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AP/뉴시스】이집트에서 그동안 정권을 쥐었던 군부가 순순히 민선 대통령에게 권력을 넘겨줄 것인지가 관심사가 된 요즘 이집트에서는 과격한 이슬람주의에 대한 공포가 겹치고 있다.

최근 수에즈에서 벌어진 한 대학생의 피살은 그 단적인 경우다.

지난달 25일 공원에서 한 대학생이 애인과 데이트를 즐기고 있을 때 수염을 기른 3명의 남자가 나타나 그들은 결혼하지 않았으니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학생이 반발해 한바탕 논쟁이 벌어진 끝에 3명의 남자 가운데 하나가 학생을 칼로 찔러 죽였다.

많은 이집트인들은 이 사건으로 놀랐다. 그들은 이슬람주의자가 대통령이 된 이제 이슬람 율법을 강요하는 바람이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슬람주의자들은 지난해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정권의 붕괴로 힘을 얻어 정당들을 결성해 70%의 의원을 당선시켜 비록 법원에 의해 해체되긴 했으나 의회를 장악하기도 했다.

이에 온건한 무슬림 신도들과 자유주의자 및 여성단체는 모함메드 모르시의 대통령 당선으로 이집트의 세속적인 전통은 말살되고 8200만 국민 대부분이 무슬림 신도인 이 나라의 사회구조가 철저히 이슬람화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이집트에서 흔한 16인승 미니버스 운전기사들은 여성과 남성을 구분해서 앉히라는 강요성 권고를 받고 있으며 여성 전용 미용실들은 남자 종업원을 내보내지 않으면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위협을 받고 있다.

내무부 관리들은 지난번의 대학생 사건이 과격한 이슬람 단체와 연관됐다는 구체적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으나 그런 공포가 가신 것은 아니다.

실은 대학생이 피살되던 날 나일델타의 샤르키야주에서는 한 음악인 형제가 결혼에서 연주를 하고 집에 돌아오다 살해됐다고 관리들은 발표했다. 이슬람에서 음악은 종교적 계율을 흐트러뜨리는 해로운 존재로 금지되고 있다.

사건 후 극보수적인 이슬람 분파인 살라피스 무슬림 2명이 체포됐으나 그 살인이 종교적 동기에 의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관리들은 말했다.

그러나 피살자들의 고향인 아부키베르의 주민 수천 명은 이를 이슬람 극단파의 소행으로 보고 항의 시위를 벌였으며 이슬람의 지역 자선단체 사무실을 파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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