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조선에 우즈베키스탄 화폐와 관련된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저도 우즈베키스탄에서 네 식구  비행기표를 사려고,

큰 가방을 준비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금은 그나마 1000숨(우즈베키스탄 화폐 단위) 지폐가 있지만,

제가 갔을 때는 100숨이 치고 단위였으니까요...

비행기표 같은 비싼 것을 살 때는 한참씩 돈을 세곤 했습니다....

 

다음은 기사 전문입니다.

 

 

23일 아사모아의 가방에서 '돈뭉치'가 몇 다발이나 발견됐다. 하지만 선수들은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았다. 우즈베키스탄 원정길에서 화폐 '숨(so'm)'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포항스틸러스 미디어 담당관으로 세 차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를 치렀다. 일본(감바 오사카), 호주(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 우즈베키스탄(분요드코르)까지 머나먼 원정길을 포항 선수단과 함께 했다. 그러다보니 각종 해프닝도 많이 겪었다. 아사모아의 가방에서 나온 우즈베키스탄 지폐 뭉치를 보자 문득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분요드코르와의 원정 경기를 치르기 위해 최근에 방문했던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추억이 떠올라 선수들과 함께 다시 웃었다.

 

▶공항에서 2시간 대기는 기본

포항 선수단은 일전을 3일 앞둔 지난 13일 저녁(현지시각) 타슈켄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빠져나오니 입구에서 공항 직원이 '포항스틸러스 선수단을 환영합니다'라고 한국어로 적힌 피켓을 들고 선수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뜻하지 않은 환대에 선수단은 감동했다. 특별 대우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공항에서 2시간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비자를 이미 발급받았지만 서류 작성 및 심사, 세관 신고까지 절차가 상당히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다행히 공항에 설치된 TV를 통해 맨시티와 퀸스파크레인저스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이 중계되고 있어 무료함을 덜 수 있었다. 공항에서 2시간을 대기한 것은 포항 선수단 뿐만이 아니었다. 경기 전날 매니저 미팅 회의 전에 만난 경기 감독관과 심판진도 같은 경험담을 나누고 있었다. 이들도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었던 것이다. 일본인 경기 감독관은 "타슈켄트 공항에서 두 시간을 기다리지 않았다면 인생에서 가장 흥미진진했던 경기 장면을 놓칠 뻔 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철저한 공항 심사에 내심 감사해야 하지 않겠냐"는 뼈 있는 농담으로 미팅을 시작했다.

▶'숨(우즈벡 화페 단위)' 세다가 '숨'넘어갈뻔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장 곤욕스러웠던 부분은 화폐였다. 호텔 등 일부 업소를 제외하고 신용카드 결제가 되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우즈베키스탄 화폐로 환전이 되지 않아 미국 달러로 필요 비용을 준비해 갔다. 현지에서 선수단 간식구매하기 위해서 환전소에서 달러를 숨으로 환전하는 순간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약 300달러를 환전했는데, 수북한 돈뭉치가 나왔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통용되는 가장 큰 화폐 단위는 1000숨. 한화로 약 650원 정도였다. 300달러를 환전하면 84만 숨. 무려 840장의 1000숨짜리 지폐를 받으니 순식간에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그래서 지갑 대신 가방에 돈뭉치를 넣어서 등에 매고 다녀야 했다. 선수 및 코칭스태프, 지원 스태프 등 28명의 간식을 사려면 꽤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슈퍼마켓에서 간식을 구입할 때도 한참을 세야 했다. 지원 스태프 중 한 명이 결제를 하면서 "숨(so'm) 세다가 숨 넘어가겠다"고 농담을 하는데, 모두 공감 할 수 밖에 없었다.


▶잊을 수 없는 분요드코르 직원들의 친절함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를 치르면 늘 좋은 친구들을 사귄다. 이번 우즈베키스탄 원정 경기도 마찬가지다. 분요드코르의 직원 알리셔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알리셔는 포항 선수단이 타슈켄트에 머무른 6일 동안 항상 함께 했다. 항상 '느긋한' 우즈베키스탄 문화 속에서 '빨리빨리' 일이 진행되기를 원하는 한국인들의 요구를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고 도왔다. 오전 8시부터 밤 12시가 넘는 시간 동안 함께 지내면서 정도 많이 들었다. 포항이 분요드코르에 0대1로 아쉽게 패하면서 16강행이 좌절된 후에는 마치 포항 직원이 된 것처럼 함께 우울한 모습이었다. 선수단이 출국하는 날에도 알리셔는 선수단을 배웅하기 위해서 공항까지 나왔다. 작별의 포옹을 나누는데 며칠간 쌓인 정 때문인지 울컥 눈물이 날 뻔했다.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어서 머나먼 이국 땅에서 우리 선수들이 잘 적응하도록 물심양면 도와 준 분요드코르 직원. 특히 알리셔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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