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외국인 선교사 5명 추방

2009.12.21 19:02

정근태 조회 수:3777 추천:50



모로코에서 외국인 5명이 불법 개종혐의로 체포되어 구속되었다. 두 명은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적이고, 두 명은 스위스인, 또 한 명은 구아테말라인 등으로 모두 선교사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들은 모두 구속되어 일정 기간 조사를 받은 뒤 추방되었다. 모로코에서는 모로코인들의 개종을 유도하거나 권유하는 일체의 행위는 범죄이다. 물론 헌법은 각자의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이 헌법조항은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하고 있다.

모로코의 제1야당 소속의 의회 의원인 모함마드 레다 벤칼도운은 지리적으로 볼 때 모로코는 아프리카와 유럽의 사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의 이질적인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로코의 법률적, 혹은 문화적인 제도는 이러한 지리적 여건과 현실과 맞지 않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게다가 신앙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헌법조항까지 무시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 어디에도 다른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정은 없는데도 샤리아법이 신앙의 자유를 구속하는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바에 따르면 선교사들은 모로코인들에게 이슬람과는 다른 종교를 전하는 과정에서 아무래도 새로운 것에 대한 저항감이 적은 젊은세대들을 겨냥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경찰이나 행정당국에서는 이러한 선교사들의 행위가 모로코의 이슬람 신앙의 미래의 기반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모로코는 선교사의 활동을 범죄로 보고 있을 뿐 아니라 자국민들의 개종행위를 법으로 처벌하고 있다. 1960년대와 1980년대에도 많은 이들이 바하이교로 개종했다가 적발되어 처벌된 제법 규모가 큰 사건이 있었다. 또 같은 이슬람임에도 이란이 모로코에 시아파 이슬람 사조를 퍼뜨린다는 이유로 단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사회의 안전을 무너뜨리는 활동을 미연에 막고 있는 것일 뿐 개인의 자유를 구속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변한다.

헌법만 봐도 한쪽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구절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쪽에서는 이와는 대립되는 구절도 있다. 헌법 안에서 국왕을 신앙의 지도자로 규정한다. 헌법은 국왕을 이슬람의 수호자라고 규정한다. 그렇게 되면 모로코에 살고 있는 다른 종교인들 예컨대 기독교인이나 유대교인이 있다면, 이슬람의 수호자를 국왕으로 섬겨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결국 개인의 신앙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구절로 인하여 모로코가 세속 이슬람 국가인가 생각하다가도 국왕을 이슬람의 수호자라고 하니 세속국가라고 보기도 어렵게 된다.

서방국가의 입장에서 볼 때 모로코는 다른 북아프리카의 이슬람 국가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신앙과 표현의 자유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모로코 안에서 활동하는 인권운동가들이나 독립언론인들, 심지어 이슬람주의자들 조차도 자신의 주장과 행동이 순니 이슬람 신조와 부딪히게 될 때 적지 않은 억압을 경험하게 된다. 지난 한 달 동안에도 황당한 사건이 있었다. 일단의 젊은 언론인들이 모로코의 이슬람 문화에 반기를 들고 상징적으로 공원에 도시락을 싸들고 가 둘러 앉아 함께 식사를 나누는 퍼포먼스를 별였다. 즉시 경찰이 출동했고, 주동자 규명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이 모임을 주도한 사람은 프랑스어 잡지사에서 일하는 젊은 여성으로 밝혀졌고, 구속되었다가 프랑스로 추방되었다.




-푸른섬선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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