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커스만 보면 과연 이 나라가 1년 반째 내전을 겪으며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나라가 맞는가 하는 의심이 든다. 자동차, 택시, 버스 등이 거리를 메우고 다니고, 상점도 평소와 다르지 않게 열려 있다. 사람들은 편하게 도시를 활보한다. 도시의 일상 그대로이다. 그러나 이는 낮시간의 이야기이다. 밤이 되면 교외 지역에서부터 들려오는 폭탄 터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시내의 주요 지점에는 해가 지면 검문소가 설치된다. 야심한 밤을 이용해 폭탄테러 차량이 도시로 들어올 가능성을 경계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몇 개월 동안 다마스커스에서는 심야시간대에 폭탄테러 사건이 몇 차례 발생했었다. 비교적 평온하다는 다마스커스조차도 밤에는 상황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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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픈도어선교회 소속 활동가들이 현지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시리아를 방문했다. 시리아의 상황은 아사드 대통령 자신이 최근 내전이라는 표현을 썼을 정도로 좋지 않다. 반정부 세력과 아사드 정부군 간의 전투는 16개월째 계속되고 있으나 상황이 종료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장기간의 내전은 경제를 마비시켰다. 많은 시리아인들이 직업과 직장을 잃었다. 결과적으로 실업률은 크게 올랐다. 이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난국은 사람의 신앙심을 키우는데는 도움이 되는 환경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신앙의 역설이다. 오픈도어선교회 방문팀이 만난 현지의 신앙지도자들도 많은 신자들이 과거보다는 절박하게 하나님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안팎으로부터 가해지는 박해에도 불구하고 신앙에서 이탈하는 사람들의 수가 의외로 적다는 이야기도 했다. 또 적지 않은 신자들은 ‘하나님께서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이용하셔서 그분의 나라를 확장시키실는지 기대가 된다’고 이야기 했다. 한 시리아인 목사는 “나와 아내는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도망하지 말고 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고 있다. 지금은 우리가 도망할 때가 아니라 도망하지 못하고 고통을 고스란이 당하고 있는 신자들과 불신자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의문과 질문에 답변을 주어야 하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해주어야 한다. 교회의 입장에서 지금의 상황은 많은 고통 당하는 영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기회이다. 그들은 우리가 내미는 손에 쉽게 마음을 연다.”고 말해 지금이 전도의 절호의 기회임을 역설했다.

한 목사는 이런 사례를 소개했다. “어제, 우리 교회의 한 교인이 은행을 갔었다. 은행을 찾은 사람들은 이미 긴 줄을 만들어 서 있었다. 그는 줄 맨 뒤에 자리 잡고 차례를 기다리면서 어떻게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알려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줄의 행렬에서 한발 벗어났다. 줄을 서서 은행 용무를 보기를 포기한 대신 줄 서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복음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맨 앞에 있는 사람과도 이야기하고, 뒤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사람들과도 이야기했다. 그는 마침 여러 권의 성경을 가지고 있었는데, 복음을 충분히 설명하고, 복음을 좀 더 알기를 원한다고 답한 사람에게만 성경을 나누어 주었는데도 20권이나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물론 내전의 상황에서 많은 교회가 문을 닫았고, 많은 신자가 시리아를 떠난 것도 사실이다. 또 지금도 많은 신자들이 시리아를 떠날 기회만 찾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방문팀이 만난 한 교역자는 아직 시리아를 떠날 생각은 없지만 혹시라도 교회를 닫고 시리아를 떠날 경우에 대비해 귀중품이나 값나가는 물건, 그리고 없어져서는 안될 것들을 따로 안전한 장소로 옮겨 놨다고 한다. 그 교역자는 폭력과 전쟁의 상황이 자신이 사는 지역까지 닥치게 될 경우에 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 그러한 상황이 오면 많은 신자들은 떠나겠지만, 자신은 남아 있을 생각으로 마음의 준비를 하며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시리아 기독교계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에 위치하여 내전의 피해를 별로 입지 않은 교회를 중심으로 기독교인 난민들과 내전을 겪는 교회를 돕기 위한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 오픈도어선교회 등 미국과 유럽의 기독교 선교단체들과 자선단체들이 시리아의 기독 난민들을 돕기 위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실제로 이미 많지는 않지만 수백 세대의 시리아 난민들에게 음식과 위생용품, 의약품 등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난민들이 안전한 지역으로 몰리다보니 상대적으로 주택난이 발생하고 있다. 반면 난민들은 가진 돈이 많지 않다. 때문에 안락한 생활을 포기하고 여러 가족들이 돈을 모아 아파트를 한 채 빌려서 함께 기거하는 경우가 많다. 이 마저도 돈이 떨어지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생필품이나 음식을 사먹기가 어렵다. 이들에게 음식과 의약품 등이 전달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픈도어선교회 방문팀은 실제로 방 두 개짜리 아파트에서 16명이 살고 있는 현장을 확인하기도 했다.

 

 

 

 

- 푸른섬 선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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