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 야경

2015.11.26 16:23

정근태 조회 수:4828

2015484.JPG

헝가리의 수도인 부다페스트는 아름다운 경관과 역사 유적들을 가진 도시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야경이 멋있는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뉴브(도나우) 강을 사이에 두고 '부다'와 '페스트'라는 두 도시가 하나로 합쳐져서 현재의 ‘부다페스트’가 되었습니다.
'부다'에는 왕궁과 관청이 있고, 귀족 등 상류층, 지배층이 살았습니다.
'페스트'에는 주로 서민들이 살았고요,
야경을 보기 위해서 저녁에 나왔습니다.
인구는 180만이 조금 넘는 중유럽의 최대 도시입니다.
이 곳은 페스트 지역이고, 전형적인 저녁의 모습입니다.





이 곳도 역시 페스트 지역입니다.
클래식한 건물에 조명이 비춰진 모습이 환상적입니다.
아, 부다페스트의 페스트는 '도자기 굽는 마을'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부다페스트는 1896년, 영국 런던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유럽 대륙 본토에서는 최초로 지하철이 들어선 도시이기도 합니다.





부다에서 페스트지역으로 건너가는 다리입니다.
서쪽의 '부다'와 동쪽의 '페스트'는 각자 고유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독특한 분위기가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지요.





다리 위에서 바라본 부다 지역의 모습입니다.
아래에는 다뉴브 강이 흐르고,
왼쪽으로는 부다 왕궁이 보이고,
멀리 오른쪽에는 어부의 요새와 그 위의 마차시 성당이 보입니다.
저녁에도 잘 볼 수 있도록 조명이 되어 있어,
많은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야경입니다.





강변도로의 불빛과 선착장,
멀리 보이는 다리와 왕궁, 요새까지.
다뉴브 강변의 야경은 전체적으로 조화를 잘 이루고 있습니다.





페스트지역에서 강건너 바라본 왕궁의 모습.
강 이편의 철길과 선상 까페들이 어우러져 다뉴브 강은 보이지도 않지만,
황금색조명이 비치고 있는 왕궁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유명한 세체니 다리입니다.
이 다리는 1849년에 개통된 부다와 페스트를 잇는 현수교로,
부다페스트의 다뉴브 강을 가로질러 놓인 최초의 다리입니다.
다리의 이름인 세체니는 다리 건설의 주요 후원자였던 헝가리의 영웅인 세체니 이슈트반의 이름입니다.
이 다리는 영국의 설계기사 윌리암 클라크와 건축가 애덤 클라크가 초빙되어 건설하였습니다.
장식물들과 구조는 주철로 만들었으며,
잔잔한 기품과 안정적인 모습을 발산하여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손꼽힙니다.
밤이 되면, 380m의 케이블로 이어진 수 천개의 전등이 켜져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합니다.





페스트 쪽의 세체니 다리 위에서 바라본 어부의 요새 쪽입니다.
그 아래를 흐르고 있는 다뉴브 강은 부다페스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물로,
부다페스트는 "다뉴브의 진주", "다뉴브의 장미"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다시 페스트 지구입니다.
도시 한가운데 서있는 대관람차.
서 있는 위치가 좀 뜬금없이 보이기는 하지만,
저 위에 올라가면 야경이 더 멋있게 보일 것 같기는 합니다.
물론 흰 조명과 어우러진 대관람차 자체도 멋있기는 합니다.





부다 지구에서 강 건너 바라본 페스트 지구에서 가장 화려한 건물인 국회의사당입니다.
네오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국회의사당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 제국 시절,
거대했던 국가의 위상에 걸맞게 큰 규모로 지어졌습니다.
1896년 이곳에서 처음 국회가 열렸으며 1902년에 건물이 모두 완성되었습니다.
다뉴브 강을 따라 이어진 건물의 길이만 해도 268m에 이르고,
가운데 돔 위의 첨탑 높이는 1896년을 기념하기 위해 96m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사실 부다페스트는 이런 멋진 야경으로 유명한 도시이기도 하지만,
1956년의 반소련 투쟁으로도 유명하지요.
1945년 2차 대전 후 나치의 편을 들었던 헝가리는 소련군에 의해서 점령당한 후 소련의 위성 국가가 됩니다.
1956년 마침내 국민들의 불만은 커지게 되었고,
헝가리의 수도인 부다페스트에서는 폭동이 일어나 20여 만명이 무장을 하여 소련군에게 대항할 준비를 하였고,
여기에는 공산당원을 비롯, 중고등학생들도 참여를 하게 됩니다.
소련은 이를 진압하기 위해서 15만명의 소련 군대를 부다페스트로 파견하였고,
소련군은 주변 위성 국가에 대한 본보기로 잔학하게 이를 진압하였습니다.
누구든지 반항하는 사람들은 살해하였고,
도로엔 시체가 널리게 되었고,
반소 인사들은 모두 소련으로 끌려갔습니다.

