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08.20 20:54
종교 자유와 이슬람 극단주의 전문가이자 과거 아프가니스탄에서 구호활동을 했던 마틴 파슨스(Martin Parsons)는 영국 시사매체 더 “크리틱(The Critic)”에 2026년 8월 8일 쓴 “The threat to Afghan Christians”를 통해 아프카니스탄 기독교인들이 처한 상황을 기고했습니다.

<<The Critic 의 보도 화면>>
파슨스는 기고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1996년 잘랄라바드에서 시작된 탈레반 통치
파슨스는 1996년 9월 1일을 회고한다.
이날 아프가니스탄 동부의 주요 도시인 잘랄라바드가 처음으로 탈레반에게 함락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사마 빈 라덴이 도시 외곽의 한 시설로 들어왔고, 그곳에서 장래의 테러 활동을 계획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파슨스는 노르웨이인 동료와 함께 잘랄라바드에 거주하던 초기 서방 구호활동가 가운데 한 명이었다.
탈레반이 갑작스럽게 도시를 점령하자 그는 파키스탄 페샤와르로 대피했고, 몇 주 후 국경이 다시 열리자 탈레반 통치하의 잘랄라바드로 돌아갔다.
2.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처형된 남자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외곽 마을의 주민이 자신의 이웃을 탈레반에 밀고했다.
그 이웃이 비밀리에 기독교를 믿고 있다는 것이었다.
탈레반은 그의 집을 수색해 아프가니스탄 성경을 발견했다.
그들은 그를 집 밖으로 끌고 나와 기독교 신앙을 버리고 이슬람으로 돌아가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그는 거부했다.
결국 탈레반은 그를 교수형에 처했다.
파슨스는 이것이 앞으로 벌어질 일들의 전조였다고 말한다.
이후 아프가니스탄 기독교인들이 살해됐다는 이야기들이 들려왔으며, 어떤 사람들은 지뢰밭을 걸어가게 해 인간 지뢰 제거원으로 이용된 뒤 죽었다는 증언도 있었다고 한다.
3. 탈레반 통치 아래에서 일상적으로 목격한 잔혹성
파슨스는 모든 이야기를 검증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매일 직접 목격한 탈레반의 모습은 매우 잔혹했다고 말한다.
시장에서는 사람들이 구타당했고, 사람들은 강제로 모스크에 가서 기도해야 했다.
탈레반이 ‘부도덕한 여성들’이라고 판단한 여성들의 시신이 강에 버려지는 일도 있었다.
여성들은 남성 가족 구성원 없이 거리로 나가는 것이 금지됐다.
파슨스는 이 조치가 수천 명의 전쟁 미망인들을 사실상 굶주림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었다고 설명한다.
도로 곳곳에는 탈레반 검문소가 설치됐고 차량이 수색됐다.
검문소에는 탈레반이 압수한 카세트테이프들이 장식처럼 걸려 있었는데, 탈레반이 음악을 비이슬람적인 것으로 규정해 금지했기 때문이다.
4. “탈레반의 행동은 예측 가능하다”
여기서부터 원문의 논지가 중요해진다.
파슨스는 오늘날의 탈레반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다고 한다.
그 이유는 탈레반의 행동이 상당히 예측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탈레반의 법과 행동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마드라사에서 수 세기 동안 가르쳐 온 이슬람 샤리아 법학서인 《헤다야(Hedaya)》에 상당 부분 근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5. 노예제 문제
파슨스는 2026년 초 탈레반의 새로운 형법에 ‘노예(slaves)’와 ‘주인(masters)’이라는 표현이 등장해 서방 언론에서 논란이 일었던 일을 언급한다.
그는 이것이 단순히 탈레반이 새롭게 노예제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그러한 용어들이 《헤다야》 자체에 등장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그는 비무슬림의 노예화가 샤리아의 주요 법학파들에서는 합법적인 것으로 취급돼 왔다고 주장하면서, 서구식 법률이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에서 그것을 불법으로 만들었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그는 미래에 탈레반이 공식적으로 노예제와 노예무역을 다시 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보코하람과 이슬람국가(IS)가 10여 년 전에 실제로 그렇게 했다고 덧붙인다.
다만 현재까지 탈레반이 실제로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6. 파슨스가 가장 심각하게 보는 것은 ‘배교법’
그가 정말로 우려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배교법(apostasy law)이다.
원문의 해당 부분을 직역에 가깝게 옮기면 다음과 같은 의미다.
이슬람을 떠나고 ‘회개’하기를 거부하는 제정신인 성인 남성은 3일 안에 처형한다.
여성은 종신형과 정기적인 구타를 받는다.
어린이는 성숙할 때까지 감옥에 가두고, 이후 성인에게 적용되는 형벌을 받게 된다.
