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훼이족(좌)와 불교도 티베트족(우)]

지난 2007년 티베트의 한 도시에서 작은 소동이 발생했다. 이 사태는 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 음식에 불만을 품은 손님에 의해 시작되었다. 한 티베트 여성 손님이 식당 종업원에게 자신의 음식에 이(tooth)가 있다며 화를 냈다. 그러자 식당에 있던 티베트 사람들이 그 티베트 여인의 음식을 보려고 모여 들었고, 무슬림인 식당 주인은 주방에서 나와 그것은 양의 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식당 손님들의 대다수가 티베트 토착민들은 그 말을 믿지 않고 금새 소리를 지르며 음식점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탁자와 의자와 TV가 파괴되었고, 조리 기구들이 벽돌로 부숴졌다. 놀란 종업원들과 요리사들이 밖으로 대피했을 때 성난 폭도로 변한 티베트 인들은 같은 거리에 있는 무슬림이 운영하는 다른 식당으로 향했다.
이러한 소란은 중국 서부의 티베트 지역에서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티베트인들이 사소한 논쟁에도 쉽게 감정을 폭발하여 폭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도 티베트인들의 무슬림에 대한 적개심이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여러 중국 소수 민족들 중 티베트인들과 무슬림들처럼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민족은 거의 없다. 지난 2007년 3월 14일 티베트 자치지구의 수도 라사(Lhasa)에서 많은 무슬림 소유의 상점과 식당들이 티베트 현지인들에 의해 공격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그 후 티베트 지역에는 이와 유사한 소란이 이어지고 있다. 당시 티베트 군중들은 도시의 주요 이슬람 사원을 공격하여 정문에 불을 질렀다. 더불어 무슬림 지역에 있는 많은 가게와 식당들이 파괴되었다.
지난 2003년부터 중국 북서부의 간쑤(Gansu)성(省)과 쓰촨성(Sichuan)성 그리고 북서부의 칭하이(Qinghai)성에서 티베트인과 무슬림 사이의 분쟁이 여러 번 일어났지만 이들 대부분의 사건들은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는 중국의 언론들은 공산당이 주장하는 한족과 소수 민족사이의 화합에 상반되는 사건 보도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런던에 거주하며 티베트 문제를 연구하는 앤드류 피셔(Andrew M. Fischer) 박사는 이러한 중국의 티베트 문제에 대해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다. 피셔 박사는, 심지어 티베트 망명 사회(The Tibetan Exile Community)도 국제적으로 티베트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사건들을 발표하기 꺼려한다고 말했다.
피셔(Fischer) 박사는, 이 사태들은 티베트 민족주의의 어두운 일면을 보여주며, 티베트인들이 자신들의 상황에 대한 분노를 연약한 소수 민족들에게 터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건 대부분의 희생자는, 인종적으로 한(Han)족에 속해 있지만 이슬람을 믿는 훼이(Hui)족이다. 중국에는 980만 명의 훼이족과 540만 명의 티베트족들이 있으며, 이들은 역사상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거주하며 분쟁과 경쟁, 또는 협력을 해 왔고 부족간에 결혼도 이루어져 왔다.
불교를 믿는 티베트인들은 동물을 죽이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고기를 먹거나 가죽 옷을 입는다. 그래서 티베트인들은 동물의 도살을 무슬림들이 하도록 했다. 티베트 지역에는 무슬림이 운영하는 식당들이 많으며, 무슬림들은 티베트인들이 지나 다니기를 꺼려하는 지역에 몰려 살게 되었다. 또한 무슬림들은 중국어를 잘 할 줄 모르는 티베트 유목민들로부터 여러 물건을 구입해 왔다.
칭하이(Qinghai)성 출신 티베트인 의사 젱가 자트시(Genga Jatsi)에 따르면, 티베트인들은 훼이(Hui)족과의 교역에서 불리한 거래를 할 때가 많으며, 훼이족들은 티베트인들로부터 물건을 구입할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 자트시는, 티베트인과 훼이족은 서로를 필요로 하면서도 상대방에게 적개심을 품고 있는 관계라고 설명했다.
칭하이성의 산악 지역인 골로그(Golog)에서는 티베트인들과 훼이족의 갈등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골로그에는 연대(solidarity)라는 뜻의 ‘튜안지에(Tuanjie)’라고 불리는 4차선의 대로가 작은 무슬림 마을 구오지아(Guojia)와 티베트인 마을 다우(Dawu)를 갈라 놓고 있다. 지난 2007년 무슬림 식당에서 발생한 티베트인들의 폭력 사건 이후 무슬림 택시 운전사들은 밤에 티베트 마을로 가는 것을 더욱 두려워했으며, 티베트인들은 무슬림 식당에 양고기와 국수를 팔지 않았다. 폭력 사건이 발생한 식당의 주인은 그 사건 이후 식당을 팔았다. 라사(Lhasa)에서 티베트인과 무슬림 사이 폭동이 발생한 후, 지난 수개월 동안 구오지아(Guojia)에 거주하는 3,000명의 무슬림 중 800명 정도가 티베트인의 폭력을 두려워하여 구오지아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폭동으로 무슬림 상점 주인들과 가족들이 심하게 다쳤고, 폭도들이 놓은 불이 아파트로 번지면서 몇몇 무슬림들이 죽었다. 라사의 폭동을 텔레비전을 통해 알게 된 후 어린 자녀들을 멀리 보낸 구오지아의 무슬림들도 있다.
