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릉, 영릉

2017.04.16 20:22

정근태 조회 수:3462

2017078.JPG

여주에는 조선 제 4 대 왕인 세종(世宗, 1397~1450, 재위 1418~1450)과 소헌왕후(昭憲王后) 심씨(1395∼1446)를
합장한 무덤인 영릉이 있습니다.
조선 왕릉 중 최초로 하나의 봉분에 왕과 왕비를 합장한 능이기도 하구요,
조선 전기 왕릉 배치의 기본이 되는 능으로,
무덤 배치는 <국조오례의>를 따랐다고 합니다.
왼쪽에 릉으로 향하는 길 위를 걷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는데요,
이 길은 참도(參道)라고 하고,
신도와 어도로 나뉩니다.
특히 가운데 부분은 좌우보다 약간 높으며,
신도(神道)라고 합니다.
즉, 신령이 다니는 길입니다.
사진처럼 가운데 길을 다니는 것은 예에 어긋난 일입니다.
물론 어도(御道)도 참배하러 온 왕이 다니는 길이지요.




1446년(세종 28) 세종의 비인 소헌왕후가 죽자,
당시 광주(廣州, 현재의 서울시 서초구 내곡동) 헌릉(태종과 원경왕후 민씨의 무덤)의 서쪽 산줄기에 능이 조성되었습니다.
동쪽 방은 왕후의 무덤이고, 서쪽 방은 세종이 살아 있을 때 미리 마련하여 1450년 세종이 승하하자 합장하였습니다.
그런데, 세조 때 영릉의 터가 좋지 않다 하여 능을 옮기자는 주장이 나왔고,
1469년(예종 1) 현 위치로 이장을 하게 됩니다.
릉으로 가까이 가게 되면 맨 앞에 정자각(丁字閣)이 있습니다.
정자각은 말 그대로 丁자 모양을 하고 있는 전각인데요,
제례 때 제물을 차리고 제례를 드리던 집입니다.
동쪽과 서쪽에 오르는 계단이 있구요,
제사 때에는 동쪽으로 들어가서 서쪽으로 나오게 됩니다.




원래는 제사를 지낼 때 뒤로 능이 있는 쪽 문을 열어놓는다고 합니다만,
요즈음에는 평상시에도 이렇게 열어둔답니다.
정자각 안에 제상들이 있습니다.




영릉으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좌우로 계단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영릉에 도착했습니다.
영릉에는 병풍석이 없고 난간석만 설치되어 있습니다.
봉분 내부는 석실이 아니라,
관을 구덩이 속에 내려놓고, 그 사이를 석회로 메워서 다지는 회격(灰隔) 형식으로 되어 있답니다.
릉 앞에있는 2좌의 혼유석(돌로 만들어진 제상)은 합장릉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혼유석은 일반 묘의 경우에는 준비해 간 음식을 차려 놓는 곳으로 이용하지만,
왕릉에서는 무덤 속에 잠들어 있는 영혼이 나와 노는 공간으로 만들졌답니다.
난간석에 12지신상이 조각되어 있지 않고,
대신에 12지를 문자로 표현하여 방위를 표시하였습니다.




능에서 내려다본 능원의 모습입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정자각,
왼쪽에는 영릉비각이 보입니다.




왕릉의 구조는 대략 아래쪽에서 릉으로 진입하는 홍살문과 신도를 포함한 진입공간,
제사를 지내는 정자각 등을 포함한 제향공간,
그리고 제일 위쪽에 봉분이 있는 능침공간으로 나뉩니다.
계단 위쪽의 바로 이 부분이 능침공간인데요,
능 주변의 난간석이 담을 이루고 있고,
외곽에는 소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데,
특이하게도 영릉은 소나무들은 모두 능 쪽으로 절하듯 기울어 있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문인석과 석마의 모습입니다.




홍살문입니다.
홍살문은 이곳이 신성한 곳을 알리는 붉은색 나무문입니다.
위의 화살모양 살대는 법도의 곧고 바름과 나라의 위엄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정자각까지 연결하는 돌길은 참도라고 하는데
위에서 설명했습니다.




외곽으로 이렇게 참배객들을 위한 길이 놓여져 있습니다.




영릉에는 세종 당시의 과학적 발명품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훈민문 앞에는 측우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측우기는 비의 양을 측정하는 도구이지요.




물시계인 자격루입니다.




하천의 수위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제작한 측량기구인 수표입니다.




천체의 운행과 그 위치를 측정하던 천문관측기인 혼천의,
그 외의 많은 기구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풍수적, 유교적 전통을 근간으로 한 독특한 건축과 조경 양식을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제례의식을 통해 지금도 역사적인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점,
조선왕릉 전체가 통합적으로 보존·관리되고 있는 점 등을 조선 왕릉의 보존 가치로 꼽아,
2009년 6월에 조선왕릉 전체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였습니다.
조선 왕족의 무덤은 총 119기라고 하는데요.
능이 42, 원이 13기, 묘가 64기고.
능은 북한에 있는 2기를 제외한 40기의 능이 남한에 있습니다.
특히 영릉은 조선 최고의 성군으로 꼽히는 세종대왕의 릉이기에 꼭 한번 찾아 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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