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의 누노비키 폭포

2017.09.04 22:14

정근태 조회 수:4719


일본 고베에는 누노비키폭포(일본어: 布引の滝)가 있습니다.
고베시 주오구의 누노비키 산(布引山) 일대를 흐르는 누노비키 계류(布引渓流)에 있는 4개 폭포를 합쳐서 누노비키폭포라고 합니다.




신고베역 측면을 돌아 산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가다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첫 번째 폭포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한여름이지만 폭포의 시원한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곳까지만 보고 올라가기를 멈추면 후회하게 됩니다.





계단을 올라가는 것이 쉽지 않지만,
이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훨씬 더 멋진 폭포를 만날 수 있습니다.


2017331.JPG

이제 폭포에 도달했습니다.
이 폭포는 "일본의 폭포 100 선”에 선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 누노비키폭포는 2단 폭포입니다.
윗부분의 폭포가 떨어져 소를 이루고,
그 소에서 다시 아래쪽으로 폭포수가 떨어집니다.





누노비키폭포를 배경으로 해서 다시 한 컷





사실, 이 누노비키 폭포는 특별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1904년 5월 이민을 위해 하와이로 가는 배를 기다리던 이응현이라는 한국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그 곳에서 일본인 전도사 구니야 히데에게 성경을 배우게 되고,
얼마 후에는 역시 하와이로 이민 가던 동료 손흥조도 같이 성경을 배우게 됩니다.





오른쪽이 이응현, 왼쪽이 손흥조입니다.
이들은 한자 필담으로 성경을 배웠고,
1904년 6월 11일 안식일 밤 자정이 지나서 바로 이 누노비키 폭포에서 침례를 받게 됩니다.
이들이 바로 첫 한국인 재림신자들이지요.





이 분이 바로 후일의 구니야 히데 목사입니다.
다음 날 이응현은 하와이로 가고,
손흥조는 수속 미비라는 문제가 생겨 미국 이민을 포기하고 귀국하게 되는데,
귀국하는 배 안에서 하와이에서 귀국하던 임형주를 만나 성경을 가르치게 됩니다.
서북지방의 개화파 지식인이자 감리교 신자였던 임형주는,
하와이에서 우리 동포를 위하여 계몽지도자로 일하다가 사정이 생겨 귀국하던 길이었습니다.
귀국하여 이름을 임기반으로 개명한 임형주는 고향인 평남 용강 주흥리에서,
손흥조는 고향인 부산 동래에서 재림 교회를 시작하게 됩니다.





둘이 함께 다시 포즈를 잡아봅니다.
앞의 바위에 새겨진 석루(石淚),
즉 돌의 눈물이란 글처럼,
폭포수는 하염없이 흘러 내립니다.





이런 멋진 이야기를 담고 있는 누노비키 폭포,
100년도 훨씬 지난 이야기지만,
폭포 앞에서 한 작은 사건으로 이루어진 큰 역사를 바라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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