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도 부르카 금지 대열에

2010.05.04 10:17

정근태 조회 수:8630 추천:43



유럽이 이슬람 여성의 부르카(전신을 가리는 전통의상·사진) 착용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벨기에 하원이 지난달 29일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프랑스도 7월 부르카 착용 금지 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가 입수해 지난달 30일 보도한 부르카 착용 금지법안에 따르면 부르카 착용을 강요한 사람은 1년 징역형과 함께 1만5000유로의 벌금형에, 부르카를 직접 착용한 여성은 150유로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달 19일로 예정된 프랑스 각의의 승인을 거쳐 7월경 의회에 제출될 이 법안은 “공공장소에서 누구도 얼굴을 가리는 옷을 입을 수 없다”며 부르카 착용 금지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4월 초 부르카가 여성의 인격을 침해함으로써 프랑스적 가치를 모욕한다며 부르카 착용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공언했었다. 벨기에 하원은 이미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압도적 다수로 통과시켰다.

벨기에 연방하원에서 지난달 29일 실시된 표결에서 의원 134명은 안면 전부를 가리는 니캅과 부르카를 포함해 신원을 완전히 확인할 수 없게 하는 옷과 베일을 착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표결에 참석한 의원 중 두 명이 기권했으며 반대표는 하나도 없었다. 이 법안에 따르면 부르카 금지법은 거리 공원 운동장 등과 공중이 이용하는 건물에서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경찰의 허가 없이 새 법을 위반하면 15∼25유로의 벌금을 부과 받거나 7일간의 구류에 처해진다. 그러나 이 법안은 발효에 앞서 아직 연방 상원에서의 가결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한편 유럽의회의 질바나 코흐메린 부의장은 1일 부르카를 유럽 전역에서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럽의회의 독일 자민당(FDP) 원내대표도 맡고 있는 코흐메린 부의장은 이날 주간 빌트암존탁에 기고한 글에서 여성의 신체를 완전히 가리는 것은 “유럽이 공유하지 않는 가치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이라면서 특히 부르카는 여성으로부터 개성을 빼앗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같은 경우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위헌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무슬림 여성의 베일 착용을 전면금지하는 법안을 다음달 중 의회에 제출키로 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은 21일 엘리제궁에서 열린 정례 각료회의에서 관련 입법의 조속한 마무리를 지시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모든 공공장소에서 무슬림 여성들이 베일을 착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지지한다”면서 5월 중에 법안을 성안해 의회에 넘기도록 내각에 지시했다. 그는 “(전신을 가리는) 베일은 여성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프랑스 사회에서 이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금까지 무슬림 여성들이 니캅과 부르카 등 전신을 감싸는 이슬람 전통 복장을 프랑스 내에서 착용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올해 초에는 프랑스 이민부가 부인에게 베일착용을 강요한 모로코 출신의 무슬림 남성이 신청한 시민권 심사를 거부해 정부 차원의 베일 규제가 사실상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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