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 한국인 선교사 단속 당한 듯

2011.06.01 19:21

정근태 조회 수:4891 추천:6




아제르바이잔에서 기독교인들이 성경을 압수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5월 28일, 숨가이라는 해변 도시에서 두 곳의 교회가 보안군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단속을 받았다. 이에 앞서 5월 15일에는 이날 경찰이 찬양교회라는 교회의 일요일 오전 예배를 급습했다. 당시 이 교회는 한 식당을 빌려 예배를 하고 있었다. 당시 경찰 쪽에서 출동한 인원은 15명이었다. 두 차례의 단속으로 두 교회의 신자들은 각각 현지 노동자의 2주치 평균 임금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 받았다. 참고로 이 지역의 평균 임금은 월 440달러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단속을 당한 대부분의 교인들은 이보다 훨씬 수입이 적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은 또 이 교회들을 이끄는 목사의 집을 직접 찾아가 그의 활동을 심문했다고 한다. 5월 17일에는 또 20명 가량의 경찰과 주위원회 소속 요원들이 한 한국시민권자의 집을 급습하여 기독교인들의 예배 현장을 적발하고, 성경을 포함한 서적 60권을 압수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경찰서로 끌려가 조사를 받은 후 자술서를 제출하고 풀려났다. 이 한국시민권자의 이름과 신상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압수된 서적은 5월 28일 현재 돌려 받지 못하고 있다고 이 한국인은 말했다.

내무부는 이번 단속에 대해 아제르바이잔의 법률상 식당이나 개인의 집에서 열리는 종교집회는 모두 불법이므로 단속은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단속이 늘어난 것은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이 정치와 종교의 문제에 대한 강경방침을 천명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아제르바이잔은 인구 900만 명 가운데 상당수가 이슬람을 믿는 사실상의 이슬람 국가이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아제르바이잔이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후부터 집권했던 헤이다르 알리예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2003년에 권력을 물려 받은 부자 세습 대통령이다. 그는 2008년부터 집권 2기의 임기를 시작했지만, 2008년의 선거는 제 1 야당의 선거 거부 속에서 치러진 선거였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곧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릴 유로비전송콘테스트를 앞두고 분위기를 다잡는 차원에서 정치와 종교 부문의 단속의 필요성을 천명한 바 있다. 유로비전송콘테스트는 올해로 56회째를 맞는 전통 있는 대중음악경연 가요제로 아제르바이잔의 수준에서 보면 범국가적인 역량을 결집하여 치러야 하는 행사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제르바이잔이 국제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는 계기이기도 하고, 수많은 방문객과 관광객들로 인해 반갑지 않은 외세 문물과 자유스런 풍조가 들어와 국민들의 마음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를 했던 것이다.

인권운동가들도 이번 행사에 맞추어 아제르바이잔의 억압받는 인권과 독재정치, 그리고 종교의 자유 등에 대한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려고 애쓰고 있다. 인권운동가들은 종교 문제, 혹은 민주화를 요구하던 야당과 재야의 운동가들이 어처구니 없이 마약밀매 혐의, 매춘혐의 등을 뒤집어 쓰고 감옥에 2년 반 넘게 갇혀 있는 현실 등을 페이스북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 고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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