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에서 왕실을 비판하려면 감옥에 갈 각오를 해야 한다. 언론인이라도 예외없다. 쿠웨이트의 유명 언론인이자 블로거인 모하마드 압둘카데르 알자셈은 알사바 왕가를 비판하고 셰이크 나세르 알-모하마다 알사바 총리를 비판하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는 이유로 현재 구금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알자셈은 왕실에 대해 “좀 더 민주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썼고, 총리에 대해서는 “행정관리가 미숙하고 부패했다”고 비판했다. 알자셈의 비판에 기분이 상한 쿠웨이트 왕실은 알자셈에게 항의문을 보낸 데 이어 지난달 11일 그를 구속시켰다. 왕실은 항의문을 통해 그가 쿠웨이트의 지배자를 능멸하고 정부 전복을 선동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자셈은 21일 이 같은 혐의들에 대해 법원에서 공개 재판을 받는다. 유죄가 확정되면 최고 18년간 옥살이를 해야 한다.
뉴욕에 근거를 둔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이 문제와 관련해 알사바 국왕에게 공한을 보내 “심각한 언론자유 침해에 경악하고 있다”면서 알자셈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걸프만의 아랍국가들은 언론자유를 보장한다는 헌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쿠웨이트의 이런 행위는 위범이다. 이 헌장은 또한 비판으로부터 왕실을 보호하는 조항도 갖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헌장이 기사의 출간 후 90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왕실은 5년 전의 블로그 기사까지 문제삼아 제소해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고 있다.
- 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