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의 르왁 커피 공장

2015.07.07 16:11

정근태 조회 수:4171




여기저기 다니다가,
가이드의 “아무것도 안 사도 좋으니, 들러만 달라”고 해서 간 커피 공장,
발리가 커피로 유명하다는 가이드의 설명인데,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는 별로 기대가 없는 방문,,,





그런데, 입구에 웬 고양이가 우리 안에 있습니다.
알고 보니 사향 고양이.
바로 루왁 커피를 만들어 내는 녀석입니다.
커피에 관심이 없는 저도 한번 들어 본 ‘루왁 커피’,
이 ‘루왁’이라는 말은 커피 종류나 원두가 생산된 지역이 아니고,
동물의 이름입니다.
영어로는 ‘아시안 팜 시벳(Asian Palm Civet)’,
우리나라에서는 ‘말레이 사향 고양이’라고 불리는 사향 고양잇과 동물을,
그 서식지인 인도네시아에서는 ‘루왁(Luwak)’이라고 부른답니다.
그러니까 저기 웅크리고 있는 녀석이 바로 그 ‘루왁’이지요.
어두울 때만 활동하는 야행성 동물인 사향고양이는,
곤충이나 작은 포유류, 파충류, 새의 알도 먹지만,
과일과 커피 열매 등도 먹는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 사향 고양이가 들에서 따 먹은 커피 열매가
소화기관을 거치면서 위산과 효소의 작용으로 단백질이 분해되어 배설되는데, 이
배설된 커피콩으로 만든 커피를 ‘루왁 커피’라고 부른다네요.





소위 말하는 고양이 똥 커피가 생겨나는 거지요.
어떻게 이 고양이 똥에 섞인 커피를 마시게 된 걸까요?
18세기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에서는,
네덜란드인들이 커피 농장을 경영했는데,
막상 농장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아인 일꾼들은 커피를 맛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 일꾼들은 정상적인 커피를 마실 수 없으니,
사향 고양이 배설물에 섞인 소화되지 않은 커피 열매로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는데,
그 특이한 향이 소문이 나면서 네덜란드인까지 마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러 종류의 커피 원두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커피를 볶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뭔가를 설명하는데 귀에 들어오지는 않고,





오히려 한 쪽에 전시되어 있는,
커피 가루를 이용해 그렸다는 그림들에 눈이 갑니다.
커피의 향이 진하게 배어있는 그림이라고 할까요?


2015269.JPG

독특한 코뿔소 그림이 눈에 띕니다.





약간의 채색을 더하니 커피로 그린 그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그림이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재미있는 일도 참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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