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카다피…이탈리아 ‘발칵’

2010.08.31 22:43

정근태 조회 수:4021 추천:43



“전유럽 이슬람으로 개종해야”
“리비아서 여성 더 존중” 주장

이탈리아를 방문중인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연일 특유의 ‘튀는’ 언행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양국 우호조약 2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29일 이탈리아를 찾은 카다피는 30일 만찬 연설에서 “유럽이 불법 이주자들로 ‘검은 유럽’이 되지 않으려면 유럽연합이 리비아에 해마다 최소 50억 유로를 지불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내일의 유럽은 또다른 아프리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비아가 아프리카인들의 유럽행불법이민의 입국장이 되고 있는만큼, 리비아 국경에서 그것을 막는 비용을 대라는 논리다. 그는 “이탈리아도 자신의 ‘불법이민 종식’ 계획을 지지한다”고 주장했지만, 옆에 서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침묵을 지켰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31일 전했다.

카다피는 또 이날 로마에 있는 리비아문화센터에서 동원된 젊은 여성 200명을 모아놓고 한 강연에서 “서구보다 리비아에서 여성들이 더 존중받는다”며 “리비아 남편감 물색을 도와주겠다”고 제의해, 이탈리아 남성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카다피는 앞서 전날에는 리비아 대사관에서 70~80유로를 주고 동원한 500명의 젊은 여성들에게 이슬람에 대한 설교를 하고 코란을 나눠준 뒤 “이슬람이 모든 유럽인들의 종교가 돼야 한다”며 기독교도들의 이슬람 개종을 촉구했다. 참석 여성 3명이 즉석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유럽연합 회원국이자 로마 가톨릭의 본산인 이탈리아는 발칵 뒤집혔다. 야당과 친바티칸 성향의 의원들은 베를루스코니가 카다피의 무례함에 항라는 프의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탈리아 보건장관을 지낸 로시 빈디 민주당 대표는 “카다피의 강연은 이탈리아 여성들의 존엄에 대한 고의적 침해”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리비아에서 가톨릭 개종을 선교하면 살아돌아오지 못할 것”(기민련), “카다피가 이탈리아에 발을 내려놓는 순간부터 이 나라를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다”(이탈리아의 가치)는 정치권의 비난도 쏟아졌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그러나 “그런 비판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에 갇힌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 아이들과 국제사회의 이익을 위해 미래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리비아는 32년간 이탈리아의 식민지배(1911~1943년)를 받았으나, 지금은 이탈리아의 석유·천연가스 공급국이자 주요 투자국이 됐다. 이탈리아는 식민지배에 대한 보상으로 리비아에 향후 20년간 50억 달러를 고속도로 건설 등 사회간접시설 투자로 지불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기업 컨소시엄들이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양국은 또 이탈리아 해군이 지중해에서 불법이민 선박을 나포해 리비아로 강제송환하는 협약에도 합의해, 유엔난민기구과 국제인권단체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 인터넷 한겨레에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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