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원주민들을 향한 접근

2005.03.15 07:54

정근태 조회 수:3838 추천:24


중앙 아시아 지역의 전통적 이슬람 사회는 매우 폐쇄적이다.  중동 지역의 이슬람 국가들에서처럼 기독교로 개종하거나 이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법에 의한 범죄로 취급되지는 않지만, 그들의 생존 기반인 가족과 친척, 친구들과 사회로부터 소외당하는 것을 감수하여야 하기 때문에 여전히 어려운 상황 가운데 있음을 인정하여야한다.  원주민들에 대한 접근은 이들의 저변에 자리잡고 있는 이러한 이슬람의 문화와 관습을 이해하는 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사실 개종한 무슬림은 개종하기보다 개종한 후가 더 어렵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있어 개종이란 가족과 이웃, 그리고 친구들로부터 이방인이 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신앙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있어서 개종이란 완전히 새로운 곳으로 첫발을 딛는 것과 같이 매우 불안한 시작인 것이다.

중앙 아시아 지역에서 원주민들에게 선교하는 선교사들이 숙지해야 하는 또 한가지는 그들 초원 민족들의 역사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인의 경우 중화주의적 역사관에 의한 역사 학습의 결과로 초원 지역의 유목 민족은 미개인, 혹은 오랑캐로 취급하고, 그들의 유구한 역사적 전통을 알지도 이해하지도 못한 채, 그저 중국의 변방 정도로만 취급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초원 민족은 역사의 많은 시간들에서 중국보다 더 강한 제국들을 만들어 냈다는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음을 기억하여야 한다.  이 사실을 간과할 때에 그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되고, 결국 복음을 향한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무슬림의 심성 속에는 반서구 정신이 있으며 이것은 반 기독교적 자세로 나타난다. 이러한 이들의 보편적인 정서를 무시하고 한국에서와 같은 강한 권고와 공중적 집회, 인쇄물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접근하게 되면, 이들은 오히려 더 강한 반발과 적개심을 보이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중앙 아시아 지역 선교 10년이 지나는 지금, 한국 기독교회의 사역 방향이 원주민들을 지향하는 사역으로 수정되지 않는다면 얼마 못 가서 한국 선교사들의 중앙 아시아 지역에서의 사역은 여러 난관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접근의 폭이 처음부터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중앙 아시아 지역에는 아직도 오랜 역사를 지닌 많은 이슬람 사원들이 잘 보존되어 있고, 무슬림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이들에게 기독교와 이슬람교를 비교함으로써 그리스도를 모슬렘에게 소개하는 것은 오류를 범하는 일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것은 우리가 단순히 모슬렘에게 한 종교에서 다른 종교로 충성을 바꾸라고 권하는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법보다는 오히려 그들과의 공통점을 제시하고, 코란에서 우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그리스도와 기독교인들에 대한 언급으로부터 기독교를 소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이들 나라에서 무분별하게 이슬람과 이슬람의 입장들을 비난하여 그들을 자극하는 방법을 사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중앙 아시아 지역의 이슬람인 수피 이슬람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이에 적절한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수피 이슬람은 코란과 그 내용보다는 모스크를 중심으로 한 신앙이기에, 일단 마을과 도시에 모스크가 복구되어 그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 그 지역에서의  교회 개척이나 기독교 사역은 많은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모스크 주변에서 사역이 이루어진다 해도 끊임없는 분쟁으로 선교적 에너지를 소모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고, 많은 희생이 따를 것이다.  중앙 아시아인들에게서 있어 중심의 개념은 인구가 밀집한 도시나 정치적인 수도가 아닌, 영적인 중심지인 모스크의 설립 여부에 의하여 결정된다.  즉 영적인 중심지인 모스크가 그들의 모든 생활의 중심인 것이다.  모스크가 서있는 이 곳에서 앞으로 이슬람 지도자가 나올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이런 지역에서의 사역 접근은 매우 조심스러워야 한다.

또한 수피 무슬림의 특징가운데 하나는 체험적 신앙의 추구이다.  그러므로 중동의 이슬람에 대한 접근이 문헌적, 교리적, 변증적임에 비해, 중앙 아시아의 무슬림에 대한 접근은 영적이며 체험적이어야 한다.
유목민들의 특징도 이들에게 접근하는 방법을 암시해 주고 있는데, 그것은 이들이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유목민의 지도자는 지시하는, 우리의 관념 속에 있는 유교적인 의미의 권위적인 지도자가 아니라, 함께 뛰는 동지와 같은 지도자이다.  그러므로 한국의 선교사들은 선교 사역을 펼칠 때 권위적인 입장을 탈피하여 함께 동고동락하는 형태를 지향하여야 한다.  이는 또한 현지인들을 위한 교회를 개척할 때, 가능한 빨리 현지인 형제를 지도자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동지적 리더쉽은 동료들에 의하여 표출될 때에 더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무슬림들은 때로는 완고하고 편협하여 광신적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종교에 관하여 토론하기를 좋아한다.  우리가 그들로부터 신임을 얻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매우 조심스럽고 주의깊게 진행되어야 한다.

중앙 아시아 지역에서의 종교적 개종은 이웃들로부터 무언의 혹은 노골적인 압력을 받기 때문에, 은밀한 전도도 고려되어야 한다.  전도를 위한 개종자의 간증은 한국에서처럼 효과적인 것이 아니라 공중의 적개심을 일으키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때로는 매우 은밀하고 비밀스럽게 그들의 기독교 신앙을 키워가도록 배려하는 것도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또한 이슬람 사회에서의 전도는 여러 가지 제약을 받기 때문에 공중적, 전체적, 전면적인 접촉보다는 일대일 또는 소그룹과의 접촉이 중요하다.  이러한 방법들을 통하여 느리지만 분명한 열매들을 얻어야 한다.  

이러한 사역에 있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선교사의 인격과 생활 모습이다.  이슬람은 근본적으로 기독교인들을 신뢰하지 않고, 기독교인들은 성경이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가운데 선교사가 성서적 생활 양식을 실천하고, 무슬림과 같이 금주, 금연하고, 식사와 모든 생활에서 절제하고사실 중앙 아시아 지역의 이슬람인 수피즘을 신봉하는 일반 대중의 경우 정통적 이슬람이 하지 않는 행위인 음주, 흡연, 돼지 등 부정한 동물의 고기를 먹지 않는 등의 계율을 거의 따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자신들이 하지 못하는 그러한 계율을 따르는 행위와 그렇게 하는 사람들을 존경하는 경향이 있다. , 신뢰할만한 사람들로 인정받는다면, 선교를 향한 중요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SITE LO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