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09.23 07:48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입은 아프가니스탄 여학생들이 지난해 8월 수도 카불의 한 종교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카불=A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여성이 쓴 책을 대학에서 가르치는 것을 금지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아프간 고등교육부는 지난달 말 각 대학에 금지 도서 679권의 목록을 담은 공문을 보내 이들 책을 폐기하도록 했다. 공문에 따르면 당국은 이들 도서가 샤리아(이슬람 율법)와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금지 도서 목록에는 '화학 실험실 안전' 등 여성이 저술한 책 약 140권이 포함됐다.
금지 도서를 선정한 고등교육부 산하 위원회에는 이슬람 종교학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 소속 한 위원은 BBC에 "여성이 쓴 모든 책은 가르치는 것이 샤리아에 위배되기 때문에 전면 금지된다"고 말했다.
탈레반 당국은 금서 지정 외에도 인권, 민주주의, 여성학 등 다양한 주제의 18개 과목을 폐지하도록 대학에 지시했고, 200여 개의 다른 과목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탈레반은 2021년 아프간을 다시 점령한 뒤 여성이 중학교 이상 교육을 받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고 취업이나 남성 보호자 없는 외출을 막는 등 여성 인권을 억압해왔다. 지난해에는 여성이 집 밖에서 얼굴과 목소리를 노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발표했고, 여성에게 유일하게 허락된 고등교육 과정인 조산사 교육과정을 폐쇄하기도 했다.
한편 금지 도서 목록에는 이란인이 썼거나 이란에서 출판된 책 310권도 포함됐다. 그동안 아프간과 이란은 접경지대 수자원 문제를 둘러싸고 무력 충돌을 빚는 등 대립해 왔다. 이란 정부는 올해 들어 아프간 난민 180만여 명을 아프간으로 추방한 바 있다.
<한국일보에서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