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의 키르기즈스탄은 최근 바키예프 전 대통령을 축출하고 새로운 임시정부가 들어서는 과정에서 8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큰 희생을 치렀다. 현재 키르기즈스탄의 교회들은 새 정부 아래서의 교회의 활로와 진로에 대해 전혀 전망할 수 없어 불안한 가운데 기도하면서도 최근의 정변 과정에서 발생한 부상자들과 피해자를 위로하는데도 나서고 있다. 또 정변은 완전히 끝냈지만, 바키예프가 자신의 지지지역인 오쉬 지역에서 농성하는 과정에서도 간헐적으로 발생했다. 오쉬에서 5천 명의 청중들을 대상으로 항전의지를 밝히는 연설을 하는 집회의 와중에도 총성은 들렸다고 한다.

현지 목격자들은 이 총성이 바키예프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의도로 발사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바키예프 대통령은 무사했으며, 총성 직후 집회를 중단하고 테이트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한편 현지의 교회들은 여러 차례의 총격전으로 인해 발생한 부상자들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돌면서 간호 자원봉사를 하며 환자들과 부상자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일들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교회들은 또 정변의 과정에서 어지러진 거리를 청소하는 일과 파손된 공공건물을 복구하는데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한다.

또한 교회 측은 지난 4월 9일부터 12일 사이의 나흘을 교회 자체적으로 국가와 교회의 앞날을 위한 금식기도의 기간으로 선포했고, 교회별로 기도운동을 진행했다. 키르기즈스탄의 교회는 작지만 빠른 성장을 거듭해 왔다. 대체로 이슬람 신자가 많아 적지 않은 박해와 견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인구의 10% 정도가 기독교 계통의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개의 기독교인들은 원래 이슬람 신자였다가 개종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슬람 측으로부터 적지 않은 박해를 받아왔다. 이러한 양상은 남쪽으로 갈수록 심하다.

특히 바키예프 대통령의 치하에서는 기본적인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가 제한되어 있어서 특히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바키예프의 종교 탄압은 2009년의 종교법 개정으로 절정에 달한다. 당시 국제사회 전반에서 새 종교법에 대한 압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정은 강행되었다. 또한 아프가니스탄의 접경지대를 중심으로 준동하는 이슬람 무장세력도 교회에는 위협요소였다. 바키예프 대통령이 대통령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고, 임시정부가 자리를 잡아가는 과도기이기 때문에 자칫 임시정부가 국정을 효과적으로 장악하지 못할 경우에는 무장세력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 질 수도 있다. 또 하나의 걱정은 내전 발발의 가능성이다. 워낙 가난한 나라이기 때문에 임시정부가 확실한 권위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주요 군벌과 정치세력이 서로 쪼개져 싸우게 될 가능성이다. 임시정부 새 수반인 로바 오툰바예바 역시 바키예프 대통령이 대세에 승복하지 않고 버틸 경우 임시정부대 구정권 간의 내전이 벌어질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오툰바예바 입장에서는 바키예프가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사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항복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경우의 수일 것이다. 실제로 오툰바예바는 바키예프 측에 항복과 투항을 요구하고 있다. 다음은 미국의 입장이다. 미국의 입장도 애매하다. 키르기즈스탄에 공군기지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은 시민혁명이 일어나는 그 순간까지만해도 바키예프와 긴밀하게 협력해 왔던 사이이다. 이제와서 바키예프가 지방으로 도주했다고 해서 임시정부를 승인하고 임시정부의 지지의사를 밝혔지만, 입장이 애매한 것은 사실이다. 워싱턴 측은 임시정부의 지지명분을 바키예프의 인권탄압과 비민주성에서 찾으려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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