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해외여행 금지·인터넷카페 통제 등 '내부단속' 강화

권력암투설에 휩싸인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이 집안단속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즈베크 당국은 지난달 10일 암투설의 확산을 막고자 국무총리, 국영방송사 사장, 중앙은행장 등 주요 공직자가 대통령의 재가 없이 국외로 출국 시 형사 처벌 및 행정처분 등의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 후 한 달이 못돼 인터넷 카페에 대한 통제도 발표하며 대응책 마련에 애쓰는 모습이다.

CA 뉴스 등 현지언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우즈베크 당국이 인터넷 카페에 대한 규제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날부터 시행된 규제법을 보면 앞으로 우즈베크 내의 모든 인터넷 카페에는 손님들의 행동을 감시하는 CCTV 설치가 의무화된다. 더불어 3개월간 손님들이 접속한 사이트에 대한 방문 기록을 저장해야 하며 지하공간에서는 카페를 열 수 없고 카페 내 별도의 개인 공간 마련도 금지된다.

당국은 이번 규제가 유해 사이트에 대한 접속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으나, 유해 사이트에 대한 정의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인구 2천900만명의 우즈베크는 인터넷 보급률이 30%대에 이른다. 하지만 당국의 감시를 피하고자 반(反)체제 인사나 야권 세력은 대부분 인터넷 카페 등 공용 인터넷망을 통해 정부 비판 글을 올리고 있다.

이번 규제는 지난해부터 불거진 최고위층의 권력암투설 확산을 막으려는 당국의 내부단속을 위한 추가 조치로 풀이된다.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이 20여 년째 철권통치 중인 우즈베크에서는 지난해 카리모프 대통령의 장녀 굴나라 카리모바와 그녀의 정치 라이벌인 루스탐 이노야토프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 간의 권력암투설이 제기됐다. 양측의 암투는 물리적 충돌설, 독살설, 쿠데타 모의설로까지 확산했다.

당국은 이에 내부 소요사태를 막고자 각종 제재를 강화했다.

앞서 우즈베크 보안 당국은 언론통제를 위해 국영 방송사 직원들의 해외 여행 및 외국인과의 접촉을 제한시켰으며 공공안정을 이유로 국내에서의 사설 경비업을 전면 금지하고 관련산업을 국영화했다. 덧붙여 국가기밀 유출방지를 이유로 공무원들의 외국계 이메일 계정 사용을 금지했다.

그러나 최근 카리모바가 카리모프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감금생활을 하고 있으며, 구타와 감시 등 불법행위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 권력암투설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알마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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