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 무슬림들(약 2억명)이 지금까지 '엉뚱한 방향'으로 기도를 해왔다고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전 세계 모든 무슬림(약 15억7000만명)은 하루에 5번 이슬람 최고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를 향해 기도를 한다. 인도네시아는 전통적으로 서쪽을 메카가 있는 방향으로 여겨왔고 대다수 사원의 건물도 서쪽을 향하도록 건축했다. 인도네시아 최대의 이슬람 성직자단체인 인도네시아 울레마위원회(MUI)도 지난 3월 "정확한 기도 방향은 서쪽"이라는 율법 해석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율법 해석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 메카는 북위 21도에 위치하고 인도네시아는 남위 5도 근처에 있기 때문에 정서(正西) 방향으로 계속 가면 메카가 아니라 아프리카 케냐와 탄자니아에 닿게 된다.

MUI는 지난주 "정확한 기도 방향은 서쪽에서 약간 북쪽으로 기운 서북(西北) 방향"이라고 정정(訂正)하는 율법 해석을 발표했다. 일부 이슬람 학자들이 올해 초 이 문제를 제기한 뒤 논란이 확산되자 MUI가 결국 잘못을 인정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인도네시아 이슬람 사원의 50~80%가 잘못된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슬람 율법은 일부러 잘못된 방향을 향해 기도하는 것을 죄악시한다.

MUI 소속 성직자인 우마르 시하브(Shihab)는 인도네시아 아영자지 자카르타 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고의적으로 기도 방향을 틀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의 기도는 모두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잘못된 방향을 향해 건축된 이슬람 사원을 모두 허물고 새로 지을 수는 없다"며 "기도할 때 바닥에 까는 카펫을 약간 북쪽으로 돌려놓고 기도를 하면 된다"고 말했다.




- 인터넷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