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카자흐스탄 중소기업연합회 김로만 회장과 임종업 고문  
  2007-09-24 오전 11:00:44    

  
  전세계 동포들 문화교류로 남북통일 힘 합쳐야
  
  일제강점기에 한반도의 북쪽 블라디보스토크나 하바로프스크 등 연해주 일대에서 살던 20여만명의 고려인들이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 스탈린의 강제이주정책에 의해 머나먼 중앙아시아로 내몰린 지 어언 70년.
  
  고려인 특유의 근면성과 지혜로 척박한 땅에서 우리식 논농사를 활용하여 황무지를 개간하고 높은 교육열로 오늘날 그곳 '유형의 땅'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즈스탄, 타자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시아는 물론 러시아 전 지역에서 고려인들은 '카레이스키' 라는 고유명사를 안고 130개 다민족 중 존경받는 소수민족으로 당당하게 살고 있다.
  
  이제 그들이 통한의 눈물을 삼키며 맨손으로 일궈낸 성공신화를 안고 고국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705년동안 대륙을 호령하며 강건했던 국가를 건설했던 고구려와 한때 동맹관계를 맺었던 돌궐족의 뿌리이기도 한 카자흐스탄에서 중소기업연합회 회장과 카자흐스탄 고려인 협회 상임 부회장, 카스피안홀딩스그룹 총괄사장을 맡고 있는 김로만(52)씨는 고려인을 비롯한 전세계 동포들이 하나로 뭉치면 갈라진 한반도를 통일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고려인 3세이기도 한 김 회장은 지난 8월 25일, 관광차 한국을 방문하여 예정에 없이 카자흐스탄 중소기업연합회 고문으로 동행한 임종업씨(48세,前 신일건설 카자흐스탄 지사장, 777kz@hanmail.net))의 주선으로 9월 3일 고구려의 도시인 구리시에서 박영순 시장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남북 통일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히면서 이 같이 언급했다.
  
  오는 29일 고려인 정주 70주년 행사 개최
  
  2년전 기업인의 일원으로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던 김 회장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고려문화'는 동질성 측면에서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언젠가 남북한 통일을 위해서 전 세계에 퍼져있는 동포들이 문화교류를 통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나름대로의 통일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김 회장은 오는 9월 29일 알마티에서 열리는 고려인 정주 70주년 행사에 대한 취지를 설명하고 "이 행사에는 고려인들의 근면 성실성을 높이 평가한 카자흐스탄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참석하며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에게도 초청장을 보냈다"고 밝히고 박영순 시장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김 회장은 "70주년 행사를 그 어느때보다도 비중있게 준비하는 것은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 강제이주 당한 우리 조상들을 성공한 후세들이 위로하고, 고려민족을 차별 없이 맞아들인 카자흐스탄 정부에 고마움을 표하는 마음가짐으로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우리 문화의 진수를 보여줄 수 있는 각종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자흐정부, 한국기업들 선진 설비 및 첨단기술 진출시 적극 지원
  
  화제를 돌려 중앙아시아의 부국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카자흐스탄 경제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카자흐스탄 중소기업연합회에서 4년 전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세계 10위 안에 드는 풍부한 매장량의 원유 및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연평균 10% 이상의 초고속 경제성장을 달성하는 카자흐스탄이 베트남과 더불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고, 이로 인해 현지기업들이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우회적으로 한국 기업들에게 기회의 땅임을 강조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는 "카자흐스탄의 건설붐에 힘입어 한국 중소기업들이 선진 설비 및 기술을 통해 카자흐스탄에 진출한다면, 카자흐스탄 중소기업연합회에서 적극 지원할 생각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하여 함께 배석했던 임종업 고문은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카자흐스탄에 대한 법, 제도와 문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막연한 호기심 정도로 진출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문제라며, 이는 경제성장률이 높고 해외 투자가 밀려들고 있는 카자흐스탄을 아직도 10여년 전의 가난한 나라의 일부 정도로 오해하는 데서 오는 착각도 저변에 깔려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카스피안홀딩그룹 "550억달라 G4프로젝트 신도시사업에 한국기업 유혹"
  
