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지난달 개교한 첫 남녀 공학대학을 둘러싸고 잡음이 커지고 있다.

이 대학의 남녀 공학 정책이 "죄악"이라고 비난했던 강경파 성직자가 압둘라 국왕에 의해 전격 해임된 것.압둘라 국왕은 5일 고위급 성직자인 셰이크 사드 알-시트리를 종교 정책을 정하는 학자들의 최고 의결 기구인 '울라마 최고 위원회'에서 해임했다고 사우디 관영 SPA 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그러나 시트리의 해임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지난주 TV 인터뷰에서 킹압둘라과학기술대학교(KAUST.이하 카우스트)의 남녀 공학 정책은 "죄악"이며 "커다란 잘못"이라고 주장해 진보적 언론 매체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카우스트는 사우디 정부가 과학 기술 육성을 목표로 기존 남녀분리 교육 원칙을파격적으로 철폐하고 15억 달러(한화 1조8천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학교로, 압둘라국왕은 100억 달러를 발전 기금으로 기부할 만큼 큰 애착을 보였다.

카우스트는 그러나 사우디 교육 당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있어, 교육부를 장악해온 강경파 성직자들의 반발을 사왔다.

이들 성직자는 카우스트에서 친척 관계가 아닌 남녀가 한 데 있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을 이슬람 웹사이트에 잇따라 게재했으며, 시트리도 "진화론같이 변칙적이고 이질적인 개념을 포함한 과학 이론이 눈에 띄고 있다"면서 비난 대열에 동참했었다.

카우스트의 첫 입학생 374명 중 50여명이 사우디 학생이며, 이 가운데 여학생은 10여명으로 사우디 사상 최초로 남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도록 허용됐다.





[2009.10.05 09:45]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