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 3명의 그리스도인이 살해당하다

2007.05.02 08:05

정근태 조회 수:4275 추천:46


터키 당국은 지난 2007년 4월18일 터키 동부 마라트야(Malatya)에 있는 인쇄소에서 3명의 그리스도인들이 살해당하였다고 발표하였는데, 살해당한 이들은 그리스도인들이며 이 중 한 명은 독일인이고, 사건이 일어난 인쇄소는 성경과 기독교 서적을 인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알려지자 이스탄불에서는 시위대들이 ‘함께 사회를 만들자’라는 구호를 위치며 시위를 벌였다고 외신들은 전해왔다.
터키 치안 당국은 이 사건의 용의자로 5명의 신병을 확보하였는데, 이들은 모두 19세와 20세의 청년들로 알려져 있으며, 정확한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용의자들의 배경에 민족주의자들의 영향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혀진 바가 없으나 용의자들의 어린 나이로 봐서는 이들 뒤에서 사주를 한 세력이 있을 것으로 터키 치안 당국과 언론은 추정하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 마라트야는 민족주의자들의 온상으로 알려져 있는데, 1981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살해하려 하였던 터키인 메흐멧 알리 아그카(Mehmet Ali Agca)의 고향이기도 하다. 또한 사건이 일어난 인쇄소는 성경을 인쇄하고 발송하는 문제로 민족주의자들의 주의 대상이 되어 왔는데, 민족주의자들에 의해 몇 번의 어려움을 당한 후에 인쇄소의 이름이 바뀌기도 하였다.
터키 사회를 개방함에 따라 터키의 민족주의자들은 터키의 인종적 종교적 순수성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종종 폭력을 행사하여 왔는데, 지난 2007년 1월 이스탄불에서 아르메니안계 터키 언론인인 흐란트 딘크(Hrant Dink)가 이스탄불에서 죽임을 당하였으며, 동부 트라브존(Trabzon)에서는 천주교 신부가 교회에서 기도하던 중 죽임을 당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테러 사건은 터키의 유럽 가입을 희망하고 있는 터키 정부의 근심을 증폭시켰는데, 기독교인들과 언론인에 대한 테러 사건들로 인해 유럽의 정치인들은 터키가 문화적 종교적으로 유럽 연합에 적당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빌미가 되고 있다. 또한 이번 사건은 대통령 선거를 앞둔 터키 정국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데, 무슬림이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세속주의 헌법을 갖고 있는 터키가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는 세속주의 이념을 지켜낼 수 있는지가 대통령 선거의 주요 이슈로 쟁점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슬람 색체가 강한 현 집권당에 속해 있는 현 터키 총리인 에르도안(Erdogan) 총리가 대통령 후보 지명을 희망하였다가 세속주의자들의 강력한 반대로 철회되기도 하였다.
세 명의 그리스도인들은 손발 발이 의자에 묶인 체 칼에 찔려 살해 당하였으며, 3명의 피해자의 신원은 46세의 독일인 틸만 에케하르트 게스케(Tilman Ekkehart Geske)와 35세의 터키인 네카티 야딘(Necati Aydin) 그리고 나이가 공개되지 않은 터키인 우구르 유크셀(Ugur Yuksel)이라고 정부 당국에 의해 밝혀졌다. 3명의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복음주의 그리스도인들이라고 이스탄불의 한 터키인 목사가 말하였다.
사건의 용의자들이 체포되었을 때 용의자들은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한 명은 도주하는 과정에서 다리가 골절되었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최근의 민족주의자들에 의한 사건들은 터키의 과거를 반영하고 있는데, 사건이 일어난 마라트야는 한때 아르메니아인들이 많이 살던 지역이었으나, 1915년 1백5십만 명의 아르메니안인 학살 사건으로 정점을 이룬 과거 터키인들의 아르메니아인 인종 차별로 인해 이 지역에서 밀려났고 터키인의 정체성을 보존하려는 민족주의자들의 온상이 되었다.
현재 터키에서는 유럽과 미국에 반대하는 민족주의가 부상하고 있으며 터키의 민족주의자들은 무슬림이라는 정체성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터키를 이슬람 국가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출처: The New York Times, 2007년 4월 19일)
죽임을 당한 3명의 그리스도인들의 유가족에게 하나님의 위로하심이 함께 하며, 타 종교, 타 인종에 대해 적개심을 드러내고 폭력도 서슴지 않는 터키 민족주의자들의 세력이 붕괴되도록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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