우리나라의 김춘수 시인은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이라는 시로,
압박받는 민족의 연대감을 표하기도 했지요.





다음은 시 전문입니다.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 -- 김춘수

다늅江(강)에 살얼음이 지는 東歐(동구)의 첫겨울
街路樹(가로수) 잎이 하나 둘 떨어져 딩구는 黃昏(황혼) 무렵
느닷없이 날아온 數發(수발)의 쏘련製(제) 彈丸(탄환)은
땅바닥에
쥐새끼보다도 초라한 모양으로 너를 쓰러뜨렸다.
瞬間(순간),
바숴진 네 頭部(두부)는 소스라쳐 30步(보) 上空(상공)으로 튀었다.
頭部(두부)를 잃은 목통에서는 피가
네 낯익은 거리의 鋪道(포도)를 적시며 흘렀다.
- 너는 열 세살이라고 그랬다.
네 죽음에서는 한 송이 꽃도
흰 깃의 한 마리 비둘기도 날지 않았다.
네 죽음을 보듬고 부다페스트의 밤은 목놓아 울 수도 없었다.
죽어서 한결 가비여운 네 靈魂(영혼)은
監視(감시)의 一萬(일만)의 눈초리도 미칠 수 없는
다늅江(강) 푸른 물결 위에 와서
오히려 죽지 못 한 사람들을 위하여 소리 높이 울었다.
다늅江(강)은 맑고 잔잔한 흐름일까,
요한․슈트라우스의 그대로의 旋律(선율)일까,
音樂(음악)에도 없고 世界地圖(세계지도)에도 이름이 없는
漢江(한강)의 모래沙場(사장)의 말없는 모래알을 움켜쥐고
왜 열 세살 난 韓國(한국)의 少女(소녀)는 영문도 모르고 죽어 갔을까,
죽어 갔을까, 惡魔(악마)는 등 뒤에서 웃고 있었는데
열 세살 난 韓國(한국)의 少女(소녀)는
잡히는 것 아무 것도 없는
두 손을 虛空(허공)에 저으며 죽어 갔을까,
부다페스트의 小女(소녀)여, 네가 한 行動(행동)은
네 혼자 한 것 같지가 않다.
漢江(한강)에서의 少女(소녀)의 죽음도
同胞(동포)의 가슴에는 짙은 빛깔의 아픔으로 젖어 든다.
記憶(기억)의 憤(분)한 江(강)물은 오늘도 내일도
同胞(동포)의 눈시울에 흐를 것인가,
흐를 것인가, 英雄(영웅)들은 쓰러지고 두 달의 抗爭(항쟁) 끝에
너를 겨눈 같은 銃(총)뿌리 앞에
네 아저씨와 네 오빠가 무릎을 꾼 지금
人類(인류)의 良心(양심)에서 흐를 것인가,
마음 弱(약)한 베드로가 닭 울기 前(전) 세 번이나 否認(부인)한 지금,
다늅江(강)에 살얼음이 지는 東歐(동구)의 첫겨울
街路樹(가로수) 잎이 하나 둘 떨어져 딩구는 黃昏(황혼) 무렵
느닷없이 날아온 數發(수발)의 쏘련製(제) 彈丸(탄환)은
땅바닥에
쥐새끼보다도 초라한 모양으로 너를 쓰러뜨렸다.
부다페스트의 少女(소녀)여,
내던진 네 죽음은
죽음에 떠는 同胞(동포)의 恥辱(치욕)에서 逆(역)으로 싹튼 것일까,
싹은 非情(비정)의 樹木(수목)들에서보다
恥辱(치욕)의 푸른 멍으로부터
自由(자유)를 찾는 네 뜨거운 핏 속에서 움튼다.
싹은 또한 人間(인간)의 卑屈(비굴) 속에 생생한 이마아쥬로 움트며 威脅(위협)하고
한밤에 不眠(불면)의 炎炎(염염)한 꽃을 피운다,
부다페스트의 少女(소녀)여.

이러한 희생과 저항 정신은
1989년 7일 혁명으로 공산당을 퇴진시키고,
공산 위성국 중에서 제일 먼저 서방국가화 됨으로 결실을 이루었지요.

결국은 이러한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누군가의 희생의 공로임을 기억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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