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전대완 주(駐)우즈베키스탄 한국대사, "건설산업이 한류 주역"

 

지난 9월1일 우즈베키스탄의 21주년 독립기념일 행사에선 대한민국의 높아진 위상이 상징적으로 드러났다. 주우즈베키스탄 한국대사가 '서열'상 첫번째 자리를 배정받은 것이다.

 전대완 주우즈베키스탄 한국대사는 "부임 첫해인 2010년에는 중요 행사가 열리면 2번째 줄에 앉았는데 대형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해 독립기념일 행사에선 러시아와 미국을 제치고 앞줄 첫번째 자리에서 참관했다"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제·문화교류가 갈수록 확대되면서 그만큼 우리나라의 위상이 비약적으로 높아졌음을 증명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우즈베키스탄의 '한류'를 이끄는 원동력은 건설기업이다. 우즈베키스탄은 아랄해 인근 수르길가스전을 개발하는 40억달러 규모의 대형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한국가스공사·호남석유화학·STX에너지 등 우리나라 기업들과 50대50 지분으로 합작회사를 세웠다. 이례적으로 합작회사의 사장 자리도 한국기업에 맡겼다.

 전 대사는 "수르길사업의 합작회사 설립뿐 아니라 추출한 가스를 통해 화학제품을 만드는 플랜트공사 역시 국내 건설기업들이 맡는 등 우즈베키스탄의 국가 전략사업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며 "1990년대 대우자동차가 우즈베키스탄에 공장을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엔 자원개발과 플랜트공사 등 건설업을 통해 경제적 '한류'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유럽이나 일본 등 선진국들보다 먼저 진출해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에는 170여개 국내기업이 진출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대우즈베키스탄 무역흑자는 17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의 보따리장수들이 국내제품을 수입한 비공식 무역까지 합치면 흑자규모는 2배인 35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경제대국을 빼면 우리나라가 중견국가에서 거두는 최대규모의 흑자"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토목공사 발주물량이 대기하고 있어 전망은 더욱 밝다. 전 대사는 "우즈베키스탄은 가스와 금, 우라늄 등 자원을 토대로 연평균 8% 경제성장을 거두고 있다. 2015년까지 30억달러를 투입해 도로 1500㎞, 철도 700㎞ 건설을 추진하며 경제성장을 위한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며 "우즈베키스탄과 네트워크를 쌓아온 국내 건설기업들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대사는 우즈베키스탄의 발전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본다. 그는 우즈베키스탄 대사를 맡기 전 모스크바, 블라디보스톡, 우크라이나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 옛 소련 국가 관련 전문가로 꼽힌다. 그가 지난해 펴낸 '우즈베키스탄을 아시나요'란 책은 인문·사회학적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전 대사는 "우즈베키스탄은 동양과 서양을 이어준 실크로드의 한복판에 있었고 우리나라와도 매우 밀접한 관계를 형성했던 사실이 역사적으로 증명됐다"며 "우리가 단순히 경제적 관점에서만 접근하기보다 21세기 실크로드 재현을 앞둔 시점에 학문적인 연구를 통해 우즈베키스탄과 역사적 연결고리를 찾는 노력들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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