  또한, "이제 글로벌 시대에 맞는 시스템을 통해 현지화에 적응하고, 무엇보다도 카자흐스탄을 대등한 입장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제로,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파악되기로는 이미 구매력지수가 만불이 넘을 정도로 시장상황이 급팽창하고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 고문은, 그러면서 "언론을 통해 이미 잘 알려진 것과 같이 건설, 자원부문외에도 카자흐 정부는 나라 전체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한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기위해 당장 전자정부사업, 국민컴퓨터사업, IT신도시(Alaltau) 등의 IT부문, 알마티 파이낸셜센타, 증권거래소(KASE)개장 등의 금융부문, 카자흐스탄정부로부터 각종 면세혜택을 부여 받는 특별경제구역(SEZ)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어 한국기업들이 거시적 정보의 흐름을 파악하여 한국의 기술과 자본으로 시장진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고문은 현재 카자흐스탄 중소기업연합회 김로만회장의 고문으로 3년간 활동중이며 연합회내에 유일한 한국인으로 8년전 카자흐스탄에 처음으로 발을 내딛었다.
  
  현재 파트너로 N홀딩스그룹이 추진하는 자원, 건설, 호텔분야의 프로젝트에 컨설턴트로도 참여하고 있는 그는 "최근 카스피안홀딩스그룹은 제2의 두바이 신화와 같은 야심찬 계획으로 2008년부터 경제 수도 알마티에서 캅차가이까지의 골든시티, 그린시티, 게이트시티, 그로잉시티를 짓는 'G4프로젝트' 사업을 사실상 카자흐스탄정부에서 인가받아 확정했으며, 이를 위해 15년간 3단계로 총 550억달러(약 53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한국 기업들에게는 분명 시장진입기회임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그리고 4개 신도시의 인프라는 카자흐스탄정부에서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법, 제도, 문화 등 현지화 적응으로 신뢰성 높여야
  
  원활한 이해를 돕기위해 임종업 고문의 설명을 듣던 김로만 회장은 임종업 고문을 가리키면서 "오랜 현지화로 카자흐스탄의 이해도가 높아 한국과의 교류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며, "카자흐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에게 법인 설립, 인적 인프라 제공 등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또한, 김로만 회장 자신도 "카자흐스탄 최대 건설업체 중 하나인 '쿠아트(KUAT)'와 레미콘공장(년산 200만루베)을 완공했다고 소개하면서 이밖에도 샷시 및 건자재공장을 설립 중이이며, 이는 G4프로젝트 준비 및 폭발적인 카자흐스탄 건설붐에 대응하기 위한 수순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레미콘공장 설립 당시 여러 한국기업과의 합작을 추진했으나 의사결정지연, 약속불이행등의 신뢰성문제로 결렬되어 이탈리아 설비일체를 들여와 완공하게 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도 했다.
  
  인터뷰 말미에 개인 가족사에 대해 김로만 회장은 "고려인 첫 정착지인 우슈토베에서 태어났고 10살 때 아버지가 운명을 달리한 데다 족보마저 없어 자세한 가족사는 모르고 카자흐 국립대학에서 농업과 법률을 전공했고 1999년도부터 2002년까지 카자흐스탄민족이 아닌 소수민족인 고려인으로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받아 우슈토베 시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26살된 딸과 23살이 된 아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끝으로 김로만 회장은 "비록 우리 부모 세대들은 극동지역인 사할린에서 강제 이주돼 와 초기에는 땅에 굴을 파고 갈대로 지붕을 덮고 혹한의 추위를 버텨야 할 만큼 모진 고생을 다 했지만 그래도 살아야 한다는 강한 신념으로 후세들에게는 어떠한 난관 속에서도 교육을 시켰고 훗날 130여개 다민족 국가인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성공한 소수민족으로 고려인들이 단연 으뜸이다" 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틈나는 대로 한국을 방문하는데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은 자원도 없는 '자그마한' 나라 한국이 이토록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라며, 이는 부모세대들의 교육열정이 뒷받침 됐기 때문으로 고려인들도 이와 동일하다는 점에서 역시 피는 속일 수 없고 뿌리도 하나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자신에게 있어 카자흐도, 한국도 모두 조국이다" 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최귀영/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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