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민중봉기 후 콥틱교회의 입지는

2011.05.06 17:34

정근태 조회 수:4879 추천:18



이집트에는 곱틱교회라는 오래된 기독교회가 있습니다.
이슬람 사이에 있는 곱틱교회의 진로에 관하여 분석한 글입니다.


이집트에서 민중봉기가 한참 진행 중일 당시, 국내 언론에서는 민주화라는 명제 앞에 이슬람과 현지의 콥틱교회가 하나되었다는 식의 보도가 여기 저기서 나왔던 적이 있다. 그러나 이는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고, 또 이런 식의 연합이 그리 오래갈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 지난 1일 오전, 카이로에서는 콥틱교인들의 미사가 있었다. 참고로 이집트의 콥틱커뮤니티는 중동 최대의 기독교 집단이다. 이집트의 8200만 명의 인구 가운데 10% 이상이 콥틱교인일 정도이다.

콥틱교회의 역사는 마가에 의해서 2천 년쯤 전에 시작되었다고 전해 진다. 2천 년이 지난 지금 상당한 정치적 불안정성 속에서도 그들은 고대 교회의 전통을 상당히 잘 보존하고 지키고 있는 중이다. 포아드 포트로스 미카엘이라는 콥틱교인은 “나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호하고 계신다고 느껴진다.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하실 것이고, 도우실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위가 한참이던 시기에 기독교인들과 이슬람 신자들은 타히르 광장에서 함께 모여 무바라크의 하야를 외쳤다. 당시만 해도 그림이 좋았다. 어떤 이들은 코란을 손에 들고, 어떤 이들은 십자가를 손에 들고 나와서 함께 “이슬람과 기독교인, 우리는 모두 이집트인이다.”라고 외쳤었다.

카이로에 있는 알아람정치전략연구센터의 나빌 아브델 파타는 당시의 상황을 회상하면서 “이것은 새로운 정신적 흐름이다. 나는 그 당시의 상황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오래 동안 종교적 차별이 존재했던 이집트의 상황에서 그것은 이변이고 기적 같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시간이 좀 지났다. 4월 들어 카이로 외곽에서 이슬람 신자들이 교회를 불태우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이 나자 약 1천 명의 콥틱교인들이 카이로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종교적 충돌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고, 사망자도 발생하고 있다.

무바라크 치하에서 기독교인들은 공직에 진출하기도 어려웠고, 영향력 있는 자리에 있었다해도 축출당하기가 다반사였다. 의회 의석에서 기독교인 의원의 비중은 2%도 안되었다. 교회 건물을 지으려하거나 교회를 설립하려고 하면 갖은 제약에 시달려 어려웠다. 또 적지 않은 사회제도와 법률이 이슬람 정신을 반영하고 있다. 카이로에 있는 아메리칸대학교의 정치학교수인 사마르 솔리만은 앞으로 기독교인들에게 좀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 같다고 예측했다.

그는 또 적어도 상황이 기독교인들에게 더욱 어려워질 것 같지는 않고, 적어도 국가로부터 오는 차별은 다소 누그러질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의 입지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은 정치개혁이 어떤 방향으로 얼마나 큰 폭으로 진행되느냐에 달려 있다. 또 양 종교 집단 간의 문화적 편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또 모든 이슬람 신자들이 다 콥틱교인들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가지고 증오하는 것은 아니다. 여행 가이드인 야세르 마그디는 “나는 이슬람 신자이다. 그러나 콥틱교를 믿는 친구들과도 친하다. 나는 이슬람 신자이듯, 그는 기독교인이다. 그것인 무슨 문제인가  우리는 서로의 생각을 존중해 주고 있다.”라고 말한다.

알 아람 센터의 파타는 무바라크의 시대가 종식된 지금, 양종교간의 배타성은 극복될 여지가 없지는 않다고 말한다. “새로운 정치체제와 정당, 그리고 사회시스템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 와중에서 양종교의 공존을 모색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이집트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조직화된 정치집단은 무슬림형제단이다. 형제단은 지난 정권 치하에서 불법단체로 탄압을 받아왔다. 형제단의 지도자를 역임했던 한 인사는 과거 형제단이 폭력적인 수단을 동원한 무력투쟁을 벌인 것이 사실이지만, 이집트의 정게의 주류 세력으로 등장한 이상 과거의 폭력노선을 청산할 것으로 내다 보았다. 즉 형제단이 정계를 좌지우지 하겠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유연한 모습으로 변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메리칸대학의 솔리만 교수는 콥틱교인들이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을 창당할 수도 있고, 이 것이 어렵다면 일부 정파와 연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특히 지금은 새로운 정치체제가 만들어져 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많은 다양한 정치운동세력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기이고 그만큼 콥틱교회의 정치세력화에도 적절한 기회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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