따라서 지난 5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의 기독교인들, 파슨스가 약 1만 명 정도로 추산하는 사람들은 숨어 지내면서 끊임없이 거처를 옮기고 있다고 설명한다.
7. “우리는 당신들이 어디 있는지 안다”
파슨스는 이것이 단순한 과장된 공포가 아니라고 말한다.
탈레반이 2021년 8월 카불을 장악하기 전부터 아프가니스탄 기독교인들은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와 문자메시지를 받아왔다고 한다.
“우리는 당신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 우리가 당신들을 찾아갈 것이다.”
그리고 기독교인들이 다른 종교적 소수자들보다 특히 취약하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탈레반이 2001년 축출된 이후 2021년 다시 정권을 잡기까지 존재했던 서방의 지원을 받은 정부들이 아프가니스탄 기독교인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 결과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에 기독교인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발견한 기독교인들을 이슬람에서 배교한 사람들로 취급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더구나 파슨스는 이들 중 상당수가 실제로는 2세대 또는 3세대 기독교인이라고 주장한다. 즉 최근에 이슬람을 버리고 개종한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8. 힌두교·시크교·유대교 공동체의 몰락
파슨스는 탈레반이 1995~96년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기 전에는 상당한 규모의 종교적 소수자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특히 힌두교도와 시크교도 공동체가 20만~25만 명 정도였으며, 카불에는 회당을 가진 소규모 유대인 공동체도 있었다고 한다.
탈레반은 힌두교도와 시크교도를 비무슬림으로 식별하기 위해 노란색 천 표지를 착용하도록 강요했다.
파슨스는 이것이 나치가 유대인들에게 강요했던 표식과 상당히 유사했다고 지적한다.
탈레반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자 수 세기 동안 아프가니스탄에 살았던 이들 공동체의 남은 사람들이 대부분 인도와 이스라엘로 떠났다고 설명한다.
9. “아프가니스탄 기독교인들은 거의 유일하게 남은 비무슬림 소수자”
파슨스의 논지는 여기서 절정에 이른다.
오늘날 아프가니스탄 기독교인은 사실상 남아 있는 거의 유일한 비무슬림 소수자라고 그는 주장한다.
그리고 이들은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전체에서 비무슬림 인구를 종교적으로 ‘정화’하는 작업을 완성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두려워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파슨스는 매우 중요한 구분을 한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특정 집단을 살해한 사건을 많은 사람들이 ‘집단학살(genocide)’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1948년 집단학살협약(Genocide Convention)의 기준을 충족하려면 집단을 파괴하려는 의도(intent)를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는 《헤다야》와 탈레반의 법령에 배교자로 간주되는 사람들을 죽여야 한다는 명확한 내용이 있다는 점이 바로 그 ‘의도’를 입증하는 데 필요한 증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렇다. 아프가니스탄의 기독교인들은 집단학살의 위험에 처해 있다.”
10. “탈레반에는 두 가지 모습이 있다”
원문 후반부의 제목은 “The two images of the Taliban”, 즉 “탈레반의 두 가지 이미지”이다.
파슨스는 과거와 현재 탈레반 사이에 한 가지 중요한 변화가 있다고 본다.
오늘날 탈레반은 과거보다 기술과 미디어를 훨씬 잘 활용한다는 것이다.
2013년부터 탈레반은 카타르에 사무소를 두고 서방에 자신들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설명한다.
2020년 2월에는 심지어 《뉴욕타임스》에 “What we the Taliban want”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다고 지적한다.
그 글에는 탈레반 부지도자가 “살해와 불구가 되는 일이 멈춰야 한다고 확신한다.”는 취지의 부제가 붙어 있었다고 한다.
11. 현재 탈레반이 기독교인을 추적하는 방식
파슨스가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현재 탈레반이 즉각적인 대규모 학살을 시작하기보다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현재까지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취해온 행동은 주로
“누가 기독교인인지, 그리고 그들이 누구와 연결되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데이터 수집”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은 검문소에서 사람들의 휴대전화를 수시로 조사하고 데이터를 다운로드한다고 한다.
이것은 보수적인 이슬람 사회에서도 큰 분노를 일으켰는데, 다른 남성의 아내나 딸의 사진까지 탈레반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탈레반은 이슬람의 푸르다(purdah), 즉 남녀 간 엄격한 사생활·분리 규범을 침해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반체제 인사들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것이라고 정당화하고 있다는 것이 파슨스의 설명이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주장한다.
탈레반이 이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는 분명한 목적이 있으며, 장차 이 정보를 이용해 반체제 인사들을 제거하려 할 것이다.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기독교인은 그러한 반체제 집단 가운데 가장 큰 집단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