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둔군 지위협정 개정.미군기지 폐쇄 검토 등 압박    

    (알마티=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키르기스스탄에서 최근 발생한 미군의 키르기스 민간인 사살  사건을 둘러씨고 키르기스와 미국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쿠르만벡 바키예프 키르기스 대통령은 지난 18일 국영TV를 통해, 지난 6일 미군기지 출입구에서 검문받던 자국인 트럭운전사 알렉산드르 이바노프(42) 씨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미군 병사 자차리 핫필드의 면책특권을 박탈토록 정부 당국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바키예프 대통령은 또 "미군 병사들이 불법행위를 한다면 키르기스  법에  따라 처벌받아야 한다"며  지난 2001년 키르기스와 미국 간에 체결된 주둔군  지위  협정 개정을 위한 재협상을 촉구했다.
    그는 나아가 수도 비슈케크 외곽에 위치한 마나스 미군기지 철수 절차를 가속화할 수도 있으며, "미국인들은 곧 (관련) 문서를 받게 될 것"이라며 미국 측에  압박을 가했다.
    이에 앞서 키르기스 정부는 가해 미군 병사의 신병인도와 현지 법에 따른  처벌을 요구해온 반면 미군 측은 피살된 트럭운전사가 미군 병사에게 칼을 휘둘러  빚어진 사건이며, 주둔군 지위협정에 따라  신병을 인도할 수 없다고 거부해왔다.
    이와 관련해 미국 대사관은 측은 18일에도 성명을 내, "문제의 사병은 범죄행위에 대해 면책받는 것이 아니며, 전세계에 주둔하는 모든 미군 병사들에 똑같이 적용되는 미군의 자체 사법규정에 따른 법적 조치가 취해진다"고 해명했다.
    미 대사관은 그러면서 "키르기스 사법당국이 핫필드 조사에 관한 질문을 사전에 미군측에 제시할 수 있고 마나스 기지에서 미군에 의해 진행되는 심문에 참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 안정과 대테러전을 내세워 2001년부터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에 병력을 주둔시켜 왔지만, 지난해 10월 우즈벡의 요구로 카르쉬-하나바드(K2) 공군기지에서 병력을 전원 철수하면서 키르기스의 중요성이 더 커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키르기스 의회가 지난 15일, 비록 구속력은 없지만 자국 정부에 미군 기지 폐쇄를 권고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데 이어 대통령까지 나서  현재  아프간 상황은 2001~2002년 전쟁 때와는 달리 많이 개선된 만큼 마나스 기지는 폐쇄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자 미국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총기사망 사고는 키르기스와 우즈벡, 러시아, 중국 등이 참여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가 미국측에 마나스 기지 미군의 철수 일정을 설정할 것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미국의 중앙 아 전략에 예기치 못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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