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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의료선교를 다녀와서(퍼옴)

2005.06.20 15:03

임태우 조회 수:1273 추천:24

-박정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홍보실장-

이번은 지난해에 이어 카자흐스탄(kazakhstan)에 두 번째로 간다
고 한다. 카자흐스탄(이하 “까작”이라 함)은 구소련의 붕괴와
함께 91년 12월 25일에 민족 독립 선언으로 독립 되었고, 카자흐
는 터어키어로 “반도(叛徒)” 즉 “본국에서 떨어져 나와 자유행
동을 취한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가진 말이고 민족 구성은 러시
아인,카자흐인,우크라이나인,타타르인, 한국인 등으로 구성 되어
있는 나라다.

아무튼 이렇게 시작된 카자흐스탄 선교여행(?)이 드디어 시작되
는 날, 공항에 도착해 보니 벌써 17명의 회원들이 나와 있었다.
우리가 탑승한 비행기는 오후 4시 30분에 이륙했고 까작 까지는 5
시간여의 비행시간이 걸리며 시간차는 우리보다 2시간이 빠르다.
그러니까 도착 시간은 그곳 시각으로 11시 30분(우리나라 시각 9
시 30분)에 도착하게 된다.  비행시간이 4시간여 지나 여객기에
서 밑을 내려다보니 만년설을 머리에 인 높고 긴 산맥(아마 텐산
산맥의 일부인 자일리스카알라타우 산맥인 듯?) 위를 우리는 비행
하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추위를 느끼게 하는 나무도 없고 길도
없는 뽀쪽뾰쪽한 산 등 기기묘묘한 모습의 산등성이와 사막 같은
느낌을 주는 평원지대를 한참 비행하다 보니 어느덧 까작의 도시
알마티가 시야에 들어온다.

말이 국제공항이지 시설이나 공항내 이용시설은 전무이고 공항내
에 비치 되어있는 케리어도 버스 있는 곳 까지 밀고 가지 못하도
록 되어 있었다.  우리는 그 많은 짐을 개미떼 같이 부지런히 들
고 끌고 하며 옮겨 버스에 실었다.

이제 우리의 숙소, 즉 다음 날 부터의 일터인 알마티 도시의 두루
즈바 마을을 향하여 버스는 출발한다. 이 시각이 새벽 1시 정도.
약 30여분을 가니 우리의 숙소가 보인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본
알마티 도시는 가끔씩 재미있는 가로등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
는 특이한 디자인, 즉 어린이 들이 먹는 사탕과자 같은 별 모양으
로 약간의 크기가 차이가 있는 등 세 개를 하나의 등으로 그리고
색은 단풍 같은 느낌이 들게 각 다른 색으로 디자인한  가로등을
볼 수 있었고, 차도에 중앙선과 차선은 가끔씩  있다가 없다가 한
다. 그래도 서로 양보를 잘해서 교통사고는 많이 발생하지 않는단
다.

드디어 숙소 도착하니 그곳 선교사님과 사모님이 맛있는 멜론과
과일 쥬스를 한상 가득하니 내 놓으신다. 여행길에 피곤했을 텐
데 목축이라면서.... 사역하는 3일간에 걸쳐 먹었음에도 이 멜론
과 쥬스는 정말로 맛있었다. 재작년 스페인 여행 때 먹었던 멜론
이 생각났다, 스페인의 멜론 맛도 기가 막히게 맛이 있어 우리 일
행이 들어가 식사를 한 식당에서 디저트로 나오는 멜론은 거의 우
리가 모두 먹어 치웠었다.

