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을 따로 독립시킨 후의 수단 상황은 거칠 것 없는 이슬람화 행보가 진행되고 있다. 오마르 하산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은 지난 7월 6일, 새로운 헌법을 만들어 100% 이슬람국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이 말하면서 이웃 몇몇 나라에서 최근 이슬람성향이 강한 정당이 집권하고 있음을 들어 수단의 이슬람화는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으며 일종의 대세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오래 전부터 예견되어 왔던 것이기도 하다. 수단은 오래 전부터 이슬람화를 추진해 왔다는 점, 그리고 국내의 강력한 비이슬람지역을 남수단으로 분리독립시켰다는 점, 또 수단은 한때 오사마 빈 라덴이 은거했던 적이 있을 정도로 이슬람강성 성향이 지배하는 나라라는 점 등이 그 근거이다.

바시르 대통령은 다소 신비적 성향이 강한 수피 이슬람 지도자들 앞에서 행한 연설에서 남수단의 독립이라는 새로운 상황에 맞는 새로운 헌법 제정의 필요성, 즉 개헌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그 내용은 수단을 완전한 이슬람국가로 규정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연설에서 “새 헌법은 수단의 새로운 환경을 충분히 감안하여 100% 이슬람 국가의 헌법이 될 것이다. 공산주의와 세속주의, 서구자본주의나 정치체제 등 이슬람주의에 반하는 모든 사상과 사조는 배격될 것이다. 나는 이슬람을 믿지 않겠다는 사람에게는 ‘이슬람만이 정의이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국가가 보장해 줄 권리나 혜택은 없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지난 아랍의 봄의 상황에서 수단에서는 바시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무풍지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정권의 안전을 공고히 하기 위해 이슬람 지도자들과의 유착을 강화하는 한편, 석유수입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을 국민들에게 충분히 돌리는 경제정책을 구사하는 한편, 정권을 안전하게 지켜줄 새로운 헌법 제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새 헌법 제정을 위해 각 정파의 대표와 수피 이슬람계 대표들이 함께 하는 개헌위원회가 발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 연설에서 구체적인 개헌일정과 향후 정치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1989년 쿠데타로 집권한 이래 강력한 이슬람화를 추진하여 국내에 가장 영향력 있는 세력인 이슬람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100% 이슬람국가라고 보기는 어려운데 이제 개헌을 통해 이를 완성하려고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슬람계는 앞으로 민중봉기, 민주화 요구 등에 직면하더라도 현재의 기득권을 잃고 종교적 세속국가로 돌아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계속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수단의 이슬람화는 지금도 상당하다는 근거로 들 수 있는 사례는 많다. 예를 들어서 수단은 음주, 간통 등의 반 이슬람 윤리 범죄에 대해 채찍형을 집행하는 몇 안되는 나라이다. 또 간혹은 간통한 여성에 대해서 투석사형형이 선고되기도 한다. 이미 집권 23년째인 바시르는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오래된 장기 집권자 가운데 하나이다. 게다가 그는 다르푸르 사태로 말미암아 국제형사재판소에 의해 수배되어 있는 신분이기 때문에 민중봉기나 정적들의 쿠데타 등에 의해 실각하고 국외로 도피할 경우 바로 체포될 수도 있다. 때문에 그는 대통령직을 평생직장으로 여기고 대통령직을 가지고 인생을 마쳐야 하는 절박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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