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황도의 조선족촌

2010.09.30 12:03

정근태 조회 수:5919 추천:42

  

중국에는 진황도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중국 랴오닝성과 발해만에 접해있습니다.
진시황제가 불노초를 구하기 위해 동남동녀들을 파견한 곳이라는 인연 때문에 진황도(원래는 섬이었으나 바다를 메워 지금은 육지가 됨)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만리장성의 동쪽 끝인 산해관이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산해관도 보고 싶었지만,
목표가 조선족촌이었기에, 조선족촌으로 들어갔습니다.

조선족촌으로 들어가지 전에 작은 식당에 들러서 요기를 했는데,
한쪽 벽에 관우를 모시는 작은 상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관우는 충의와 용맹의 신으로 중국 민간 신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집집마다, 혹은 상가들에 이런 작은 제대가 매달려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조선족촌 입구입니다.
언뜻 보기에도 매우 역악해 보이는 마을입니다.



입구 왼쪽으로는 “조선족 문명 생태촌은 당신을 환영한다.”는 구호가 한문으로 쓰여있고,



오른쪽으로는 하북성의 소수민족촌이라는 돌비와,
조선족촌을 알리는 녹슨 철제 안내판이 퇴락해가는 마을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니 주민들의 반 이상이 한국으로, 혹은 대도시로 취업을 나가서,
대부분의 가정이 나이 많은 노인들과 돈벌러간 부모가 두고 간 손자녀들로 구성이 되어있다고 합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조선족촌의 명맥이 끊어지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실례가 조선족 소학교인데요,



이 학교도 이제는 조선족들보다 조선족이 아닌 학생들이 더 많다고 합니다.

학교 교사(校舍)입니다.



조선족촌 마을회관입니다.
조선족 마을의 각종 위원회들을 알리는 간판들이 다 한문인 것이 좀 어색해 보입니다.



마을회관 안쪽 담벼락은 “촌무공개란”, 즉 마을일을 알리는 게시판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역시 한글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마을엔 여전히 술집도 있고,,
(술집의 이름인 “아리랑”이 한문으로 쓰여있는 것은 더 어색하게 보입니다만,)



불고기 집도 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들이 그 전통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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