내일부터 해야 할 일과 짐 푸는 일은 아침 일찍 예배드린 후에 같
이 하기로 하고 늦은 시각이나마 무사히 도착함을 감사하는 간단
한 기도를 하고 숙소로 올라왔다.
어느새 새벽 6시 기상시간,  아침은 항상 거르는 것이 나의 습관
이었으나 단체 생활에서 여러 가지 사유를 다는 것이 남으로 하여
금 불편하게 하는 것 같아 같이 식탁에 앉았다. 이렇게 앉은 나
는 맛있는 쥬스와 햄과 소세지를 두둑히 넣은 샌드위치를 만들어
또 배불리 먹고 말았다.  항상 먹는 것에 절제가 안 되는 나다.
소화제를 먹을까 하다 열심히 일하면 소화가 되겠지 싶어 식후 예
배를 드린 후 진료실에 가서  선배가 챙기는 일을 도와 약국 일
을 할 수 있도록 책상위에 약병들과 약봉투 붙이는 기계, 봉투에
약을 투입하는 기구 등을 정리 했다. 환자들은 9시부터 진료 한다
고 광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예배드리는 시각 7시경부터 기
다리고 있는 환자들도 있었다.

9시 첫 진료가 시작 되었다. 우리의 진료팀은 내과, 소아과, 통증
의학과, 산부인과, 진단방사선과, 치과, 한방, 임상병리실, 약국
이렇게 9개 분야의 진용을 갖추었다. 그리고 이 지역 주민들을 작
년에 진료하며 애를 먹었던 사항은 의사가 진찰을 한 후 어디어디
가 안 좋으니 이 약을 복용하라고 처방을 하면 보지도 않고 검사
도 안 해보고 어떻게 아냐며 진료한 내용에 대한 불신이 상당히
컸었다 한다. 그래서 이번 진료에는 가능한 기본 검사를 위한 혈
액검사기기와 초음파 등 이동이 가능한 장비를 구비해서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하였다.

네가 맡은 업무는 약국업무, 처방 되어진 약을 조제하여 봉투에
넣어 주는 일이었다. 첫날은 봉투에 약을 넣다가 밖으로 흘리기
도 하고 장기 투약의 경우 한줄 빼먹고 주기도 하는 등 실수를 가
끔 하였다. 이러한 진료 과정에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하여 이곳
문화 회관을 이용하는 현지 학생들 그리고 러시아어를 배우러 유
학 온 우리나라 학생과 타 지역에서 사역하고 계시는 선교사 자
제 등  학생들을 통역관으로 자원 봉사를 받았다. 그런데 러시아
어와 이곳 위그르인들이 사용하는 까작 언어는 약간의 차이가 있
어 통역하는 학생들끼리도 서로 불러가며 정확한 약의 복용 방법
들을 일러주느라 애썼다.

시간이 흘러 점심시간 , 환자가 밀려들어 모두 함께 식사를 할
수 없어 각 팀원의 1명씩 교대로 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나와 같
이 팀을 이룬 선배는 엄청 빠른 속도로 약병을 찾아 줬는데 나 홀
로 하자니 해당약병 찾는 것도 일이었다. 한마디로 초보 약국
책임자 덕분에 환자가 오래 기다려야 하는 수고를 한 셈이다.
이렇게 처음 날은 약 봉투만 만들다가 하루가 다 갔다.

일과를 끝내고 나니 이곳 두르즈바 자기네 지역주민을 위해 좋은
일을 해 주러 오신 분들이니 만큼 마을 구경을 시켜준다며 촌장이
라는 분이 우리를 방문하기로 했다 한다. 산위로 올라가는 길은
우리나라의 유원지와 같은 모습으로 멋지게 잘 지은 건물과 잘 가
꾸어진 정원으로 조성된 레스토랑들이 즐비하게 지리 잡고 있었
다.

