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불교

2004.11.23 15:50

정근태 조회 수:4443 추천:44

불교가 중앙 아시아 지역에 전해진 시기는 기원전 3세기경으로, 인도의 아소카왕(Ashoka, 阿育王, 기원전 272-232?)이 불교 전도단을 서아시아와 유럽, 북아프리카의 여러 곳으로 파견하여 전법(傳法)을 시도하던 시기이다.  그러나 중앙 아시아 지역에 있어서 본격적인 불교의 확산은 기원후 2-3세기였고, 이 시기에 이르러서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인도로부터 중앙 아시아와 동부 투르키스탄을 거쳐서 중국으로 유입된 불교는 쿠샨(貴霜, Kushan) 왕조의 정치적 목적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7세기 전반에는 일부 통치자들도 불교 신도가 되어 불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였다.

후한(後漢) 환제(桓帝, 재위 146~167) 말년에는 강맹상(康孟祥)이 강국[현재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드(Самарканд)를 이르는 말로 사마르칸드의 뒷부분을 가차(假借)한 것이다.(康國)]에서 활약하며 불교의 전파를 위해 노력했다.  또한 중앙 아시아 지역으로 진출하는 요로(要路)인 아프가니스탄에서 제라 라파드 불탑지가 발굴되었고, 또한 6-7세기에 출조된 석굴과 불상들이 발굴되었을 뿐 아니라, 바미얀(Bamiyan) 마애불상(磨崖佛像)[중국의 윈깡 석굴과 경주의 석굴암에도 영향을 끼친 이 마애불상은, 2001년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원리주의 정권인 탈레반에 의해 파괴되었다.] 등 많은 불교 유적들이 발굴되어 당시의 불교의 융숭(隆崇)을 짐작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중앙 아시아 지역에서 성행한 불교는 중국을 거쳐, 한반도로 전래됨으로 이 지역의 고대와 중세의 문화 양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이란 방언과 카로슈티(Kharoshi) 문자를 사용했던 민간에는 “반야경(般若經)”, “화엄경(華嚴經)” 및 밀교(密敎) 계통의 경전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대승불교(大乘佛敎)가 성행하였으며, 쿠쟈, 툴판 등의 지방에서는 설일제유부 계통의 “아합경”과 율부의 소승불교(小乘佛敎)가 성행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중앙 아시아 지역에서 성행했던 불교는 현재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불교가 중앙 아시아의 스텝 지역에서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한 것은 투르크족의 주변 상황 때문이었다.  한때 불교는 투르크족들 가운데 상당히 전파되었으나, 이에 대한 조정의 회의에서 제국의 원로인 톤유쿡(Tonyukuk)이 카간에게 전쟁을 계속적으로 수행하여야 하는 유목 국가에서 살생을 금하는 불교가 유행하게 되면 전쟁 수행 능력을 잃고 멸망하게 될 것이라고 진언함으로 결국 불교의 포교가 금지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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