 은총이 온 세상에 가득하기를 바라는 그의 간절한 소망의 메시지처럼 느껴집니다.



타워 내부의 아주 좁고 구불구불한 나선형 돌계단을 따라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좁은 석조 계단실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달팽이 껍데기 속이나 신비로운 동굴 깊은 곳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의 발걸음에 속도를 맞추며 손잡이를 잡고 한 계단 한 계단 내려가야 합니다.
가우디가 자연의 달팽이와 식물의 넝쿨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했다는 이 계단은, 내려가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성스러운 수행이자 재미있는 탐험으로 만들어 줍니다.



또 다른 각도에서 성당 첨탑들의 화려한 디테일이 보입니다.
옥수수 모양을 닮은 거대한 탑들의 끝자락에, 포도송이와 베리류를 연상시키는 알록달록한 모자이크 조각들이 보석처럼 박혀 있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유리와 타일을 깨뜨려 붙이는 가우디 특유의 '트렌카디스(Trencadís)' 기법으로 장식된 이 과일들은, 햇빛을 받을 때마다 사방으로 영롱한 빛을 발산합니다.
이 과일 장식들은 계절마다 맺히는 수확의 기쁨과 풍요로움, 그리고 하나님이 인간에게 베푸시는 무한한 사랑을 시각적으로 속삭이고 있는 듯합니다.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첨탑 사이의 공간이 다시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곧게 뻗은 석조 아치와 창문들 사이로, 노란 밀이삭 모양의 장식들이 하늘을 향해 곧게 솟아 있습니다.
성당의 외벽에는 라틴어로 쓰인 기도와 감사의 문구들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이 거대한 건축물 자체가 하나님께 바치는 하나의 거대한 기도서임을 느끼게 됩니다.



타워 내부에서 하늘을 향해 길게 뻗어 있는 신비로운 수직 중정을 올려다봅니다.
빛이 들어오는 좁은 틈새를 따라 푸르스름한 하늘빛이 깊은 석조 통로 안으로 스며들어 옵니다.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마음을 가만히 가라앉힙니다.
마치 땅의 깊은 곳에서 하늘의 보좌를 향해 곧바로 연결되는 영원의 통로를 마주한 듯합니다.



거친 돌의 아치형 프레임 너머로 눈부시게 펼쳐지는 모습이 눈앞에 나타납니다.
위에서 아래로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내려앉은 돌벽의 실루엣은, 마치 성당이 거대한 눈동자가 되어 바르셀로나 시내를 따뜻하게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 프레임 너머 아래쪽으로 옥수수 모양을 닮은 웅장한 첨탑들이 있고, 그 끝자락에는 오색빛깔로 영롱하게 빛나는 과일 모자이크 장식들이 탐스럽게 열려 있습니다.
저 멀리 바르셀로나의 붉은 지붕들과 푸른 나무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평화로운 일상을 이어가는 모습이, 마치 액자 속 그림처럼 아늑하게 다가옵니다.



타워 내부에서 바깥세상을 향해 길게 뚫려 있는 세로형 아치 창문들의 신비로운 배열이 시선을 끌어당깁니다.
둥근 석조 벽면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설계된 이 창문들은, 강렬한 지중해의 햇살을 성당 내부로 여과 없이 받아들이는 따스한 통로가 되어 줍니다.
안전을 위해 설치된 정교한 그물망 너머로 바르셀로나의 푸른 거리와 건물이 한 칸씩 나누어져 보입니다.
마치 영화 필름을 한 프레임씩 감상하는 듯한 독특한 감흥이 잔잔하게 일어납니다.
가우디는 이 창문들을 통해, 성당 안에서도 외부의 자연과 도시가 끊임없이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벽면에 생명의 숨구멍을 뚫어 놓았다고 합니다.



날것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공사 현장이 다시 한 번 보입니다.
좁고 깊은 돌벽 틈새로 성당의 첨탑 끝자락에 조각된 거대한 밀이삭과 성스러운 조각들이 바로 눈앞에 웅장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안전을 위한 철제 난간과 공사용 사다리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이 미완성의 테라스는,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매일같이
돌을 깎고 다듬어 온 장인들의 신성한 노동의 흔적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전술한 것처럼 가우디는 "내 건축주는 서두르지 않으신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며 하나님을 향한 완벽한 건축을 꿈꾸었다고 합니다.
이 공사용 사다리는, 그 끝없는 열정이 가장 높은 첨탑이 완성된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속삭여 줍니다.



성당의 높은 외벽 꼭대기에 자리 잡은 독창적인 조각품을 등지고 바르셀로나의 전경을 수평선 끝까지 바라봅니다.
가우디의 천재적인 조형미가 돋보이는 짙은 갈색의 입체적인 조각품은, 마치 바다 깊은 곳의 산호초나 하늘을 향해 자라나는 신비로운 식물의 싹을 닮아 있어, 자연을 닮은 가우디 예술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그 뒤편으로는 끝없이 펼쳐진 에샴플레 지구의 반듯한 격자형 거리와 푸른 공원들이 햇살을 받아 활기차게 빛납니다.
저 멀리 수평선과 맞닿은 하늘이 저의 마음을 시원하게 열어줍니다.
가장 높은 곳에서 바람을 맞으며 서 있는 이 순간이 도시 전체를 품에 안겨주는 가장 풍성하고 따뜻한 선물이 되어 줍니다.



또 다른 높이와 각도에서, 저는 성당 첨탑들의 기하학적이고 입체적인 아름다움을 마주합니다.
바로 눈앞에 놓인 둥근 항아리 모양의 석조 장식품이, 질감이 살아있는 돌벽과 대비를 이루며 묘한 안정감을 선사합니다.
그 너머로 성당의 외벽을 따라 층층이 솟아오른 첨탑들이, 마치 신을 향해 뻗어 나가는 거대한 나무줄기처럼 씩씩하게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습니다.
첨탑들의 머리맡을 장식한 파스텔톤의 과일 장식들이 파란 하늘과 멋진 대비를 이루며, 삭막할 수 있는 돌의 공간을 축제처럼 화사하고 사랑스럽게 변화시켜 줍니다.



가우디 건축의 정수이자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예술적 기적이라 불리는, 완벽한 기하학적 나선형 계단을 내려다봅니다.
위에서 수직 아래로 내려다본 계단의 모습은 기이할 정도로 아름다우며, 자연의 황금비율을 고스란히 담은 조개껍데기나 달팽이의 소용돌이를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습니다.
나선형을 그리며 중심점을 향해 무한히 빨려 들어가는 듯한 부드러운 곡선의 계단들은, 돌이라는 단단한 소재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유연하고 신비로운 율동감을 뽐냅니다.
가우디는 자연 속에 깃든 신의 법칙을 성당 안으로 들여오고자 했다고 합니다.
이 계단은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깊은 감동과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2026386.JPG

 

나선형 돌계단을 따라 직접 발걸음을 옮기며 반대로 윗쪽을 바라봅니다.
계단의 틈새 너머 중심부 깊은 곳에서 이쪽을 바라보는 다른 이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돌계단 하나하나를 밟을 때마다 터져 나오는 감탄사와, 좁은 통로를 울리는 나직한 발소리들이 마치 성스러운 동굴 속을 탐험하는 듯한 가슴 벅찬 긴장감과 재미를 줍니다.
지상으로 한 계단씩 내려갈수록, 하늘에서의 감동이 마음에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세계여행 클릭.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