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련권 전체에 약 50만명…중산층 입지 구축

(모스크바·알마티=연합뉴스) 유철종·김현태 특파원 = 현재 러시아와 중아아시아 국가들을 포함한 옛 소련권에는 약 50만명의 고려인(옛 소련권 토착한인)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러시아 전역에 약 20만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19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에 따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 지역에서 살고 있는 고려인도 약 30만명에 이른다.

러시아만 보면 한인들이 최초로 이주한 연해주(4만명)를 포함한 극동 지역 전체에 약 8만명이 살고 있고, 수도 모스크바와 모스크바주에 2만 5천명 정도가 정착해 있으며 러시아 남부 지역과 시베리아 주요 도시 등에도 널리 퍼져 있다.

또 우즈베키스탄에 18만명, 카자흐스탄에 10만명, 키르기스스탄에 2만명 등의 고려인이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옛 소련권의 고려인들은 모두 1860년대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한 한인들에 뿌리를 두고 있으나 이후 이주 1세대와 그들의 후손이 중앙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 당하고 1953년 스탈린 사망 이후 다시 돈벌이와 학업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재이주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옛 소련권 곳곳으로 퍼져 살게 됐다.

소련 붕괴 후인 1990년대에는 중앙아에서 크라스노다르주, 볼고그라드주 등 러시아 남부 지역으로 이주한 고려인이 많았다.

대부분의 고려인은 타고난 근면성과 뛰어난 능력으로 러시아인들을 비롯한 다른 민족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며 소속 사회에서 중산층 이상의 안정된 생활을 누리고 있다. 정치·경제·문화 등 각 분야에서 두드러진 고려인들도 많이 배출됐다.

현재 러시아 정계에선 2명의 고려인이 연방 하원 의원직을 맡고 있다.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주(州)가 지역구인 여당('통합 러시아당') 의원 세르게이 텐(37)과 남부 스타브로폴주가 지역구인 여당 의원 유리 엄(60)이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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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아시안>할아버지에게 금메달을... = 제7회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이 계속된 4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국립실내사이클경기장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딴 카자흐스탄 데니스 텐이 기뻐하고 있다.


사업가 출신의 텐 의원은 이르쿠츠크주에서 3선 의원을 지낸 고려인 동포 2세 유리 텐(한국명 정홍식) 전 의원의 아들로 2003년 타계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토목·건설회사 '트루트'를 이끌며 사업을 유지하는 한편 정치 활동도 병행해 지난 2011년 총선에서 의원에 당선됐다.

러시아군 소장 출신의 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의원에 당선된 뒤 한때 의원직을 그만두고 스타브로폴주 부지사로 자리를 옮겼다가 최근 다시 의회로 돌아왔다. 공수부대 지휘관으로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1990년대 체첸전 등 위험한 전장을 누비며 전공을 세워 소장까지 진급했고 정치인으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재계에도 뛰어난 사업 수완으로 성공한 고려인이 많다. 대표적 인사로 유력 은행가인 이고리 김(47)과 전자결제시스템 운영회사 키위(Qiwi) 사장 보리스 김(50), 산업용 펌프설비 생산업체 기드로마슈세르비스의 이사회 의장 게르만 최 등이 꼽힌다.

특히 올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러시아판 기준으로 4억6천만 달러(약 4천900억원)의 개인재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이고리 김은 러시아의 내로라하는 갑부 명단에 끼는 인물이다. 지난 2009년과 2011년에 두 차례나 포브스 러시아판이 선정한 러시아 100대 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문화·예술계에선 소련 시절 전설적 록가수 빅토르 최의 대를 잇는 여성 대중 가수 아니타 최(42)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니타는 공훈 예술가 칭호도 받은 중견 가수다. 이밖에 언론계에선 러시아 최대 TV 방송 라시야(Russia)의 뉴스 프로그램 앵커를 맡고 있는 마리나 김이 돋보인다.

중앙아 국가들에서도 각 분야 지도부에 진출한 뛰어난 고려인이 적지 않다.

먼저 우즈베키스탄의 정계 주요 인물로는 상원 의원이자 국영 항공사 사장인 발레리 장(67), 전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를 지낸 비탈리 편(66) 등을 들 수 있고, 카자흐스탄에선 하원의원인 로만 김(58)과 전 상원 의원 유리 채(65) 등이 꼽힌다.

재계에선 런던 증시에 상장된 카자흐스탄의 구리 생산업체 카작무스 회장 블라디미르 김(52)과 키르기스 재계 10위에 드는 골든 드래곤그룹 회장 보리스 상(60) 등이 있다. 특히 고려인 3세인 블라디미르 김 카작무스 회장은 자산 규모가 23억 달러로 카자흐스탄 최대 갑부이자 영국 부호 순위 20위 안에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에선 카자흐스탄의 피겨스타 데니스 텐(20)이 독보적이다. 텐은 올해 3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로 발돋움했다.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피겨부문에서 메달이 기대되는 텐은 구한말 강원도 일대에서 의병장으로 활약했던 민긍호(閔肯鎬)선생의 고손자다.


- 연합 뉴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06670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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