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키르기스 여론 이끄는 고려인

2006.04.03 10:57

연합 뉴스 조회 수:5000 추천:67






키르기스 오피니언 리더 알렉산드르 김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의 유력신문인 마야 스탈리챠 노보스터(우리수도신문)와 베체르니 비슈케크(석간 비슈케크)를 동시에 소유하며 여론을 이끌고 있는 고려인 2세 알렉산드르 김./차대운/인물/2006.4.2(비슈케크=연합뉴스)    setuzi@yna.co.kr'>setuzi@yna.co.kr

키르기스 유력지 2개 소유한 알렉산드르 김

(비슈케크=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중앙아시아의 농업.관광국이자 유럽-동아시아를 잇는 물류거점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에서 고려인 2세 알렉산드르 김(60)씨가 유력신문 두 개를 동시에 발행하며 막강한 오피니언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김은 현재 마야 스탈리챠 노보스터(우리수도신문)의 사주 겸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동시에 베체르니 비슈케크(석간 비슈케크)의 지분  51%를  가진 대주주로 자타가 공인하는 키르기스스탄의 유력 언론인이다.
두 신문의 합계 발행부수는 10만부에 이르며 두 신문에서 일하는 기자를 포함한 사원수도 모두 합하면 250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알렉산드르 김은 오늘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한 차례 큰  시련을  겪어야 했다.
2000년 대선을 앞둔 지난 1999년 8월, 전 대통령 아카예프는 언론통제 차원에서 야당지지 성향을 보였던 알렉산드르 김의 베체르니 비슈케크을 '접수'하기 위해  나섰다.
아카예프측은 세금탈루 혐의로 신문사에 대한 검찰수사를 진행시켜 압력을 가하는가 하면, 은밀히 알렉산드르 김에게 사람을 보내 "감옥에 가고 싶지 않거든  회사를 넘기라"고 요구했다.
지분 51%의 대주주 알렉산드르 김은 정부의 꼭두각시인 신문사의  한  부하에게 무상양도 형식으로 지분을 모두 빼앗겼고 이에 대항해 '마야 스탈리챠  노보스터'지를 창간했다.
그는 "집을 포함해 사재를 다 쏟아 새 신문을 만들었는데 정부가 인쇄기를 돌리지 못하게 전기까지 끊었을 때는 정말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그는 새 신문을 통해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와 칼럼을 계속 쓰는 한편 법원에 빼앗긴 신문 지분을 되찾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헌법까지 개정하며 종신 대통령 자리에 오르려 했던 전 대통령 아카예프가 지난해 3월 이른바 '튤립혁명'으로 국민들에 의해 러시아로 쫓겨난 뒤에 법원은  비로소 알렉산드르 김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그는 본의 아니게 두 개의 키르기스스탄 유력지를 동시에  이끄는  인물이 됐다.
인근 국가들과 달리 고려인인 그가 이례적으로 유력 언론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키르기스스탄이 소수인종에 대해 포용성이 큰 사회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중앙아시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알렉산드르 김은 "지난해 혁명 이후 구 여권 인사인 현 바키예프 대통령과 야당 당수였던 현 쿨로프 수상이 연립정부를 이뤄 통합과 정치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인들이 키르기스스탄에 투자를 비롯한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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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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