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틸로 카타콤

2011.02.27 12:24

정근태 조회 수:13297 추천:56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지하묘지인 카타콤은 원래 그리스어로 ‘카타콤베’라고 하는데 그 의미는 ‘낮은 지대의 모퉁이’를 뜻한다고 합니다.

초기 기독교시대, 로마제국의 다양한 신들을 인정하기를 거부한 기독교인들은 황제들로부터 많은 박해를 받았는데, 이러한 박해를 피해 카타콤이라는 지하 묘지에 몰려들게 됩니다.

16세기에 초기 그리스도 교도의 지하묘지가 발견되면서 모든 지하묘지를 카타콤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지하에 묘지를 두는 풍습은 동방에서 전래되었으나 그리스도 교도에 대한 박해가 심해지면서 지하묘지의 풍습이 더욱 성행한 것으로 짐작되고 있습니다.

방문한 곳은 로마의 카타콤 중 가장 큰 규모인 카스틸로 카타콤입니다.

카타콤으로 내려가는 통로의 옆에 있는 작은 건축물에는 고대 로마시대의 기독교를 상징하는 상징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물고기 모양의 상징(ΙΧΘΥΣ, 익투스,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 구원자”의 그리스어 첫글자로 만든 단어로, 그리스어로는 물고기를 의미한다.)으로부터, 성령의 상징인 비둘기, 선한 목자의 상징 등이 있습니다.

외부에는 카타콤의 모습을 그려놓은 그림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카타콤의 구조는 지하 10∼15m의 깊이에 대체로 폭 1m 미만, 높이 2m 정도의 통행로를 종횡으로 뚫었고,



계단을 통해서 여러 층을 오갈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카타콤들은 화산암지역에 만들어져, 굴을 파는 것이 어렵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며 공기와 접촉을 하면 오히려 단단해져서 무너질 염려도 없었다고 합니다.

뿐만아니라 외부에는 잘 노출되지 않는 환기구까지 있어서 오랜 기간 지하 생활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또한 곳곳에 넓은 방처럼 되어있는 주요 인물의 묘실도 있고,

그 외에는 통로의 벽면에도 시체를 두는 공간을 일정하게 배치해 놓고 있습니다.





특별히 카스틸로 카타콤에는 세실리아의 성녀의 무덤과 조각상이 있습니다.



귀족출신인 그녀는 목이 잘리는 참수 대신에 목 뒤의 신경만을 베어 죽였다고 하는 데요,
죽는 순간까지 한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표현하기 위하여 왼쪽 손으로 하나를 묘사하고,
오른쪽 손가락으로는 삼위일체를 묘사하기 위하여 손가락 세 개를 펼쳤다고 전해내려오고 있습니다.(사진이 흔들린 것이 아쉽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진에서 손가락 부분만 ...)



여기에 남겨진 수많은 벽화는 고대와 중세 그리스도교 미술의 변천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예술사적인 관점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로마제국의 박해시대에는 그리스도 교도들의 피난을 겸한 예배장소로도 이용되었습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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