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종교 이중차별…위구르족의 비애

2008.07.29 23:08

정근태 조회 수:4020 추천:35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한 테러를 선언한 신장위구르 무장단체의 동영상이 최근 공개되면서 이 지역에서 위구르족들이 처한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일부 인권단체들은 중국 무슬림의 절반을 차지하는 위구르족들이 민족과 종교라는 이중의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테러 척결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지는 이들에 대한 공격이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만만찮다. 위구르족 분리주의자들을 체포·조사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폭력이 행사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이 분리독립 움직임을 봉쇄하기 위해 테러 위협을 과장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위구르족을 둘러싼 인권 침해 논란은 올림픽을 앞두고 강화되고 있는 중국의 공안정국과 맥을 같이 한다. 국제엠네스티는 29일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 개최 전까지 인권을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리고, 최근 몇년 새 인권운동가들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에도 몇천명의 개혁운동가와 청원자가 중국의 올림픽을 앞둔 ‘청소’ 캠페인으로 체포됐다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재판을 거치지 않고 노역형에 처해졌다고 전했다. 인권운동가들은 베이징 밖에서도 체포 대상이 됐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위구르족은 신장위구르에 사는 이슬람교를 믿는 투르크계 민족을 가리킨다. 신장위구르 전체 인구 1900여만명 가운데 900여만명이 이들 위구르족으로 추산된다. 2000여만명에 이르는 중국 전체 무슬림의 절반에 가까운 숫자다. 위구르족들은 대부분 ‘돕바’라는 사각모자를 쓰고 있으며, 터키계의 독자적인 언어를 구사한다.

위구르족은 1960~70년대 중국 전역을 휩쓴 문화대혁명 때 가혹한 종교적 박해를 받았다. 문화대혁명을 지지하는 이들은 당시 이들의 모스크를 파괴하고, 알라에 대한 신앙을 모욕했다. 티베트(시짱자치구)에서 티베트인들의 사원을 훼손하고, 승려들을 탄압했던 양상과 비슷하다.

위구르족은 중국이 이 지역의 석유와 가스 등 지하자원을 수탈해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지역에는 중국 석유매장량의 30%, 천연가스 매장량의 34%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이 지역을 여행한 한 한국인은 “카슈가르(카스)를 비롯해 서부와 남부 지역은 한족 지역과 위구르 지역으로 분리돼 있다”며 “한족들이 자신들의 부를 빼앗아가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위구르족의 독립을 향한 투쟁은 청나라 때도 왕성했다. 위구르족은 42차례나 반란을 일으킨 끝에 1864년 동투르키스탄이란 독립왕국을 세웠다. 그러나 청나라는 1884년 이를 합병해 ‘새로운 영토’라는 뜻의 신장성을 설치했다. 위구르족은 1944년 재봉기해 동투르키스탄을 세웠지만, 중국은 1949년 이곳을 다시 점령했다.



  유강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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