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원성왕의 괘릉

2010.11.14 12:16

정근태 조회 수:7182 추천:23

괘릉

경북 경주시 외동읍(外東邑)에는 798년경에 조성된 괘릉(掛陵)이 있습니다.



사적 제26호로 지정된 괘릉은 소나무가 울창한 넓은 능역(陵域) 가운데에 둘레돌[護石]을 돌린 원형 토분(土墳)입니다.


능비가 없어 누구의 능인지 확실하지 않으나, 《삼국유사》에 “원성왕릉이 토함산 동곡사에 있는데, 동곡사는 당시의 숭복사로 최치원이 비문을 쓴 비석이 있다”는 기록과 지금의 괘릉 인근에 숭복사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일반적으로 신라 원성왕의 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둘레돌은 판석과 탱주(撑柱)로 짜여져 봉토 밑에 있고, 그 위에 갑석(甲石)을 덮었습니다.
탱주에는 각각 방향을 따라 12지신상(支神像)이 양각되어 있습니다.



봉분과 멀리 떨어진 전방에 돌사자 2쌍과 문무인석(文武人石)이 각각 1쌍씩 배치되고, 그 좌우에 석화표(石華表)가 서 있습니다.



릉에서 바라본 능역입니다.



특히 이 돌사자들은 각각 동서남북의 4 방향을 지키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두 마리씩 마주보고 있는 사자들이 몸체는 서로를 향해 있지만,
고개를 돌려서 자기가 지키는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북쪽을 바라보는 요녀석은 다리까지 살짝 든 채로 재기발랄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든지 돌사자가 성문이나 무덤을 지키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유쾌한 모습을 한 사자는 찾아 볼 수 없다는 군요.

다음은 문인석입니다.

문인석의 얼굴은 찟어진 눈에 낮은 코, 전형적인 우리나라 사람입니다.





다음은 릉역 제일 먼 곳에 배치되어 있는 무인상입니다.
사실 이 곳을 찾아간 이유는 이 무인상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능역에 배치된 무인상은 왕의 경호원이라고 보면 딱 맞겠지요?
그런데 이 무인상의 얼굴은 우리 나라 사람의 얼굴이 아닙니다.



눈이 깊고, 코가 우뚝하고, 곱슬머리를 한 이 무인은 서역인(아라비아인)의 모습입니다.



왕의 경호원이었던 이들이 서역인이었다는 것은 당시에도 이미 서역과의 활발한 교류가 있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맞은편에 있는 무인상 역시 서역인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무인상은 발 부분이 훼손되었습니다.



그러나 릉역 왼쪽의 이 무인상은 온전한 형태로 남아서 당시의 동서문화교류를 웅변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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