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여배우의 비극

2009.03.03 11:53

정근태 조회 수:4513 추천:35



ㆍ‘탈레반 살해표적’ 목숨건 도피…남편은 피살

“다시는 연기를 할 수 없다는 슬픔보다 당장 목숨을 걱정하는 공포가 더 큽니다.”

한때 아프가니스탄에서 유머 넘치는 연기로 사랑받는 여배우였던 파윈 무시타켈(41·사진). 그는 3개월째 수도 카불에서 도망다니는 신세다. 이슬람 근본주의에 따라 여성의 사회활동을 부도덕하고 타락한 행위로 보는 탈레반이 최근 아프간에서 세력을 확장하면서 무시타켈이 표적이 된 것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일 아프간이 다시금 ‘여성들의 지상 지옥’으로 변해가고 있다면서 그의 사연을 전했다.

무시타켈이 19살 나이로 데뷔하던 1970년대 카불은 아프간 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스카프로 머리를 가리지 않고 미니스커트를 입은 채 거리를 마음대로 활보할 수 있었다. 연극 무대는 정부의 지원과 함께 동경받는 자리였다. 97년 탈레반의 집권으로 잠시 무대에 서지 못했지만, 2001년 미국의 침공으로 탈레반이 카불에서 사라진 이후 무시타켈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현지 다리어로 번안한 연극과 TV 드라마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최근 18개월간 탈레반이 부쩍 세력을 강화하고 카불 외곽까지 점령하면서 무시타켈에 대한 위협이 거세졌다. 남편 나와 굴은 “TV에 부인이 등장하지 않게 하라”는 협박에 시달리다 지난해 12월 괴한에게 피살됐다. 이후 무시타켈은 두 아이와 함께 친구 집을 며칠씩 전전하며 숨어 살고 있다. 그는 “분위기가 전혀 달라졌다”며 “날마다 점점 많은 여성들이 사회활동에서 쫓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피로와 스트레스에 찌든 무시타켈은 “내 연기가 남편을 죽게 만들었다. 이 나라를 아예 떠나는 것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도 했다.

위협에 시달리는 것은 무시타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아프간에서 유명한 여성 경찰관 말랄라이 카카르가 살해된 것을 시작으로 여성 언론인과 교사, 외국인 구호활동가 등이 잇따라 목숨을 잃었다. 11월에는 칸다하르 지역 여학교에서 염산으로 여교사와 학생들을 공격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유엔여성개발기금(UNIFEM)의 테레사 델란지스는 “한 명 한 명 여성들이 살해됐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남은 여성들은 오싹한 공포에 사로잡힌다.

- 인터넷 경향신문에서 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64 <10> 부르사, 신의 축복이 이교도에게도 널리 베풀어지길 - 민병욱의 이슬람에게 공존을 묻다 . file 정근태 2013.05.12 4304 0
163 휴대전화 가진 죄? 돌팔매에 죽는 이슬람 여성들 정근태 2013.10.01 4305 0
162 이태원은 지금 금식(禁食)중 정근태 2008.09.09 4346 36
161 한국 이슬람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전망(2) 정근태 2014.05.18 4350 0
160 세계인구 63%, 종교적 배타성 지역에 거주 정근태 2012.09.28 4353 0
159 프랑스 부르카 금지법에 이슬람권도 반발 정근태 2011.04.17 4357 31
158 이집트, 종교다른 남녀간의 사랑이 살인 불러 정근태 2009.03.10 4373 36
157 LG전자, 코란 읽어주는 TV 출시 file 정근태 2008.09.21 4387 46
156 파키스탄 교회, 기독교계 난민 구호에 나서 [1] file 정근태 2009.05.22 4387 34
155 소말리랜드, 수감 기독교인 단식투쟁 정근태 2009.10.24 4388 47
154 “이슬람, 유대교와 기독교는 원형에서 변질됐다 믿어” 정근태 2014.05.22 4406 0
153 이슬람 논문8 file 오시진 2004.12.23 4409 45
152 나이지리아 : 납치되었던 기독교인 소녀들이 구출되자 폭동이 일어나다 정근태 2008.06.02 4414 37
151 사우디 6개 여고, 여학생 체육수업 금지 어기고 여고생 체육대회 개최해 불법 조사받아 정근태 2010.12.26 4414 31
150 시민혁명 + 쿠데타 … 아랍의 봄 다시 표류 file 정근태 2013.07.05 4437 0
149 파키스탄 : 이슬람을 모독한 그리스도인에게 사형이 내려지다 정근태 2007.06.08 4445 45
148 이란교회, 박해 가운데서 큰다 정근태 2009.04.07 4467 48
147 미국, 빈라덴 사망으로 이슬라모포비아 재발 정근태 2011.05.13 4488 20
» 아프간 여배우의 비극 file 정근태 2009.03.03 4513 35
145 아랍 왕정국가도 ‘빵보다 민주화’ file 정근태 2011.03.01 4520 27

SITE LO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