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09 07:35
식물성 수프·라마단 판촉으로 상반기 수출고 100만달러 기록
농심이 이슬람 소비자들을 겨냥해 출시한 '할랄(halal) 인증 신라면<사진>'이 올해 상반기(6월까지) 100만달러 수출고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한 수치다.
비결은 이슬람 전통문화 '라마단'을 겨냥한 맞춤형 마케팅에 있었다. 라마단은 이슬람력(曆)으로 아홉 번째 달을 뜻한다. 이 기간 동안 무슬림은 일출부터 일몰까지 금식(禁食)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때 이슬람 지역에서는 식품 소비가 크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금식이 끝나 밤이 되면 낮동안 굶주렸던 사람들이 평소보다 더 많은 식료품을 사 가기 때문이다. 라마단이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는 미리 식료품 사재기를 하기도 한다.
농심은 "라마단 기간 전후에 식품 소비가 많아진다는 이슬람 문화권의 특징을 고려해 이 기간 현지 유통망 확대와 판촉 행사에 집중했다"며 "올해 라마단 기간(9일부터 8월 7일까지)에도 집중 판매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슬람 소비자들 특성에 맞춰 라면 수프의 쇠고기 원료를 식물성으로 대체한 점도 매출을 늘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슬람권에선 도축된 돼지고기 등 육류를 식품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런 식재료를 배제한 할랄 식품 시장은 약 6500억달러 규모로, 전 세계 식품 시장의 약 20%를 차지한다.
농심 관계자는 "요즘엔 할랄 식품이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 '안전한 먹을거리' '웰빙 푸드'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에 할랄 신라면 수출 국가와 매출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2011년 4월 할랄 인증 신라면을 출시한 농심은 현재 부산에 별도로 준공한 생산 라인을 통해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9개 이슬람 국가에 할랄 신라면을 수출하고 있다.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