이 나라도 사회주의 사회 시절에 운영했던 일명 다찌라고 하는  
휴가철에 휴양을 위해 돌아가며 인민들이 이용 할 수 있도록 지
어 놓은 휴양지(우리나라의 펜션 형식정도)를 볼 수 있었는데, 이
런 시설은 동유럽의 산간 지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드디어 산위에 올라 버스를 내리니 왼편으로 커디랗게 조성된 댐
을 볼 수 있었다.  알마티 도시는 북서쪽으로 천산(아마 봉우리
가 천개여서 가진 이름인 듯싶다.)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으며
이 산위에는 천년설이 덮여 있는데 어느 한해 심하게 더운 이상
기온으로 이 눈이 녹아 내려 강을 이루고 도시를 덮어 버리는 홍
수가 일어났었다 한다.  그래 또 다시 도시가 침수되는 것을 예방
하기 위해서 이 댐을 축조 했다 한다. 우리가 보기에는  별 볼일
없어 보이나 이곳 주민들은 자랑스러운듯하다. 오른쪽으로는 천년
설이 녹아 흐르는 자연 개울이 흐르고 댐 바로 밑으로 흐르는 물
이 모여 하수 처리 되는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오늘 환자들의 새로운 현상은 어제 왔던 분이 재 방문 하는 것이
다. 이렇게 되면 물론 타과 진료를 위해 왔겠지만 투약의 중복으
로 약화사고가 발생 될까 염려스러웠다. 한데 문제는 인상이 비슷
비슷하여 어제 오셨었지요? 하고 정확히 짚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 고작 할 수 있는 것이“혹시 어제 오시지 않으셨나요?”하
고 통역을 통해 물어 보는 것이었다. 이런 어리석은 물음에 과연
“예” 할 사람이 몇이 있겠나. 그들은 당연히 전혀 처음이라고
한다. 우리는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며 계속 약을 조제해 줬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흐르니 약 조제도 손에 익어지고 그들의 인상
이 낯이 익어지면서 재방문 환자를 서서히 알아보게 됐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고혈압, 당뇨병, 관절 질환 등 만성 질환자로
약을 장기 복용해야 하는데 우리의 처방은 길어야 30일 분이니 아
마 그들 나름 데로 많은 일수의 약을 모아두기 위한 전략이 아니
었나 생각 된다.  이런 상황에서 또 오셨나요? 하는 물음이 얼마
나 공허한 물음이며 알아본들 어쩌겠는가.
이런 중에도 기뻤던 일은 들리지 않던 귀가 들리기 시작했다는 환
자, 30여 년간 어깨 통증으로 고생했는데 씻은 듯이 나았다는 환
자. 엊그제 병원에서 임신이 아니라 해서 낙망했는데 초음파에서
태아가 확인되어 임신임을 알게 된 임산부 등 우리의 진료로 인하
여 기쁨을 얻은 환자들의 이야기였다.

반면 어떤 여자 환자는 헤모글로빈 수치가 5.0 이여서 우리를 안
쓰럽게 했고, 13세 정도의 소년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온갖 장기
가 다 나빠져 있어 빨리 큰 병원에 가서 진료를 해야 한다는 이야
기를 해 주어야 했을때 그나마 우리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한 가지 미안한 일은 이곳 주민들은 생활수준이 낮다 보니 기생
충 감염이 심각해서 구충제를 복용토록 해야 하는데 기생충을 죽
이는 구충제라 하며 주면 절대 먹지 않고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린
단다. 그래서 우리가 고안한 투약 방법 즉, “1년에 한번 먹는 비
타민”이라며 방문한 환자들에게 줬다.  미안하게도 그들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아 그렇냐?‘며 마냥 고마운 얼굴로 구충제를 받
아 갔다. 성공적으로 투약이 되었으리라 생각하며 선의에 거짓말
이었으므로 용서 되리라 확신한다.

마지막 날은 지역주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약들이
떨어져 더 이상 진료를 할 수 없어 오후 4시에 진료 마감을 하였
고 내일 떠날 때 갖고 갈 짐과 두고 갈 짐들을 분류하는 사이 선
교사님은 양 한 마리를 잡아 우리들의 환송연을 위하여 마을 어른
들과 잔치를 열어 주신다 한다.

* 정근태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5-20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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