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 역사를 가진 중동 최대 기독교 분파이자 이집트 자생 기독교인 콥트교회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6월 30일 이후 콥트교회는 강경파 무슬림들로부터 예배당과 주택, 사업체까지 방화와 약탈을 당했다.

군부의 무르시 대통령 축출에 항의해 도심 곳곳에서 저항을 벌였던 극단주의 무슬림들은 콥트교회가 군부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무차별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유혈 사태 속 콥트교회 피해

이집트 람세스 지역 콥트교회 소속 토마스(40) 주교는 23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최근 이집트 유혈사태의 근본 원인은 다수의 온건한 이슬람교도와 무슬림형제단 등 과격 무슬림들 사이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지난 6월 30일 콥트교회가 임시정부에 손을 들어주자 무슬림형제단 등이 교회와 기독교인들을 공격했다”고 말했다.

콥트교회가 지난 21일까지 집계한 피해 규모에 따르면 총 63개 교회와 기관이 공격을 받았다. 여기엔 교회 51곳, 기독교학교 5곳, 기독교기관 7곳 등이 포함됐다. 또 콥트교인들의 집과 이들이 운영하는 상점, 사업체 190곳도 피해를 입었다.

토마스 주교는 “현재 정부 관계자들이 피해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며 “아직 어떠한 복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대부분 콥트교회는 지난 18일 주일예배를 드렸다. 그의 교회 역시 예배를 드리고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미움보다는 함께 사는 이웃으로서 사랑하자는 말씀을 전했다.

지난해 6월, 8300만 인구 중 1300만명의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된 무함마드 무르시는 꼭 1년 만인 지난달 1일 이집트 민중에 의해 대통령직을 상실했다. 이집트 국민들은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하고 이슬람원리주의에 기반을 둔 정책을 펴자 자신들이 뽑은 지도자를 끌어내린 것이다.

무르시 대통령은 강경 이슬람 분파인 무슬림형제단 출신이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고 이슬람 원리주의를 표방한 개헌을 밀어붙이면서 다수인 세속적 온건주의 무슬림 세력의 거센 저항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면서 올초에만 50여명이 숨졌고 지난 6월 30일엔 100만명 이상이 참가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리는 등 거센 저항에 직면하다 결국 군부에 의해 전격 축출됐다.

성경 속 이집트는 애굽이다. 아브라함은 기근을 피해 이집트로 이주했고(창 12:10) 요셉은 이집트의 총리가 돼 민족을 이뤘다. 이스라엘 민족은 모세를 통해 출애굽했다. 호세아 선지자의 예언(호 11:1)대로 예수님은 태어나자마자 헤롯의 박해를 피해 이집트로 피신했다(마 2:13). ‘그날이 오면’ 이집트는 주를 알고 경배하게 된다(사 19:21). 하지만 그날이 도래할 때까지 이집트는 고난의 길을 걷는다.

이슬람과의 오래된 갈등

‘세계기도정보(2010)’에 따르면 이집트의 종교는 이슬람교(86.6%), 기독교(12.8%), 기타(0.6%)로 구성된다. 소수종파인 기독교인들은 이슬람 사회 속에서 적잖은 차별과 핍박을 받았다. 강경 무슬림들이 이슬람율법인 ‘샤리아’에 입각한 이슬람국가 건설을 이념으로 내세우면서 온건 무슬림과 대립했고 그런 가운데 콥트교회는 ‘애매한’ 고난을 당했다.

본격적인 고난은 1910년 콥트 출신 총리였던 부뜨루스 파샤 갈리가 살해되면서다. 당시 이집트에서는 콥트교도가 영국 식민주의의 하수인이라는 비판이 팽배했다. 그러다가 68년 성난 무슬림들이 룩소의 한 교회를 공격했는데 이때부터 이슬람과의 갈등이 본격화됐다. 70년 이집트 남부의 아크밈 마을의 콥트인 묘지에서 기독교인과 무슬림 간 폭력이 발생해 한 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 75년에는 남부 이집트 아시유뜨의 교회가 공격을 당했다. 81년 사다트 대통령은 콥트교황이 남부 이집트에 콥트국가를 세우려 한다는 혐의로 가택연금을 시켰고 같은 해 자위야 알하므라 인근의 콥트인 집 10여 채와 81명의 콥트교도가 살해됐다.

중동아프리카연구소 공요셉 소장은 “이집트는 1970년대 이후 이슬람 근본주의가 확산돼 지금은 살라피스트와 알자마아 알이슬라미야, 무슬림형제단 등 강경파와 온건 무슬림 사이의 양극화가 문제”라며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집트 교회는 ‘지하드(성전)’을 주장하는 살라피스트와 강경파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콥트교회 수난의 역사는 2000년대 들어오면서 더 악화돼 2005년 알렉산드리아의 교인 17명이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했고 2011년 1월 1일 알렉산드리아 알키디신교회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해 21명의 신자가 사망했다. 알카에다의 한 조직이 콥트교회가 기독교로 개종한 무슬림 2명을 억류하고 있다며 이들을 풀어주지 않으면 기독교인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지 두 달 만이었다. 그해 3월 카이로 남부의 한 마을에서는 무슬림 여성이 기독교인 남성과 사귀었다는 이유로 인근 교회가 공격을 받았다.

토마스 주교는 한국교회를 비롯한 세계 교회를 향해 “콥트교인들은 어차피 그 땅에서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라며 “신앙을 지키며 이웃과 평화롭게 살아가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이집트에서 활동 중인 A(46) 선교사는 “이집트의 회복을 위한 기도가 시급하다”며 “이집트 교회들이 하나님을 더 의지하며 신앙생활 하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 국민일보

 

http://missionlife.kukinews.com/article/view.asp?gCode=0000&sCode=0000&arcid=0007490512&code=231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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