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야마 성

2015.11.15 14:39

정근태 조회 수:5364

슬로베니아는 1991년 독립한 신생 국가입니다.
독립 전에는 유고슬라비아의 일부였습니다.

연방 국가였던 유고슬라비아에서 슬로베니아는 가장 잘 사는 지역이었습니다.
자신의 부(富)를 다른 연방과 평등하게 배분하는 공산주의 체제에 슬로베니아는 반기를 들었습니다.
국민투표를 거쳐 독립을 결정했고 중앙정부에 맞서 열흘간 전쟁을 치러 독립을 쟁취했습니다.





이후 구 유고슬라비아는 슬로베니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로 쪼개졌고,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는 2006년 6월 각각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로 분리되었으며,
2008년에는 코소보가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게 됩니다.


2015470.JPG

슬로베니아의 포스토이나 지역에는 프레드야마 성(Predjamski Castle)이 있습니다.
동굴 앞에 있는 성이라는 뜻을 가진 이 성은,
바위 절벽의 동굴에 지어진 세계적인 동굴 성으로 유명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동굴 성입니다.
절벽에 난 자연 동굴 앞에 성을 축조한 특별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 바로 앞의 푸른 잔디로 뒤덮 곳은 Cavalry Arena라고 하는데,
여름마다 중세 시대의 마상경기대회가 개최된다고 합니다.





이 성은 한 번에 완성되어진 것이 아니고요,
왼쪽 부분은 12세기에 지었고,
오른쪽 부분은 13세기에 지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간 부분은 르네상스 시대에 증축된 것이고,
결국 16세기가 되어서야 현재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성 안은 석회동굴과 연결돼 있고,
중세 시대에 사용되었던 예배실, 거실, 부엌, 고문실 등을 관람할 수 있다고 합니다만,
워낙 성을 많이 들어갔던 터라 패스~
다만 뒤 돌아 생각하니 절벽속의 성에 한번 들어가 볼 껄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1202년 처음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 프레드야마 성은 123m의 가파른 절벽 위에 서 있습니다.
성은 절벽 중간에 박혀 있고,
입구를 제외한 모든 부분이 절벽 속에 들어가 있습니다.
적군의 공격이 거의 불가능한 성입니다.
또 유사시에는 산 반대편으로 빠져나가는 비밀통로까지 갖춘 천혜의 요새라고 합니다.





특히 프레드야마 성은 황실의 독재정치에 반발한 15세기 프레드야마 성의 기사 에라스무스(Erazem Erasmus)남작의 전설로 유명합니다.
그는 어떤 경우에는 도둑으로, 또 다른 경우에는 악당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한때 오스트리아의 황제 프리드리히 3세의 손님이었던 에라젬은,
황제의 친구 중 하나(또는 친척)가 자신의 친구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칼을 뽑아 그를 살해하게 됩니다.
그는 붙잡혀 사형 선고를 받지만 이내 탈출에 성공하여 이곳을 그의 근거지로 삼게 된 것이지요.
혹은,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사이의 전쟁에서 그의 절친한 친구를 죽인 오스트리아 왕에게 대항해 헝가리를 지원하여 싸웠다고 합니다.
1484년, 오스트리아 황제는 트리에스테의 지사인 라바(Ravbar)는 그를 찾아 죽이라는 명령을 받게 됩니다.
오스트리아의 대군이 성을 포위하였으나 절벽 뒤로 이어진 비밀 통로를 통해 외부와 소통하면서,
끝내 굴복하지 않고 저항하며, 이 지역의 로빈훗과 같은 역할을 해 왔다고 합니다.
전설에 의하면, 라바의 부하들 중 아무도 에라젬의 거점 장소를 아는 이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오만한 에라젬은 가면을 쓰고 나타나 그들에게 성으로 인도해주겠다는 제안을 합니다.
그리하여 성의 위치를 알게된 라바와 그의 군대는 몇 달 동안 그 성을 포위 공격하지만 실패합니다.





성에서 7시 방향으로 아래쪽을 보면 작은 출입구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출입구도 하도 험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공격하기가 쉽지 않겠지요?
오스트리아군은 남작을 잡으려고 성을 공격했지만,
절벽이라 힘들어 차라리 밖에서 지키고 있으면 먹을 것이 없어 스스로 나오겠지 했는데,
겨울이 되어 라바의 병사들이 춥고 굶주린 상태가 되었을 때,
에라젬은 투석기에 구운 황소를 담아 던져 그들을 조롱했다고 합니다.
또 봄이 되자 에라젬은 이번엔 신선한 체리를 성 밖으로 던지지요.
그러자 라바의 부하들 사이에는 성 뒤의 동굴에는 일종의 낙원이 있어서,
일년 내내 모든 종류의 농작물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게 됩니다.
그러나 사실은 반대쪽으로 나가는 동굴이 있어서 그리로 물자들을 조달한 것이지요.
그러다 1484년의 여름, 에라젬의 하인들 중 한명이 라바에게 에라젬의 약점을 일러바칩니다.
두둑한 보상금에 매수된 그 배신자는
남작의 화장실의 위치를 적에게 알려주고,
자신이 신호를 하면 그리로 포탄을 쏘라고 했지요.
그리하여 미리 약속해둔 하인의 불빛 신호에 맞춰 라바의 부하들은 그곳에 대포를 발사하게 되고,
이 공격으로 위에서 쏟아지는 벽과 바위의 사태에 묻혀 에라젬은 그의 생을 마치고 맙니다.

예나 지금이나 내부를 잘 단속하는 것이,
외부의 공격을 막아내는 것 보다 중요한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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