또한 많은 무슬림들이 그들의 종교를 상징하는 흰색 모자를 쓰지 않게 되었으며 많은 무슬림 여성들은 머리에 두건 대신 그물을 쓰고 다니기 시작했다. 지난 2007년 8월에는 이슬람 사원이 불타 없어지자 그 후 무슬림들이 집에서 비밀리에 기도하게 되었다. 이 이슬람 사원 방화 사건으로 20명의 티베트인들이 체포되었는데, 이들 중 많은 이들이 불교 승려이며, 이 사건의 주동자인 불교 승려는 사형 선고를 받았다고 티베트 연구가 피셔 박사는 말했다.
1930년대 무슬림 장군 마 부펑(Ma Bufeng)이 칭하이(Qinghai)성 안에 무슬림 구역을 건설하려 했을 때 티베트인들은 그들의 땅에서 쫓겨났었고, 개종을 강요 받았으며, 처형되기도 했다. 1949년에 공산당이 집권하면서 티베트인과 무슬림간의 긴장 상태는 완화되었다.  
티베트인 역사학자 체링 샤이카(Tsering Shayka)는, 티베트인과 무슬림과의 갈등이, 여행 금지 완화와 같은 중국의 점진적인 개방화로 인해 다시 표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것이 금지되었을 때에는 민족간의 갈등이 없었는데, 지금은 티베트 지역에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늘어나 티베트인들이 매일 외지인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티베트인들은 티베트의 문화가 희석되고 있다고 불평하고 있다. 무슬림들이 티베트 지역으로 이주하여 티베트 상권에 침투하고 있으며, 특히 무슬림들이 기념품 상점을 장악하고 있는 라사의 형편이 더욱 그러하다. 1990년대 중반 무슬림이 운영하는 식당의 음식에서 사람의 손가락이 나왔다는 소문이 난 후 티베트인들이 라사에 있는 무슬림 식당 출입을 거부한 적이 있었다. 또 티베트인들을 이슬람으로 개종시키기 위해 무슬림 조리사들이 음식에 소변을 누거나 세수한 물을 섞는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소문은 모두 무슬림들의 티베트 상권 침투 또는 장악에 불만을 가진 자들이 만들어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러한 소문보다 더 심각한 것은 무슬림인 훼이족이 티베트의 분리 독립을 탄압하는 중국 정부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티베트 지역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한 젊은 훼이족 여성은, 티베트인들이 달라이 라마(Dalai Lama)를 그들의 지도자라고 생각하지만 독립은 불가능할 것이며,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여성은, 티베트인들이 국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할 상대로 훼이족을 희생 제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수년 동안 일어났던 충돌의 대부분은 사소한 논쟁에서 출발했다. 지난 2008년 2월 한 티베트 아이가 풍선 가격이 비싸다고 무슬림 주인에게 불평을 한 것이 수천 명이 개입되는 난동으로 발전되기도 했다. 지난 2003년에는 당구 게임에서 시작된 논쟁이 군 병력이 개입해야 하는 큰 사건으로 번진 일도 있었다. 당시 한 명의 티베트 인과 한 명의 무슬림이 살인 사건에 대한 복수극에 의해 희생되었다.
(출처: Los Angeles Times, 2008년 6월 23일, 한국선교연구원(krim.org) 파발마 630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244 이슬람 국가들 file 정근태 2012.12.19 18357 0
243 리비아 가다피 대통령, 이탈리아 미녀들 모아 놓고 설교 정근태 2009.11.20 13191 49
242 이슬람 천년 문화서 현대 디자인 뿌리찾기 file 정근태 2012.09.19 13047 0
241 코란과 다문화 file 정근태 2012.02.27 11049 0
240 '살라피스트'란? 정근태 2011.05.17 10901 29
239 ‘분쟁의 섬’ 민다나오… 가톨릭-이슬람 40년간 갈등 지속 file 정근태 2014.02.25 10568 0
238 종교적으로 바라본 무슬림들 수염 file 정근태 2005.03.13 10473 65
237 “난 한국인 무슬림이다” file 정근태 2011.05.17 10267 21
236 <2> 사프란 볼루, 중세의 안과 현대의 밖을 보다 - (민병욱의 이슬람에게 공존을 묻다) file 정근태 2013.03.17 9353 0
235 국내 무슬림인 밥상, 내 칼 끝에서 시작됩니다. file 정근태 2012.06.18 9177 0
234 유럽의 이슬람 인구 증가세 정근태 2014.10.27 9048 0
233 이슬람의 희생제 정근태 2012.11.15 8671 0
232 벨기에도 부르카 금지 대열에 file 정근태 2010.05.04 8626 43
231 국내서 성장막힌 SPC 이슬람 진출 정근태 2013.02.23 8485 0
230 무슬림 여성 외출 공포 "톨레랑스의 나라 맞나요" file 정근태 2011.09.25 8484 0
229 사우디, 혼인신고서에 신부 나이기재 의무화 file 정근태 2010.06.08 8434 36
228 이슬람 성지순례 `하지' 23일 시작 file 정근태 2012.10.18 8347 0
227 “베일을 태웠다, 억압의 굴레도 태우겠다”… 아랍 여성들, 튀니지-예멘서 변혁의 주체로 file 정근태 2011.10.28 8278 0
226 러시아 체첸공화국, 명예살인 공개적 허용 정근태 2012.05.14 8224 0
225 이슬람 국가 여성들의 가리개 사용 file 정근태 2014.01.15 8154 0

SITE LO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